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서 가장 빠른 여성, 인구 18만 카리브 섬나라서 나왔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여성이 인구 18만명의 나라에서 나왔다. 세인트루시아 육상 국가대표 쥘리앵 앨프리드(23)가 셔캐리 리처드슨(24·미국)을 꺾고 2024 파리 올림픽 육상 여자 100m 챔피언에 올랐다.
앨프리드는 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대회 육상 여자 100m 결선에서 10초72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인구 18만명의 카리브해 섬나라 세인트루시아에서 나온 역대 첫 번째 올림픽 금메달이었다.
앨프리드는 초반부터 선두로 나섰고, 끝까지 독주하며 개인 최고 기록(종전 10초78)을 세우며 우승했다.
이 종목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리처드슨은 막판 스퍼트를 냈지만 앨프리드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10초87로 2위를 기록했다. 멀리사 제퍼슨(미국)이 10초92로 3위에 올랐다.
애초 이번 대회 여자 100m는 리처드슨과 마지막 올림픽을 치르는 '역대 최고 여자 스프린터' 셸리 앤 프레이저-프라이스(37·자메이카)의 맞대결로 주목받았으나 프레이저-프라이스는 준결선을 앞두고 돌연 기권했다.
앨프리드는 경기 후 AP통신에 "내게 정말 의미 있는 날이다. 내 조국에도 그렇다"며 "세인트루시아에서 축제가 벌어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AP통신은 "앨프리드는 초등학교 시절 또래 남자 아이보다 빨리 달려 육상을 시작했다"며 "12살 때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뒤 잠시 육상을 그만뒀지만 은사들이 다시 육상을 할 수 있게 도왔다. 앨프리드는 14살 때 자메이카로 홀로 육상 유학을 떠났다"고 전했다.
앨프리드는 "우울할 때면 우사인 볼트의 하이라이트를 봤다"며 "내가 올림픽에서 우승하는 모습을 보지 못하고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 슬프다"고 눈물을 보였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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