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곳간에 부메랑 된 재정분권, 세수 부족 불렀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난 정부 때 단행했던 '재정분권'이 중앙정부에 재정난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지방세수 증대를 위해 부가가치세수 중 지방소비세수로 분배하는 비율을 25% 수준까지 끌어올린 점이 곳간에 타격을 입혔다.
부가세수로 100조원이 걷혔다면 중앙정부는 74조7000억원을 지방정부는 25조3000억원을 분배받는 식이다.
비율만 조정되지 않았다면 중앙정부의 세수 부족 우려도 덜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부가세수 늘어도 국세 증대 요원
지난 정부 때 단행했던 ‘재정분권’이 중앙정부에 재정난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지방세수 증대를 위해 부가가치세수 중 지방소비세수로 분배하는 비율을 25% 수준까지 끌어올린 점이 곳간에 타격을 입혔다. 이 비율이 적용되면서 올 상반기 부가세수 중 정부 몫은 큰 폭으로 줄어든 상태다. 상반기 전체 세수가 전년 동기 대비 10조원 가까이 줄어 든 정부 입장에서는 아쉬운 대목이라는 평가다.
기획재정부가 지난달 31일 발표한 국세수입 현황을 보면 올 상반기 부가세수는 41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35조7000억원)보다 5조6000억원이 더 늘었다. 비율로는 15.7%나 늘어난 수준이다. 부가세수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고물가 현상으로 인한 소비액과 수입액 증가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고물가가 전체 소비액 규모를 끌어올리면서 정률 10% 세율이 붙는 부가세수도 이에 비례해 늘어났다. 여기에 수입 영향이 더해졌다. 기재부 관계자는 4일 “수입업자를 통해 수입되는 재화에 부가세가 부과되는데, 2분기의 경우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석유류 등에 대한 부가세수가 늘어난 점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는 부가세수 증가분이 다 반영된 실적은 아니다. 지방소비세수 분배 비율 때문이다. 걷힌 부가세수 중 25.3%는 지방소비세수로 분류돼 지방재정으로 들어가게 된다. 부가세수로 100조원이 걷혔다면 중앙정부는 74조7000억원을 지방정부는 25조3000억원을 분배받는 식이다.
이 분배 비율은 2017년만 해도 11.0%였지만 지난 정부 때 두 차례에 걸친 재정분권을 거치며 비율이 조정됐다. 2019년에 15.0%로 4.0% 포인트를 올리며 시작된 비율 조정은 지난해부터 25.3%가 적용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 시기 비율을 단순 적용한다면 올 상반기 부가세수는 55조3000억원까지 늘어나게 된다. 14조원이 중앙정부 세수에 추가될 수 있었던 것이다. 비율만 조정되지 않았다면 중앙정부의 세수 부족 우려도 덜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올 상반기 전체 세수는 법인 세수가 전년 동기보다 16조1000억원 줄면서 전년 동기 대비 9조6000억원 감소했다. 비율 조정 전이었다면 전체 세수 실적은 되레 늘 수 있었던 것이다.
중앙정부가 보릿고개를 겪고 있다고는 해도 비율을 또 다시 조정하기는 힘들다는 평가다. 재정분권이 열악한 지방재정을 채워야 한다는 필요성에서 단행된 정책인 탓이다. 부가세 분배 비율을 조정해도 지방세수가 워낙 적다보니 되레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한국의 총조세(국세+지방세) 대비 지방세 비중은 24.7%다. 독일(53.7%) 미국(46.5%) 등 주요국보다 낮다.
다만 일각에서는 지자체 재정운용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다. 지자체 재정자립도는 2017년 53.7%에서 올해 48.6%로 되레 5.1% 포인트나 감소했다. 부가세수 중 상당 부분을 이관했는데도 재정자립도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셈이다. 중앙정부 재원 이전도 중요하지만 지방정부의 세원 확보 노력이 병행돼야 재정분권 효율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나솔 영호가 끓인 미역국’ 478만뷰… ‘남초 회사’의 변신
- “미국도 저출산, 원인은 개인·쾌락주의 아닌 주택·양육비”
- ‘해리스 45%, 트럼프 43%’…美대선 판세 요동
- “어디 쓰레기 없나요”… 석화대기업, 폐플라스틱 확보 전쟁
- 새 흉내 내는 中 청년들 왜?
- ‘기성용 성폭력 의혹’ 폭로자, 기성용 측 변호사에 손배소 패소
- 이니시스·카카오페이, 티메프 환불 시작… 해피머니는 언제?
- “한국 양궁 왜 이렇게 강하나?”日 질문에…김우진 답변은
- “前소속사 대표 만졌다”…성추행 혐의 송치된 男아이돌
- ‘XY염색체’ 복서 펀치 한방에…46초만 눈물의 기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