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3명 중 2명 "韓사회 불공정"…사회통합 인식, 2년째 하락
국민 3명 중 2명은 한국 사회가 불공정하다고 생각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민이 평가한 사회 통합 수준은 코로나19 유행기에 올랐다가 최근 2년 연속 다시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갈등 중에선 진보·보수 갈등이 가장 심각한 것으로 인식됐다.
4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은 이러한 내용의 '사회통합 실태진단 및 대응방안(Ⅹ)-공정성과 갈등 인식' 보고서를 공개했다. 지난해 만 19~75세 남녀 3950여명을 면접 조사한 결과다. 보사연은 2014년 이후 매년 이러한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조사 결과 '전반적으로 평가할 때 우리 사회는 공정한 편'이라는 데 동의한 비율은 34.9%에 그쳤다. 나머지 65.1%는 동의하지 않았다. 영역별로는 기업 성과평가·승진심사(57.4%), 사법·행정 시스템(56.7%) 등의 공정성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자가 절반을 넘겼다. 불공정이 발생하는 가장 큰 원인으론 '기득권의 부정부패'(37.8%)가 첫손에 꼽혔다.
한국 사회가 불공정하다는 인식은 세대별로 조금씩 차이를 보였다. 특히 '공정'을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진 청년층보다 중장년층에게서 이러한 경향이 뚜렷했다. 공정성에 대한 부정적 인식 비율은 중장년층(35~64세)이 67.9%로 가장 높았고 청년층(19~34세) 62.1%, 노년층(65세 이상) 59.4% 순이었다. 청년의 절반 가까이(46.5%)는 스스로가 한국 사회에서 차별을 당한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비율은 전체 응답자(38.7%)와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한편에선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사회적 균열이 점차 심각해지는 양상으로 나타났다. 조사 응답자들은 지난해 기준 사회 통합도(10점 만점, 10점에 가까울수록 긍정적)에 평균 4.2점을 매겼다. 사회 통합도는 2019년 4.17점이었다가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 4.59점까지 높아졌다. 하지만 2022년 4.31점으로 하락했고, 지난해엔 더 떨어진 것이다. 감염병이란 공동의 적과 싸우는 과정에서 응집력 있는 사회로 바뀌었지만, 팬데믹이 지나간 뒤 통합도가 다시 낮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사회 갈등도(4점 만점)가 높아진 것과도 맞물린다. 사회 갈등도는 2018년 2.88점에서 지난해 2.93점으로 소폭 올랐다. 사회 갈등을 유형별로 보면 이념 갈등이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92.3%는 진보·보수 간의 갈등이 심각하다고 봤는데, 이는 2018년(87%)과 비교하면 5년 새 5.3%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또한 응답자의 절반을 넘는 58.2%가 정치 성향이 다른 사람과 연애·결혼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보사연은 "대화와 소통이 계속 단절되면 갈등이 심화할 수밖에 없다"면서 "생각과 입장이 다른 사람과 조우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론장을 온·오프라인에서 다양하게 조성하고 활성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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