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내 실력이고 최선, 더 노력할게요" 삐약이 신유빈은 울지 않는다 [2024 파리]

차승윤 2024. 8. 3.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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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결승 패배 후 취재진과 마주한 신유빈. 파리(프랑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신유빈(20·대한항공)이 20년 만의 단식 메달 수상에 실패했다. 하지만 담담했고, 차분했다.

세계 랭킹 8위인 신유빈은 3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 4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동메달 결정전에서 하야타 히나(5위·일본)에게 2-4(11-9, 11-13, 10-12, 7-11, 12-10, 7-11)로 패했다.

어려운 상대였다. 이날 전까지 신유빈과 하야타와의 상대 전적에서 4전 전패였다. 이날도 1게임은 잡았으나 이후 내리 3게임을 연달아 내주며 결국 패했다. 6게임 중 3게임에서 듀스 접전이 펼쳐졌지만, 신유빈이 그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경기 종료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신유빈은 눈물을 참고 담담히 이야기를 꺼냈다. 신유빈은 "나를 이긴 상대들은 그만큼 나보다 더 오랜 기간, 묵묵하게 노력했던 선수들"이라며 "그런 점은 인정하고 배워야 한다. 나도 더 오랜 기간, 묵묵하게 훈련해야 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신유빈은 "메달 획득을 목표로 올림픽 단식 경기에 나섰는데 4위로 마치게 돼 아쉽긴 하다"면서도 "오늘 경기 내용은 아쉽지 않다. 이게 현재 나의 최선이고 실력이다. 더 노력해야 한다는 게 분명해졌다"고 답했다.

준결승 패배 후 하야타 히나에게 축하를 전하는 신유빈. AFP=연합뉴스

신유빈은 경기가 끝난 직후에도 하야타에게 동메달 수상을 축하하며 미소와 인사를 건넸다. 신유빈은 그에 대해 "하야타를 오랫동안 봐 왔다. 정말 열심히 노력하고 간절하게 경기했다"며 "그런 부분을 인정해주고 싶었다. 나도 더 단단한 선수가 되고 싶은 마음을 담아서 축하 인사를 했다"고 답했다.

비록 단식에서 수상엔 실패했으나 성장을 확인한 대회였다. 혼성복식에서 임종훈(한국거래소)와 함께 동메달을 목에 걸어 12년 동안 쌓인 한국 탁구의 메달 갈증을 풀었다. 지난 대회 32강에 그쳤던 최종 성적도 4강으로 대폭 올렸다.

신유빈은 만족하지 않았고, 자신보다 위에 있는 선수들의 존재감을 인정했다. 그는 "도쿄 올림픽이 끝난 뒤 3년 동안 내가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온 것 같다. 메달을 딴 선수들은 더 큰 노력을 했으니까, 시상대에 오를 자격이 있다"며 "기술적으로도 그렇고 정신적, 체력적으로도 모든 걸 향상해야 더 좋은 탁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다짐했다.

신유빈은 "지금 당장 나보다 나은 상대를 이길 수는 없지만, 노력은 할 수 있다"며 "더 노력해서 더 좋은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아직 대표팀 일정이 끝난 건 아니다. 신유빈은 5일부터 시작하는 여자 단체전에서 한 번 더 메달에 도전한다. 한국 여자 대표팀은 6일 오전에 브라질과 단체전 첫 경기를 치른다.

신유빈은 "많은 분이 응원해주셨는데, 단식에서 메달로 보답하지 못해 아쉽다"며 "단체전이 남았으니, 지치지 않고 다시 밝게 경기하겠다"고 약속했다.

파리(프랑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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