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별 논란 칼리프, 수완나펭에 복수하고 이번엔 결승 티켓 얻을까 [2024 파리]

이형석 2024. 8. 4.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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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프가 4일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복싱 여자 66㎏급 8강전에서 승리 후 포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성별 논란을 휩싸인 이마네 칼리프(26·알제리)가 결승 진출을 놓고 다툰다. 상대는 공교롭게도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성별 논란으로 결승 티켓을 빼앗아 간  잔자엠 수완나펭(태국)과 리턴 매치가 열린다. 

칼리프는 4일 오전(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노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복싱 여자 66㎏급 8강전에서 언너 루처 허모리(헝가리)에 5-0 판정승을 거뒀다.

올림픽 복싱은 동메달 결정전이 열리지 않아 준결승만 진출해도 최소 동메달을 확보한다. 2020 도쿄 대회에서는 60㎏급 8강에서 탈락했지만, 체급을 올려 나선 두 번째 올림픽 무대에서 메달을 목에 걸게 됐다.
수완나펭(왼쪽)의 4일 파리 올림픽 여자 복싱 66kg 경기 모습. 

준결승전 상대는 수완나펭이다.

공교롭게도 수완나펭은 지난해 3월 세계선수권대회 준결승전에서 대결했던 선수다. 당시 칼리프는 수완나펭에 5-0 판정승을 거뒀다. 그러나 성별 논란으로 실격처분을 받아 결승전을 치르지 못했다. 칼리프 대신 수완나펭이 결승 티켓을 얻었다.

칼리프의 성별이 논란을 낳은 건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였다. 당시 국제복싱협회(IBA) 우마르 클레믈레프 회장이 칼리프가 일반적으로 남성을 의미하는 'XY 염색체'를 가졌다고 밝혔다. 이에 대회 도중 실격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IBA는 판정 비리와 내부 부패 문제 등으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올림픽 경기를 관장할 권리를 빼앗긴 상황이다. 마크 애덤스 IOC 대변인은 염색체만으로 성별을 결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두 선수의 여자 복싱 경기 출전을 허용했다. 
수완나펭(왼쪽)의 파리 올림픽 66kg 8강전 경기 모습. AP=연합뉴스

8강전 상대였던 허모리는 이날 경기를 앞두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날씬한 여성이 뿔이 달린 근육질의 괴물과 글러브를 끼고 노려보고 있는 그림을 올렸는데 이는 자신과 칼리프의 대결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칼리프와 맞대결에 간접적으로 불만을 나타낸 것이다. 

앞서 16강전에서 이탈리아 여성 복서 안젤라 카리니(25·이탈리아)는 칼리프와 경기에서 46초 만에 기권을 선언하고 링을 떠났다. 조르지아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남성의 유전적 특성을 가진 선수가 여성 대회에 출전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드레아 아보디 이탈리아 체육부 장관은 "스포츠 최고 무대인 올림픽에서 선수 안전은 물론이며 공정한 경쟁에 대한 존중이 보장돼야 한다. 그렇지만 카리니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도 2일 자신의 SNS에 칼리프와 카리니의 경기 영상을 올리며 "나는 남성을 여성 스포츠에서 배제한다"고 했다.

최소 동메달을 확보한 칼리프는 "알제리 여자 복싱의 첫 메달이다. 매우 행복하다"고 말했다.

칼리프로선 다시 한번 수완나펭과 맞대결서 승리하고, 1년 전 치르지 못한 결승 무대에 오르길 희망하고 있다. 

결승전은 한국 시간으로 7일 오전 5시 34분에 열린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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