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펑크’ 현실화, 상반기 법인세 진도율 역대 최저…지방세수도 비상
반도체기업, 8월 ‘중간예납’서 회복 전망
전국 17곳 중 10곳 지방세 진도율 하락
법인 실적 부진…작년보다 1.8조원 감소
법인 실적 부진으로 올해 법인세 진도율이 역대 최저를 기록하는 가운데 지방세수도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17개 시도 중 10곳에서 지방세 진도율이 지난해보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수위기 주범 ‘법인세 진도율’ 40%에도 못 미쳐
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법인세 진도율은 39.5%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의 세수결손이 발생했던 지난해 상반기 법인세 진도율(44.5%)보다 5%p(포인트) 낮았다.
진도율은 올해 예상했던 연간 세수 대비 해당 기간 세수가 얼마큼 걷혔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진도율이 작년보다 낮을 경우 올해 세금이 예상보다 덜 걷힐 수도 있는 의미다.
통상 법인세는 지난해 실적을 바탕으로 법인들이 세금을 납부하는 3~5월에 약 60%가 걷히고, 중간예납이 있는 하반기에 약 40%가 들어온다.
올해 법인세 수입은 통상적인 수준보다 약 20%p 덜 걷힌 셈이다. 이는 기재부 재정동향과 열린재정에서 관련 통계가 있는 2014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작년 영업손실 등으로 인해 올해 3월 법인세를 내지 못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달부터 법인세 중간예납이 시작되는 만큼 저조했던 법인세 수입을 만회할 기회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또 폭발적인 인공지능(AI) 시장 성장으로 반도체 수요가 늘어 올 상반기 반도체 대기업의 실적은 크게 개선돼 법인세 중간예납 규모도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간예납은 올해분 세액 일부를 미리 내는 제도다.
기업은 지난해 산출세액의 절반을 내거나 올해 상반기 실적을 가결산한 세액 중 택해 낼 수 있는데, 지난해 영업적자를 냈을 경우 반드시 상반기 가결산 세액을 기준으로 납부해야 한다.
지방세수도 비상…전국 10곳 진도율 하락
지난해 법인 실적 부진으로 인해 지방세수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부남 의원이 전국 17개 시도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지방세 진도율이 작년 상반기보다 하락한 곳은 서울·인천·광주·세종·경기·충남·경북·전북·전남·제주 등 10곳이었다.
올해 상반기 진도율은 올해 예상했던 연간 세수 대비 해당 기간 세수가 얼마큼 걷혔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작년 진도율은 실제 걷은 지방세를 기준으로 한다. 올해 진도율이 작년보다 낮다면, 실제 지방세 실적이 예상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17개 시도의 지방세 수입은 50조6341억원으로 지난해(52조3877억원)보다 1조7536억원(3.3%) 감소했다.
서울은 올해 상반기 지방세를 11조232억원 걷어 작년 대비 1956억원 감소했다. 진도율은 38.9%로 지난해(40.1%)보다 1.2%p 낮았다.
경기도 상반기 지방세 수입은 12조4067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조137억원 줄었다. 진도율은 지난해보다 2.7%p 낮아졌다.
올해 상반기 진도율이 지난해보다 가장 크게 낮은 곳은 전남이었다. 전남의 올해 상반기 지방세 징수액은 1조9479억원이다. 진도율은 지난해 56.2%에서 올해 48.7%로 7.5%p 낮아졌다.
지방 세수 감소의 주원인도 지난해 법인 실적 부진이 꼽힌다.
법인은 사업연도 종료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4개월 이내(연결법인 5개월 이내)에 지방소득세의 형태로 세금을 낸다.
향후 지방세 수입은 재산세 9월 정기분 등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지난해보다 평균 1.52% 소폭 상승한 만큼 재산세 수입도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지방소비세와 연동되는 부가가치세의 호조, 부동산 거래량 증가에 따른 취득세 증가 등도 변수로 꼽힌다.
양 의원은 “국세 감소에 따른 보통교부세 2년 연속 감소 우려에 지방세수 감소까지 지자체의 재정 어려움이 심화할 수 있다”며 “중앙정부는 지자체와 긴밀한 소통을 통해서 지자체가 주민 행정서비스 등을 원활히 제공할 수 있도록 대책 등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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