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Y염색체' 복서 메달 확보 성공…여자 66kg급 4강행→IOC "명확하게 여성" 강조 [2024 파리]

김정현 기자 2024. 8. 4.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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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프는 4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8강전에서 언너 루처 허모리(헝가리)에 5-0(29-26,29-27,29-27,29-27,29-27) 판정승을 거뒀다.  올림픽 복싱은 동메달 결정전 없이 준결승에서 패한 선수에게 모두 동메달을 수여한다. 이에 따라 준결승에 오른 칼리프는 동메달을 확보해 알제리 선수단에 첫 메달을 선물했다. 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남성을 의미하는 'XY 염색체'를 가져 논란을 일으킨 여자 복싱 선수 이마네 칼리프(26·알제리)가 2024 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66kg 준결승에 진출해 동메달 확보에 성공했다. 

칼리프는 4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8강전에서 언너 루처 허모리(헝가리)에 5-0(29-26 29-27 29-27 29-27 29-27) 판정승을 거뒀다. 

올림픽 복싱은 동메달 결정전 없이 준결승에서 패한 선수에게 모두 동메달을 수여한다. 이에 따라 준결승에 오른 칼리프는 동메달을 확보해 알제리 선수단에 첫 메달을 선물했다. 

더불어 칼리프는 2012 런던 대회부터 도입된 여자 복싱에서 알제리 최초의 메달리트스로도 이름을 남기게 됐다. 

칼리프는 오는 7일 오전 5시 30분경 8강에서 부세나즈 수르메넬리(튀르키예)를 4-1 판정승으로 이기고 올라온 잔자엠 수완나펭(태국)을 상대한다. 

경기 종료 후 칼리프와 포옹을 나눈 허모리는 "상대 선수에게 단 한 마디도 나쁘게 말할 수 없다. 지난 며칠은 모두에게 힘든 시간이었다"라며 "칼리프를 존중하고 그에게 나쁜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 이런 상황은 칼리프의 잘못이 아니다. 우리는 열심히 싸웠다. 지금의 상황이 절대 나의 올림픽을 망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칼리프는 4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8강전에서 언너 루처 허모리(헝가리)에 5-0(29-26,29-27,29-27,29-27,29-27) 판정승을 거뒀다.  올림픽 복싱은 동메달 결정전 없이 준결승에서 패한 선수에게 모두 동메달을 수여한다. 이에 따라 준결승에 오른 칼리프는 동메달을 확보해 알제리 선수단에 첫 메달을 선물했다. 연합뉴스

칼리프는 이번 대회 이전부터 성별 논란으로 중심에 선 선수다. 

2022 세계선수권대회 은메달리스트 칼리프는 2020 도쿄 올림픽도 정상적으로 출전했지만 지난해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성별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칼리프는 대회 결승전을 앞두고 국제복싱협회(IBA)로부터 실격 처분을 받았다. 이에 대해 우마르 클레믈레프 IBA 회장은 "칼리프와 대만의 린위팅은 DNA 검사 결과 XY 염색체를 갖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린위팅도 57㎏급에서 2022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정상급 복서다.

여자라면 XX 염색체를 갖고 있어야 하지만 칼리프와 대만의 린위팅이 남성을 의미하는 XY 염색체를 갖고 있기에 여자 복싱 대회 참가를 허락할 수 없다는 게 IBA 입장이다.

칼리프는 4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8강전에서 언너 루처 허모리(헝가리)에 5-0(29-26,29-27,29-27,29-27,29-27) 판정승을 거뒀다.  올림픽 복싱은 동메달 결정전 없이 준결승에서 패한 선수에게 모두 동메달을 수여한다. 이에 따라 준결승에 오른 칼리프는 동메달을 확보해 알제리 선수단에 첫 메달을 선물했다. 연합뉴스

그러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판단은 달랐다. IOC는 지난달 29일 "칼리프와 린위팅은 IOC의 모든 규정을 준수했다"라며 두 선수가 파리 올림픽 여자 복싱 종목에 참가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염색체만으로 두 선수의 성별을 결정지을 수 없다는 게 IOC의 입장이다. IBA는 지난해 IOC의 징계를 받아 올림픽 복싱 종목을 주관할 수 없으며, 파리 올림픽 복싱 종목은 IOC가 설립한 임시기구인 파리 복싱 유닛(PBU)이 관장한다.

아울러 IOC는 두 선수에게 향한 비난과 올림픽 출전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는 주장의 근거가 되는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실격 처분에 관해 "정당한 절차가 없었던 자의적인 결정"이라고 밝혔다.

