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직전 어깨 탈구된 여서정의 투혼 "기권하면 후회할 것 같았다"
체조 간판 여서정(22·제천시청)이 어깨 부상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여서정은 3일(한국시간) 파리 베르시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여자 체조 도마 결선에서 1, 2차 시기 평균 13.416점을 받아 8명 중 7위에 올랐다. 예선을 4위로 통과한 여서정은 두 번 다 착지에서 중심을 잃고 말았다.
1차 시기에서 난도 5.4의 한바퀴반 비틀기를 시도했으나 도마를 짚는 손이 미끄러졌고 착지 이후 한 발이나 앞으로 나갔다. 2차 시기에선 난도 5.0의 기술을 구사했으나 앞으로 몸이 쏠리고 말았다.
여서정은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체조 전설 여홍철의 딸로 3년 전 2020 도쿄올림픽에서 이 종목 동메달을 획득해 최초의 부녀(父女) 메달리스트가 됐다. 여서정은 한국 체조 사상 첫 2회 연속 메달에 도전했으나 실패했다.
경기 직전 입은 부상이 뼈아팠다. 경기 뒤 여서정은 "두 시간 전 연습하다가 오른쪽 어깨가 탈구됐다. 부상 때문에 계속 긴장하면서 결선을 치렀다"고 밝혔다. 도마를 제대로 짚지 못한 여서정은 평소보다 점프의 높이도 낮았고, 착지가 되지 않았다.
여서정은 "예선 때 잘했기에 기권하면 더 아쉬울 것 같아서 일단 경기를 뛰고 마무리를 짓고 싶었다. 크게 안 다치고 올림픽을 마쳐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내가 잘 컨트롤했어야 했다"고 자책했다.
아버지에 대한 질문에 여서정은 "그냥 수고했다고 하실 것 같다. 부모님도 연습 때 어깨 아픈 걸 아시고 걱정을 많이 하셨다. 연락을 계속 했는데 그냥 많이 걱정하실 것 같다. 결과보다는 그냥 많이 걱정하시고 계실 것"이라고 했다.
이날 경기에선 미국의 체조 스타 시몬 바일스가 한 수 위의 기량을 뽐내며 평균 15.300점을 얻어 금메달을 따냈다. 단체전, 개인종합에 이은 이번 대회 3번째 금메달이다. 통산 개인 7번째 금메달이기도 하다. 북한 안창옥은 4위를 기록했다.
다만 이날 경기에선 어색한 장면이 있었다. 여서정이 연기를 마치고 들어오는 안창옥에게 축하 인사를 건네려했는데 안창옥이 그냥 지나쳤다. 여서정은 "제가 (인사) 타이밍을 못 맞춘 것으로 생각하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여서정은 재충전 이후 2026 나고야·아이치 아시안게임을 향해 달릴 생각이다. 여서정은 "이정식 대표팀 감독님, 코치님들, 트레이너 선생님들에게 감사드린다. 한국에서 응원해주신 분들께도 감사하다. 2028 LA 올림픽보다는 아시안게임을 먼저 준비하겠다"고 했다.
이어 열린 안마 결승에 출전한 허웅은 14.300점을 얻어 7위를 기록했다. 허웅은 바에 다리가 걸리는 등 아쉬운 경기력을 보였다. 허웅은 김한솔의 부상으로 대체 출전하며 선전을 다짐했지만, 아쉽게도 첫 올림픽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한국 체조는 이번 대회를 노메달로 마쳤다.
파리=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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