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책임질 '양궁 여제' 임시현의 등장…타고난 재능·성격에 피땀 흘린 노력까지 [2024 파리]
김명석 2024. 8. 4. 10:03
2024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 첫 ‘3관왕’의 주인공이 탄생했다. 양궁 여자 단체전과 혼성 단체전, 그리고 여자 개인전까지 휩쓴 임시현(21·한국체대)이다. 지난해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AG)에서도 3관왕에 올랐던 임시현은 두 국제대회 연속 3관왕이라는 새 역사를 썼다. 그야말로 ‘양궁 여제’의 등장이다.
임시현은 지난 3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앵발리드에서 열린 대회 양궁 개인전에서 남수현(19·순천시청)을 7-3으로 꺾고 시상대 제일 위에 섰다. 여자 대표팀 에이스로서 남수현, 전훈영(30·인천시청)과 함께 이룬 여자 단체전 10연패, 김우진(32·청주시청)과 합작한 혼성 단체전에 이어 이번 대회 세 번째 금메달이다.
지난 항저우 AG을 통해 한국 양궁의 차세대 에이스로 거듭났다면, 이번 파리 올림픽은 양궁 여제의 등장을 알린 대호가 됐다. 사상 처음으로 AG과 올림픽 모두 3관왕에 오른 첫 번째 선수로 양궁 역사에도 한 획을 그었다. 세계 최강을 자부하는 한국 양궁 대표팀 중에서도 명실상부한 최고의 선수로 우뚝 선 것이다.
이번 대회는 어린 나이에 에이스 역할이라는 부담까지 안은 채 치렀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남달랐다. 실제 여자 대표팀은 전훈영이나 남수현의 경험이 부족하다는 지적과 더불어 역대 최약체라는 혹평까지 나왔다. 자연스레 시선은 에이스 임시현이 얼마나 제 역할을 하느냐에 쏠렸다. 결과는 여자 단체전 10연패 포함 임시현의 3관왕 타이틀이었다.
이처럼 지난해 20세의 나이로 이룬 AG 3관왕, 21세에 올림픽 3관왕에 오른 비결은 타고난 재능뿐만이 아니다. 워낙 긍정적인 데다 꼼꼼한 성격, 그리고 ‘피땀을 흘렸다’는 표현이 나올 정도의 노력이 더해진 결과다.
가장 가까이에서 임시현을 지켜본 양창훈 양궁 여자 대표팀 감독은 임시현의 강점에 대한 질문에 ‘성격’을 첫 손에 꼽았다. 양 감독은 “(임)시현이는 엉뚱한 면도 있지만 무엇보다 예민하지가 않다. 성격 자체가 워낙 낙천적이고 덤벙대지 않는 데다 꼼꼼하다. 올림픽 3관왕의 자격이 있다”고 칭찬했다.
이어 양 감독은 “진짜 우리 선수들 죽을 만큼 열심히 연습하느라 피땀을 흘렸다. 새벽부터 밤까지, 코치진이 시키지 않아도 자발적으로 나와서 훈련했다. 너무 무리하지 말아라, 좀 쉬었다 하라고 해도 열심히 했다”며 “결코 하루아침에 된 게 아니다. 꾸준히 해왔던 게 중요하다. 하루에 평균적으로 400~500발 정도 활을 쐈다. 밤에도 훈련을 하면 600발도 쏜다”고 했다.
AG와 올림픽에서 잇따라 3관왕을 달성한 나이가 겨우 21세. 앞으로도 오랫동안 임시현이 여자 양궁을 이끌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당장 4년 뒤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에 나가더라도 임시현의 나이는 겨우 25세다. 재능에 노력이 더해진 경기력이 꾸준히 유지된다면 앞으로 AG와 올림픽을 몇 번은 더 출전할 수 있다. 양창훈 감독도 “10년 이상, 20년까지도 계속 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마침 임시현의 다음 목표 역시 오랫동안 태극마크를 달고 활약 중인 선배의 길을 걷는 것이다. 임시현은 “감독님 말씀처럼 10년 이상 해보겠다”며 “다음 목표는 (김)우진 오빠 같이 꾸준한 선수가 되고 싶다는 것이다. 그 정도 위치에서 꾸준함을 가질 수 있는 선수가 과연 몇이나 될까라는 생각을 많이 느꼈다”고 말했다. 임시현의 시대가 이제 막 막을 올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파리(프랑스)=김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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