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프에서 카드 결제 이후, 내게 벌어지는 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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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회승 기자]
▲ 티몬·위메프 판매대금 정산 지연 사태가 이어지던 7월 2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위메프 본사에 피해자들의 환불 요청 문구가 적혀 있는 모습. |
ⓒ 연합뉴스 |
판매자가 상품을 받은 것은 7월 25일. 판매자가 상품 받은 것을 통화로 확인했고, 판매자 측에서는 7월 25일 상품을 받고 바로 카드 취소를 해주었다고 한다.
즉, 가맹점인 위메프 측에서 카드취소 요청만 해주면 되는 상황이었다. 판매자 측에서 전산상 하루가 지난 다음 날 위메프 측에 전화해 카드 취소 요청을 하도록 얘기를 했었다. 그런데 다음 날, 평소와는 다르게 위메프 측 전화가 계속 불통이었다.
딸은 의류, 나는 샌들... 결과는 모두 '환불 실패'
가까스로 통화가 되어 카드취소요청을 했지만, 시간 지난 뒤 받은 문자는 '환불 실패'. 잠시 뒤, 뉴스를 통해 티몬·위메프(이하 티메프) 사태가 터진 걸 확인했다. 아찔했다(관련 기사: '티메프' 국회 질의, 국힘 의원의 분노 "금감원 문 닫아야" https://omn.kr/29mgl ).
나는 상품 구매 시 항상 여러 사이트를 보고 최저가를 검색해 상품 구매를 한다. 불경기에 오를 대로 오른 물가, 월급만 빼고 다 오른다는 요즘 아마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열흘 전쯤 평소 관심품목이었던 샌들이 이번에는 게릴라 쿠폰까지 붙어 시중가보다 3분의 1 가격으로 위메프에 올라와 있었다. 내가 구매하려고 한 샌들 외에도 다른 플랫폼에 비해 최저가로 올라온 상품들이 위메프에 유독 많이 눈에 띄었다. 평소 대비 3분의 1 가격으로 내려간 상황이라 안 살 이유가 없었다.
샌들을 구매한 것은 7월 22일. 그런데 2~3일이 지나도 배송이 되지 않았다. 판매자톡으로 배송 여부를 물었다. 바로 톡이 왔고, 배송 중으로 바뀌더니 발송했다며 2~3일 안에 상품을 받을 수 있다는 판매자톡을 받았다.
기대반 설레임반으로 기다렸지만 다음 날이 되어도 상품은 여전히 배송중이었다. 송장번호는 검색도 되지 않는 '없는 번호'였다.
▲ 위메프 사이트 사과와 안내의 글이 올라와있는 위메프 메인 화면. 화면갈무리 |
ⓒ 화면갈무리 |
처음 겪는 상황에 불안감이 밀려왔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위메프에 전화를 해 배송여부와 아니면 빠른 취소를 해달라는 부탁하는 것 외에 1:1 문의하기에 재촉하는 글을 남기는 일뿐이었다.
매일 새롭게 올라오는 티메프 사태 뉴스들, 며칠 뒤 위메프에서 문자가 왔다.
'위메프에서 결제하신 상품의 취소 환불을 원하시는 고객님께서는 결제하신 신용카드사의 고객센터로 연락하시어 아래의 절차에 따라 취소요청을 부탁드립니다.'
드디어 카드취소를 할 수 있게 됐다는 희망에, 바로 구매한 카드사로 전화를 걸어 카드취소요청을 했다. 하지만 카드취소요청이 아니라 위메프에 재촉하는 이의제기 절차를 하는 신청을 받는 것일 뿐, 카드 취소는 해주질 않았다.
이런 상황이 화도 나고 답답해 도대체 이것이 위메프에 전화를 걸어 카드취소요청을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고 항의를 해보았지만, 돌아오는 답은 7일에서 14일까지 기다리는 방법밖에는 없다는 답변뿐이었다. 답답함에 나는 다시 질문했다.
"그럼 7일, 아니 14일까지 기다리면 받을 수는 있나요?"
"지금은 저희도 정확한 답변을 드릴 수 없습니다."
암담했다. 이제 위메프 전화는 완전히 불통이고 1:1 문의에 글을 남겨도 답변 글조차 지연되고 있으며, 원하는 답은 여전히 얻을 수 없다. 그저 각 카드사로 카드 취소요청을 하라는 문자가 있을 뿐이다.
답변대로 각 카드사에 다시 전화를 걸어 카드 취소요청을 해도 돌아오는 답변은 여전히 똑같은 답변이다. 카드취소 요청 여전히 어려우며 이의제기절차를 걸쳐 위메프 측에 카드취소요청을 재촉하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 판매자에게 보내는 응원댓글 티메프사건으로 판매자의 잇다른 부도소식이 전해지자 판매자를 비방하던 댓글이 응원하는 댓글로 바뀌어 올라왔다. |
ⓒ 화면갈무리 |
위메프 본사 앞은 환불받기 위해 몰려든 판매자들과 구매자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그 모습을 나는 뉴스를 통해 봤다. 회의감은 더해져 갔다. 한편 이번 사태 피해는 소비자뿐 아니라 주요 홈쇼핑사들에도 미치고 있다고 한다(뉴스에선 약 135억원 미정산 피해금액이 발생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와중에 새로운 소식도 전해졌다. 위메프 대표의 개인회생 신청 소식이었다. 가족들과 저녁 식사를 하던 중이었다. 개인 회생이라니, 착잡한 마음에 함께 뉴스를 보고 있던 남편에게 물었다.
"여보, 우리 거 환불받을 수 있을까?"
"개인 회생 신청까지 했다는데, 글쎄... 받기는 어려울 것 같은데..."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지, 그렇다고 이대로 주저 않고 싶지는 않았다. 큰 피해를 입은 판매자 구매자분들에 비하면 소액일지라도 내게는 소중한 돈이니 말이다.
▲ 류광진 티몬 대표-류화현 위메프 대표, 서울회생법원 출석 서울회생법원 회생2부는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회생법원에서 티몬과 위메프의 회생 개시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심문을 진행한다. 류광진 티몬 대표와 류화현 위메프 대표가 출석하고 있다. |
ⓒ 이정민 |
나는 이미 카드사 두 곳에 이의제기 신청을 했다. 카드사 말대로 일주일이 될지 이주일이 될지 아니면 한 달이 될지 지금도 여전히 알 수 없다. 매일 시시각각 보도되는 뉴스를 듣고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을 다해보는 수밖에.
▲ 집단 분쟁조정신청자 모집 공고. 집단 분쟁조정신청자는 8월 1일 부터 8월 9일까지 참고 바란다. |
ⓒ 화면갈무리 |
나는 불안하고 두렵다. 과연 이 티메프 사태가 언제까지 갈지, 내가 과연 구제를 받을 수 있을지 말이다. 물론 절차라는 것이 필요하겠지만, 빠른 피해구제가 가능하길, 일단 가능한 것들이라도 먼저 해결책을 찾아 피해구제를 받을 수 있도록 해주시길 바라게 된다.
▲ 티몬, 위메프 피해 구제 접수시 유의 사항. 피해 접수시 필수 기재 사항과 제출 자료 참고하시기 바란다. |
ⓒ 화면갈무리 |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필자의 블로그와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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