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보다 빛난 '메달 5개'…젊어진 한국 유도, 부활 신호탄 쐈다
침체기에 빠졌던 한국 유도가 2024 파리올림픽에서 반등의 신호탄을 쐈다. 2016 리우, 2020 도쿄에 이어 3연속 '노골드'에 그쳤지만, 2000년대 들어 가장 많은 5개의 메달을 수확했다.
유도 대표팀은 3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혼성단체전을 끝으로 파리올림픽 유도 종목 일정을 마무리했다. 한국은 개인전에서 은메달 2개(남자 100㎏ 이상급 김민종·여자 57㎏급 허미미)와 동메달 2개(남자 81㎏급 이준환·여자 78㎏ 이상급 김하윤)를 따냈다. 그리고 이날 혼성단체전 동메달을 추가하면서 이번 대회를 메달 5개로 마감했다.
이로써 한국은 2012 런던올림픽(남자 81㎏급 김재범·남자 90㎏ 송대남) 이후 12년째 금맥을 캐지 못했다. 하지만 2000 시드니올림픽(은메달 2개·동메달 3개) 이후로 가장 많은 메달을 획득하는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 특히 남자 쏠렸던 메달이 남녀 여러 체급에서 고르게 나왔다. 덕분에 남녀 전력이 동시에 좋아야 경쟁력 있는 혼성단체전할 수 있었다. 또 은메달리스트 김민종(23·양평군청)과 허미미(21·경북체육회), 동메달리스트 이준환(22·용인대)과 김하윤(24·안산시청) 모두 20대 초중반 전부 20대 초중반이다.
한국 남녀 유도가 세대 교체에 성공했다는 뜻이다. 4년 뒤 2024 로스앤젤레스올림픽이 더 기대되는 이유다. 황희태 남자 유도대표팀 감독은 "2021년에 열린 도쿄올림픽이 끝나고 주축 선수 대부분이 은퇴했는데, 이번에 이준환, 김민종 등을 발견했다"면서 "이 선수들이 우리나라의 대들보가 돼서 2028 로스앤젤레스올림픽에서는 금메달을 따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한국의 취약 종목이었던 최중량급에서 메달이 나온 것도 고무적이다. 2020 도쿄 대회 16강에서 탈락했던 김민종은 이번 대회에선 한국 유도 최중량급 선수로는 최초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하윤의 동메달도 2000년 시드니 대회(김선영 동메달) 이후 24년 만에 나온 여자 유도 최중량급 메달이었다.
황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전 세계에 내로라하는 강자들에게 체력적인 면으로는 전혀 밀리지 않았다"면서 "일본보다는 체력이 좋고 유럽보다는 기술이 앞선다는 한국 유도의 특색을 이번에 되살리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숙제도 떠안았다. 그동안 최민호(60·66㎏급), 이원희·김재범(73㎏급) 등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를 배출한 한국 남자 유도의 상징과 같은 경량급에서 차세대 발굴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000년대 초중반까지 '유도 종주국' 일본조차 이기지 못했던 한국의 73㎏급은 이번 올림픽엔 대표조차 내보내지 못할 만큼 부진했다. 선찬종 대한유도회 전무이사는 "금메달을 따지 못해 아쉽지만, 젊은 세대의 가능성을 본 대회였다. 지금부턴 신예를 집중 발굴하고 대표팀을 더욱 젊게 개편하는 작업을 할 것이다.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선 문제점을 잘 보완해서 선수들이 금메달을 딸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파리=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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