트럼프 "해리스는 범죄자·이민자의 대통령"…'검사 프레임' 맞대응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대선에서 맞붙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주도해온 현 바이든 행정부의 국경 정책을 비난하며 “해리스는 범죄자와 불법 이민자들의 대통령이 되기를 원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이날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부통령 후보 J.D. 밴스 상원의원과 함께 진행한 유세에서 해리스를 ‘불법 이민자가 대규모로 유입된 것에 대한 책임자’로 규정한 뒤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백악관에 복귀하면 첫날 남부 국경을 봉쇄하고, 사상 최대 규모의 불법 체류자 추방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특히 불법 입국자가 미국인을 살해한 사건을 거론하며 “해리스 부통령의 손에 희생자의 피가 묻어 있다”며 불법 입국자 범죄로 인한 살인 사건의 책임을 해리스에게 돌렸다.
해리스를 ‘불법 이민자의 대통령’으로 규정한 트럼프는 자신에 대해선 “준법자의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 겸 검찰총장 출신인 해리스가 트럼프의 수사 상황을 언급하며 ‘검사 대 범죄자’ 프레임을 강조하는 데 정면대응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트럼프는 또 “내가 대통령이 되면 경찰 예산을 필요액보다 더 책정할 것”이라며 해리스를 “극단적 좌파”로 칭했다. 이 역시 과거 해리스가 과도한 경찰력 행사로 흑인 피의자가 숨진 사건을 계기로 경찰 예산 삭감 운동에 동의하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을 부각해 해리스가 내세우려는 ‘검사’와 ‘준법’ 프레임에 상처를 주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러나 준법을 강조하면서도 “나는 이 곳 조지아에서 두 번 이겼다”고 주장하는 모순적 태도를 보였다. 트럼프는 조지아에서 2016년 대선 때는 승리를 거뒀지만, 2020년엔 바이든 대통령에게 패했다. 그의 주장은 2020년 대선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트럼프는 이어 “민주당이 지난 7년간 나를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으로 규정했다”며 “나는 그것 때문에 총에 맞았다”고 했다. 지난달 13일 펜실베이니아에서 발생한 자신에 대한 암살 시도가 ‘트럼프는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라는 주장을 반복해온 민주당 때문이란 주장이다.
이밖에 파리올림픽 여자 복싱 경기에 ‘XY’ 염색체를 가진 알제리 선수가 이탈리아 선수에게 기권승을 거둔 사실을 거론하며 “그(He)는 좋은 남성 복서였다”며 “재집권할 경우 스포츠 경기 중 유사한 상황에 놓인 여성을 보호하겠다”고 했다.
트럼프는 이날 유세에 앞서 해리스와의 첫 TV토론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트럼프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9월 4일 폭스뉴스 주관으로 펜실베이니아에서 첫 TV토론을 하기로 합의했다”며 바이든과 합의했던 9월 10일 ABC 방송 주관 토론회는 취소됐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해리스는 “어떻게 ‘언제, 어느 곳이든’이 ‘특정 시간, 특정한 안전 장소’로 바뀔 수 있는지 재미있다”고 트럼프의 주장을 일축하며 기존 합의의 준수를 촉구했다. 그러자 트럼프는 재차 글을 올려 “나는 그녀를 9월 4일에 보지 않으면 아예 안 볼 것”이라며 TV토론 자체를 ‘보이콧’할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한편 해리스는 지난 2일 민주당의 공식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온라인 호명투표에서 이틀만에 과반을 확보한 가운데 주말 내내 유력한 부통령 후보들과의 면담을 진행하고 있다. 해리스는 오는 5일 호명투표 일정을 마무리한 뒤 부통령 후보를 지명할 예정이다.
워싱턴=강태화 특파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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