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버리면 된다고 해서 다 함께 돌았어요"…메달 '한' 푼 최세빈, 포디움서 웃었다 [파리 인터뷰]
(엑스포츠뉴스 프랑스 파리, 김지수 기자) 한국 여자 펜싱의 역사를 새롭게 쓴 사브르 대표팀이 파리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고 환하게 웃었다.
포디움 가장 높은 곳에 올라 애국가를 부르지는 못했지만 역대 최고 성적을 일궈냈다는 자부심과 기쁨을 마음껏 누렸다.
윤지수, 전하영(이상 서울특별시청), 최세빈(전남도청), 전은혜(인천광역시 중구청)로 구성된 한국 여자 사브르 대표팀은 4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단체전 결승에서 우크라이나에 42-45로 석패했다.
한국은 결승전 패배로 금메달 대신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앞서가고 있던 경기가 뒤집혔기에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기는 했지만 2020 도쿄(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인한 2021년 개최) 대회의 사브르 단체전 동메달을 뛰어넘어 역대 최고 성적의 역사를 썼다.
최세빈의 경우 커리어 첫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앞서 열린 사브르 여자 개인전에서 최종 4위로 메달을 손에 넣지 못했던 아쉬움을 깨끗하게 씻어냈다.
최세빈은 시상식을 마친 뒤 은메달을 목에 걸고 진행한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 인터뷰에서 "선수들과 다 함께 열심히 훈련하고 파리 올림픽을 준비했는데 좋은 결과를 얻어 기쁘다"며 "한국 여자 펜싱 사브르의 새 역사를 쓰게 된 것도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항상 자신 있게 하려고 생각은 했는데 (우크라이나에) 전술적으로 자꾸 밀렸던 것 같다. 올하 (하를란) 선수랑 붙을 때 조금 안 풀려서 자신 없는 플레이를 했던 게 (패배로 이어진) 문제였던 것 같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우리 대표팀 선수들이 다 너무 잘했기 때문에 칭찬해 주고 싶다"고 말하며 웃었다.
한국 펜싱 여자 사브르 대표팀은 2020 도쿄 올림픽에서 김지연, 윤지수, 최수연, 서지연이 단체전 동메달을 따냈다. 8강에서 헝가리를 꺾은 뒤 준결승에서 러시아에 패했지만 동메달 결정전에서 이탈리아를 상대로 드라마를 썼다.
한국은 6라운드까지 무려 11점 차로 끌려가던 상황을 뒤집었다. 윤지수와 서지연이 무시무시한 퍼포먼스로 이탈리아를 무너뜨리면서 기적 같은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다만 한국 여자 펜싱 사브르 대표팀은 도쿄 올림픽에서 간판스타로 활약했던 김지연이 이후 태극마크를 내려놓고 떠나면서 과도기를 겪었다. 도쿄 대회 단체전 동메달을 합작했던 멤버 중 이번 파리 대회에 참가한 건 윤지수뿐이었다.
전력 약화가 우려됐지만 한국 여자 사브르는 파리 올림픽에서 약진을 보여줬다. 최세빈은 세계랭킹 1위 일본의 에무라 미사키를 개인전 16강에서 격침 시키는 대이변을 연출했다. 최종 개인전 4위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한국 펜싱 여자 사브르의 힘은 단체전에서도 발휘됐다. 비록 우크라이나의 에이스 올가 카를란를 막지 못해 마지막 10라운드에서 역전패를 당한 건 아쉬웠지만 향후 2026 나고야 아시안게임, 2028 LA 올림픽에 대한 전망을 밝힌 건 고무적이다.
최세빈은 여자 사브르 단체전에 앞서 남자 사브르 대표팀의 박상원이 전해 준 응원의 메시지가 이날 은메달에 큰 힘이 됐다고 설명했다. 박상원의 조언 대로 '돌아버리는' 활약을 선보였다.
박상원은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한국 펜싱의 올림픽 3회 연속 금메달에 힘을 보탰다. 시상식 종료 후 인터뷰에서는 특유의 빼어난 입담을 과시하기도 했다.
최세빈은 "항상 한국인은 '의지'라고 생각하는데 동갑인 박상원 선수가 이틀 전에 여자 대표팀 훈련 장소로 찾아왔다"며 "박상원 선수가 내게 '세빈아, 너는 경기장에 올라가면 돌면 된다'라고 했다. 자기 말만 들으면 다 잘된다고 하길래 언니들에게 이 얘기를 전해줬는데 저희가 단체로 돌아버린 것 같다"고 재치 있는 소감을 전했다.
우크라이나의 금메달을 견인한 올하 하를란에 대해서는 "원래 펜싱을 잘하는 선수인데 우리가 올하에게 버티지 못하면 이길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올하한테는 무조건 점수를 넘기지 말자는 얘기를 많이 헀는데 올하 선수가 우리보다 더 차분하고 잘했던 것 같다"고 깨끗하게 패배를 인정했다.
사진=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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