IOC는 "웹사이트에 공개된 IBA 회의록에 따르면, 해당 결정은 IBA 사무총장과 최고경영자(CEO)가 단독으로 내린 것"이라며 "IBA 이사회는 한참 뒤에 이를 승인했고, 향후 유사 사례에서 따라야 할 절차를 수립해 IBA 규정에 반영할 것을 요청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칼리프는 4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8강전에서 언너 루처 허모리(헝가리)에 5-0(29-26,29-27,29-27,29-27,29-27) 판정승을 거뒀다.  올림픽 복싱은 동메달 결정전 없이 준결승에서 패한 선수에게 모두 동메달을 수여한다. 이에 따라 준결승에 오른 칼리프는 동메달을 확보해 알제리 선수단에 첫 메달을 선물했다. 연합뉴스

IOC는 지난해 심판 편파 판정, 재정난, 승부조작 등 총체적인 부실을 드러낸 IBA를 사실상 몰아냈다.

성별 논란을 일으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실격까지 당한 칼리프가 파리 올림픽에 참가하자 큰 반발이 터져 나왔다. 특히 칼리프와 16강에서 만난 안젤라 카리니의 조국 이탈리아는 정치권까지 나서 크게 반발했다.

조르지아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남성의 유전적 특성을 가진 선수가 여성 대회에 출전해서는 안 된다"라고 비판했다. 안드레아 아보디 이탈리아 체육부 장관 역시 “스포츠 최고 무대인 올림픽에서 선수 안전은 물론, 공정한 경쟁에 대한 존중이 보장돼야 하지만 카리니는 그렇지 못하다"라고 지적했다.

에우제니아 로첼라 이탈리아 가족부 장관도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국제적 차원에서 확실하고 엄격하며 통일된 기준이 없다는 사실이 놀랍다"라며 목소리를 냈다.

거센 반발에도 경기는 진행됐고, 칼리프는 카리니를 압도하면서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경기 시작 후 카리니는 얼굴에 칼리프의 주먹을 두 차례 맞았는데 이후 눈물을 흘리며 기권을 선언했다. 카리나의 기권으로 경기는 불과 46초 만에 종료됐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카리니는 칼리프에게 한 차례 맞은 뒤 코치에게 다가가 코가 너무 아파 경기를 계속할 수 없다고 말했다. 코치의 설득에 그는 다시 경기를 진행했지만, 얼굴에 또다시 주먹을 맞자 기권하기로 결정했다.

칼리프는 4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8강전에서 언너 루처 허모리(헝가리)에 5-0(29-26,29-27,29-27,29-27,29-27) 판정승을 거뒀다.  올림픽 복싱은 동메달 결정전 없이 준결승에서 패한 선수에게 모두 동메달을 수여한다. 이에 따라 준결승에 오른 칼리프는 동메달을 확보해 알제리 선수단에 첫 메달을 선물했다. 연합뉴스

경기에서 패한 카리니는 약 20분 동안 눈물을 흘렸다. 그는 인터뷰에서 "난 싸우려고 링에 올랐다"라며 "포기하지 않았지만 주먹이 너무 아팠고, 그래서 그만이라고 했다"라고 밝혔다.

경기에 앞서 카리니를 지도하는 엠마누엘 렌지니 이탈리아 복싱 코치는 일부 사람들이 칼리프와 싸우지 말라 조언했다고 밝혔다. 그들은 카리니에게 "가지 마 제발, 칼리프는 남자야. 너한테 위험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남성이 근력 등을 포함해 신체적인 조건에서 여성보다 뛰어나기에 스포츠 종목은 남성과 여성 경기를 분리시켰다. 그렇기에 성별 논란을 일으킨 칼리프가 상대를 압도한 경기는 그의 성별과 참가 자격 논란에 불을 붙였다.

한편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이날 파리 메인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칼리프와 린위팅(대만)의 성별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바흐 위원장은 "두 선수 모두 대회에 출전할 권리를 가진 여성이다. 두 선수는 여자로 태어나 여자로 자랐으며, 여권에도 여자로 나와 있다. 오랫동안 여자로 경쟁해 온 두 선수는 명확하게 여자 선수라고 정의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칼리프는 4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8강전에서 언너 루처 허모리(헝가리)에 5-0(29-26,29-27,29-27,29-27,29-27) 판정승을 거뒀다.  올림픽 복싱은 동메달 결정전 없이 준결승에서 패한 선수에게 모두 동메달을 수여한다. 이에 따라 준결승에 오른 칼리프는 동메달을 확보해 알제리 선수단에 첫 메달을 선물했다. 연합뉴스

그러면서 "이 여성들을 여성으로, 그리고 인간으로 존중해주길 바란다. 모든 여성은 여성 대회에 참가할 인권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바흐 위원장은 두 선수의 성별 논란을 촉발한 IBA와 이 단체를 주도하는 러시아를 겨냥했다. 

바흐 위원장은 "러시아 측과 우리가 인정하지 않는 조직은 파리 올림픽 이전부터 올림픽과 IOC의 명예를 훼손해 왔다"라며 "앞으로도 올림픽에서 복싱을 보고 싶다. 그러나 복싱이 정식 종목의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선 '새로운 단체'를 꾸려야 할 것"이라고 IBA를 저격했다. 

사진=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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