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Y염색체' 칼리프, 결국 여자 복싱 올림픽 포디움에 선다
성별 논란 속에 2024 파리올림픽 여자 복싱에 출전한 이마네 칼리프(26·알제리)가 올림픽 포디움에 선다.
칼리프는 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여자 복싱 66㎏급 8강전에서 헝가리의 언너 루처 허모리에게 5-0(29-26 29-27 29-27 29-27 29-27) 판정승을 거뒀다.
올림픽 복싱은 동메달 결정전을 따로 치르지 않고 준결승에서 패한 선수에게 모두 동메달을 준다. 이에 따라 준결승에 진출한 칼리프는 최소 동메달을 확보했다.
칼리프는 2020 도쿄 대회에서는 60㎏급에 도전했다가 8강에서 탈락했지만, 체급을 올려 나선 두 번째 올림픽에서 메달을 손에 쥐게 됐다.
칼리프는 이번 대회에서 대만의 여자복서 린위팅(28)과 함께 성별 논란의 중심에 섰다.
2020 도쿄 올림픽에 이어 2022 세계선수권대회에 정상 출전했던 칼리프는 해당 대회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러나 지난해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칼리프의 성별을 두고 논란이 불거졌고, 당시 칼리프는 결승전을 앞두고 국제복싱협회(IBA)로부터 실격 처분을 받았다.
우마르 클레믈레프 IBA 회장은 "칼리프는 XY염색체를 갖고 있다"며 남성 염색체를 갖고 있기에 여자 종목 출전을 불허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염색체만으로 성별을 결정지을 수 없다며 칼리프의 파리 올림픽 출전을 허가했다. IOC 발표 이후 XY염색체를 가진 선수가 여성들과 메달을 놓고 경쟁하는 것은 불공정하다는 비판이 쏟아졌으나 IOC는 입장을 고수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이날 파리 메인미디어 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칼리프와 린위팅은 여자로 태어나 여자로 자랐으며, 여권에도 여자로 나와 있다"며 "오랫동안 여자로 경쟁해 온 두 선수는 명확하게 여자 선수라고 정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여성들을 여성으로, 인간으로 존중해주길 바란다"라며 "모든 여성은 여성 대회에 참가할 인권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칼리프의 대회 4강전 상대인 잔자엠 수완나펭(태국)은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준결승전에서 맞붙었던 선수다. 당시 칼리프는 수완나펭에 5-0 판정승을 거뒀지만 실격돼 결승전을 치르지 못했다. 칼리프 대신 결승 티켓을 얻은 수완나펭은 중국의 류양에게 0-5 판정패를 당해 준우승했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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