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파는 김치 매실장아찌는 무슨 맛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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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국 기자]
▲ 교토 매장에 진열된 우메보시 매실장아찌입니다. 가게 몇 곳을 다녀보았지만 김치 매실장아찌는 없었습니다. 김치매실장아찌는 대부분 인터넷이나 매실장아찌 전문 매장에서 팔리고 있습니다. |
ⓒ 박현국 |
매실장아찌는 일본 사람들이 자주 먹는 먹거리입니다. 주로 밥과 함께 먹는 반찬입니다. 오래 전 의학이 발달하기 전에는 녹차나 매실장아찌가 약으로 쓰이기도 했습니다. 교토에서는 그러한 전통이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는 곳도 있습니다. 교토 북쪽 기타노텐망궁(北野天満宮 )신사에서는 오래 전 일왕이 녹차와 매실장아찌가 병을 치료하고, 건강 유지에 필요하다며 이를 적극 장려했다고 합니다.
지금도 기타노텐망궁 신사에서는 오래 전부터 재배해 온 매실 나무가 있습니다. 매실이 열리면 날을 정해서 매실을 따고, 매실장아찌를 담아서 신사에서 재물로 신에게 올리고 신자들에게 팔기도 합니다. 마치 매실장아찌를 만드는 일이 신앙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 한 달 정도 소금물에 담가 두었던 매실을 꺼내서 햇볕에 말리고 있습니다(사진 왼쪽). 오른쪽 사진은 차즈기 잎 장아찌입니다. 매실의 색을 내고 곰팡이 피는 것을 막는다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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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도 해마다 매실장아찌의 생산이나 소비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동안 매실 장아찌를 즐겨 먹던 세대가 고령화로 줄어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매실 장아찌를 만드는 사람이나 가정도 이제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요즘 시장에서 팔고 있는 매실은 소금 양을 줄이고 단맛을 살려서 먹기 쉽고 간편한 맛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 이후 매실장아찌에 구연산이 많이 들어있어서 여름철 건강에 좋다고 하여 새롭게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매실장아찌가 새로운 변신을 꾀하고 있습니다. 도쿄에는 김치 매실장아찌를 비롯하여 일본 여러 곳에서 생산되는 매실 장아찌 300가지 가운데 30여 가지를 골라서 파는 매실장아찌 전문점이 문을 열었습니다. 김치 매실장아찌는 매실장아찌에 김치 양념을 넣고 버무려 만들어서 매운맛과 신맛이 돕니다.
매실장아찌는 밥과 같이 먹는 반찬으로 기호품입니다. 값이 비싸면 다른 반찬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비록 올해 매실 생산량은 감소했지만 작년까지 풍작이었기 때문에 오히려 값이 낮아졌다고 합니다. 올해는 1월 이상 난동으로 노린재가 많이 생겨서 피해를 입었고, 수확철에는 우박이 내려서 상품성이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 매실 10킬로그램을 구입해서 손질해서 소금과 섞어두었습니다. 대략 한 달 정도 소금물에 담가 두었다가 꺼내서 햇볕에 말려서 보관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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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실나무는 종류나 지역에 따라서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1월 하순 무렵 꽃이 핍니다. 아직 추위가 남아있는 계절 당당하게 꽃을 피는 매실은 추위 속에서 봄을 알리는 상징으로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매실장아찌는 매실을 깨끗하게 손질하고, 소금(매실 무게의 약 15퍼센트 전후)을 넣어서 잘 봉해놓습니다. 소금이 녹으면 매실이 소금물에 뜨기 때문에 매실 위에는 접시나 돌로 눌러놓습니다. 소금이 녹으면 시소 차즈기 잎 장아찌를 넣어서 매실에 진한 자주색 물을 들입니다.
매실을 소금에 절여서 1개월 정도가 지나면 소금 물을 빼고 사흘 정도 햇볕에 말려서 보관합니다. 매실장아찌를 담그는 계절은 장마와 겹치기 때문에 매실에 곰팡이가 슬지 않도록 소독을 철저히 하고, 자주 확인해야 합니다. 소금에 절인 매실장아찌를 햇볕에 잘 말려서 보관하면 오래 두고 먹을 수 있습니다.
참고누리집 및 참고문헌> 기타노텐만궁 신사, https://kitanotenmangu.or.jp/event/, 2024.7.29, 닛케이신문 2024.7.2(석간), 파일첨부, 닛케이신문 2024.7.2(석간)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교토에 있는 류코쿠대학에서 우리말과 민속학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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