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흥사 벚꽃길' 내년부터 못 본다…'땅끝마을' 해남에 무슨 일
전국적인 벚꽃 명소 중 한 곳인 전남 해남의 ‘대흥사 벚꽃길’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땅끝마을’로 불리는 해남의 지방도로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도로변 벚나무가 대부분 벌목되기 때문이다.
3일 전남도에 따르면 지방도 806호선 중 해남읍~대흥사 5.1㎞ 구간에 대한 확장·포장 공사가 진행 중이다. 사업비 472억원이 투입될 공사는 ▶1단계 1.4㎞(해남읍 사거리~연동리 호산정), ▶2단계 3.6㎞(호산정~삼산면 농협사거리) 등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대흥사 향하는 5.1㎞…벚나무 벌목 요청
문제는 기존 도로를 확장하기 위해선 대흥사 벚꽃길에 있는 벚나무 대부분을 베어내야 한다는 점이다. 해당 구간의 시공사 측은 최근 해남군에 “도로 공사구간 내 벚나무 550여 그루를 제거해달라”고 요청했다. 해남읍부터 대흥사 입구까지 조성된 벚나무가 도로 확장에 걸림돌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땅끝’ 해남의 봄철 상징…“벚나무를 구하라”
해남군 측은 “매년 대흥사를 찾는 탐방객 35만여명 중 7만명 이상이 벚꽃이 피는 4월 한 달에 몰릴 만큼 벚꽃길 인기가 높다”며 “봄철이면 벚꽃길 주변에 형성된 해남 ‘통닭 거리’와 맞물려 관광객 유치 및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도 큰 구간”이라고 난색을 표했다.
“550그루 중 20~30그루만 이식 가능”
전문가들에 따르면 벌목 대상인 벚나무 550그루 중 수형(樹形·나무 모양)이 좋고 활착률(活着率·이식 후 생존율)이 높은 것은 20~30그루 정도다. 나머지 520그루는 수령이 50여년 된 노거수(老巨樹)로 수형이 좋지 않고, 활착률도 낮을 것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기존 아스팔트 도로와 지하에 매설된 광케이블 등도 벚나무를 이식하는 데 걸림돌로 꼽힌다.
벚나무 1그루당 이식비용 264만원
해남군 관계자는 “도로 확장공사로 벚꽃길이 사라지게 돼 안타깝다”며 “전문가들의 분석 결과를 토대로 최대한 많은 벚나무를 살릴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남=최경호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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