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졌지만 잘 싸운' 女 펜싱, 사브르 단체전 은메달...도쿄 넘어 역대 최고 성적 쾌거 [파리 현장]
(엑스포츠뉴스 프랑스 파리, 김지수 기자) 한국 여자 펜싱 대표팀이 사상 첫 올림픽 단체전 은메달의 쾌거를 이뤄냈다. 비록 포디움 가장 높은 곳에 오르는 기쁨은 4년 뒤 LA 대회를 기약하게 됐지만 역대 최고 성적을 손에 넣었다.
윤지수, 전하영(이상 서울특별시청), 최세빈(전남도청), 전은혜(인천광역시 중구청)로 구성된 한국 여자 사브르 대표팀은 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단체전 결승에서 우크라이나에 42-45로 석패했다.
한국 여자 펜싱 사브르 대표팀은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대한민국에 7번째 은메달을 안겼다. 개인전에서 메달리스트를 배출하지 못했던 아쉬움을 단체전에서 풀어냈다.
윤지수는 2020 도쿄 올림픽(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인한 2021년 개최)에서 사브르 단체전을 목에 걸었던 가운데 3년이 흐른 뒤 파리에서 메달 색깔을 바꿔 또 한 번 포디움을 밟았다.
한국은 이날 전은혜가 가장 먼저 우크라이나와 맞섰다. 1라운드에서 올가 카를란과 대결을 펼쳤다. 카를란의 적극적인 공세에 예상보다 고전하면서 3-5로 리드를 내줬다.
한국은 2라운드에서 전세를 뒤집었다. 전하영이 율리아 바카스토바를 압도하면서 경기 흐름을 완전히 바꿔놨다. 전하영은 7점을 뺏어내는 동안 단 3점만 내주는 퍼포먼스로 스코어를 10-8로 역전시켰다.
사브르 여자 개인전에서 우크라이나에 막혀 4위에 그쳤던 최세빈이 3라운드에 검을 잡았다. 코마슈카 엘리나와 치열한 공방전 끝에 나란히 5점씩을 나눠 가졌다. 15-13으로 한국의 근소 우위가 이어졌다.
한국은 4라운드에서 전은혜가 쾌조의 경기력을 뽐냈다. 율리아 바카스토바를 상대로 적극적인 공세를 퍼부은 끝에 순식간에 5득점에 성공, 1점밖에 내주지 않는 완벽한 게임 운영 속에 스코어를 20-14까지 벌려놨다.
가장 큰 고비는 5라운드였다. 최세빈이 올가 카를란의 맹공에 당황하면서 점수 차가 조금씩 좁혀졌다. 23-23 동점이 되는 등 상황이 잠시 악화됐다. 하지만 최세빈은 5라운드 막판 안정을 찾았다. 올가에게 2점을 더 따내면서 25-23으로 한국이 다시 리드를 잡았다.
한국은 리드를 뺏기지 않은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와 일진일퇴의 피 말리는 공방전을 이어갔다. 전하영이 6라운드 코마슈크 엘리나, 최세빈이 7라운드 바카스토바 율리와 5-5로 맞서면서 40-37로 앞선 상황에서 운명의 마지막 9라운드를 맞이했다.
9라운드는 순탄치 않았다. 올가 카를란이 전하영에게 연속 3점을 따내면서 40-40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결승전의 결말이 예상할 수 없는 흐름으로 바뀌었다.
전하영은 일단 올가 카를란에게 1점을 따내며 41-40으로 다시 한국이 앞서는 상황으로 바꿔놨다. 이어 비디오 판도 끝에 전하영의 추가 득점이 인정, 42-40이 됐다.
올가 카를란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맹렬한 기세로 전하영에 달려든 끝에 2점을 얻어 42-42로 다시 승부의 균형이 맞춰졌다. 카를란의 퍼포먼스는 무시무시했다. 전하양에 3점을 더 뺏어내면서 금메달을 가져갔다.
한국은 사브르 여자 개인전에서 최세빈이 카를란에게 밀려 동메달 결정전에서 노메달의 고배를 마셨다. 카를란은 단체전에서도 게임을 지배하는 활약을 펼치면서 한국의 금메달을 저지했다.
한국은 앞서 열린 개최국 프랑스와의 준결승에서도 45-36 압승을 거두며 결승 진출의 쾌거를 이뤄냈다. 현재 팀 세계랭킹 4위인 한국이 올림픽 펜싱 여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결승에 오른 건 이번 파리 대회가 처음이다. 2020 도쿄 대회 동메달이 역대 최고 성적이었다.
프랑스는 한국을 상대로 이번 대회 여자 사브르 개인전 금메달과 은메달을 차지한 마농 아피티-브뤼네와 사라 발제를 1, 2라운드에 앞세우는 전략을 들고나왔다. 한국은 2001년생 전하영과 2000년생 최세빈 카드로 메달리스트들에게 맞섰다.
전하영은 개인전 금메달에 빛나는 아피티-브뤼네를 상대로 스코어 3-3에서 연속 득점을 얻어내면서 기선을 제압했다. 최세빈은 발제와의 2라운드에서 스코어를 10-5까지 벌려놓는 맹활약을 펼쳤다. 최세빈이 이번 대회 개인전 16강에서 세계랭킹 1위 일본의 에무라 미사키를 잡아냈던 이변은 우연이 아니었다.
3라운드에서는 윤지수가 베테랑의 관록을 뽐냈다. 세실리아 베르데에게 초반 다소 밀리기는 했지만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정확한 런지 동작으로 스코어를 15-9 6점 차로 벌려 놓고 한국이 쉽게 게임을 풀어갈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
최세빈은 4라운드에서 한국의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아피티를 상대로 스코어가 20-11까지 벌어지면서 프랑스를 다급하게 만들었다. 프랑스는 5라운드 전하영의 상대를 베르데에서 사라 누차로 교체하는 승부수를 던졌지만 여전히 한국의 넉넉한 25-18 리드가 유지됐다.
한국 벤치도 전략을 수정했다. 6라운드에서 윤지수를 전은혜로 바꿔 승기를 굳히려고 했다. 30-23의 7점 차 우위가 이어지면서 결승전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한국은 8라운드에서 전은혜가 특유의 빠른 발을 앞세워 아피티-브뤼네를 몰아붙였다. 과감한 공격 시도가 수차례 성공을 거둬 40-31로 도망갔다. 전하영이 발제와의 9라운드에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한국은 기세를 몰아 결승전에서도 승기를 잡는 데까지는 성공했지만 뒷심이 부족했다. 무엇보다 우크라이나 카를란의 빼어난 활약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한국 여자 펜싱은 젊은 선수들이 이번 도쿄 올림픽에서 급성장하면서 금메달만큼 값진 수확을 얻었다. 4년 뒤 LA 올림픽에서 세계 정상을 충분히 겨냥해 볼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한국 여자 펜싱 사브르 대표팀은 도쿄 올림픽에서 간판스타로 활약했던 김지연이 이후 태극마크를 내려놓는 등 과도기를 겪었다. 도쿄 동메달 멤버 중 이번 파리 대회에 참가한 건 윤지수뿐이었다.
하지만 한국 여자 사브르는 파리 올림픽에서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빛났다. 큰 무대에서도 긴장하지 않고 자신의 기량을 뽐내는 강심장 기질이 유감없이 발휘됐다.
홈 팀 프랑스의 열광적이고 일방적인 응원도 전혀 영향이 없었다. 2년 뒤 나고야 아시안게임, 4년 후 LA 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높아졌다.
사진=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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