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헨, 고품격 압박으로 토트넘 눌렀다…김민재, 손흥민에 판정승
상암벌에서 열린 한여름 밤의 고품격 축구 드라마가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최강 바이에른 뮌헨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뮌헨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토트넘 홋스퍼(잉글랜드)와의 쿠팡플레이 시리즈2에서 전반과 후반에 한 골씩을 터뜨려 후반에 한 골을 만회한 토트넘을 2-1로 꺾었다. 뮌헨은 간판스타 해리 케인(이번 내한에는 불참)의 전 소속팀 토트넘과의 맞대결을 승리로 장식하며 새 시즌 개막을 앞두고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다.
지난 1900년 창단해 124년 역사를 자랑하는 뮌헨이 내한해 한국 팬들 앞에서 경기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뮌헨은 처음 만나는 한국 팬들을 배려해 유니폼 뒷면을 한글로 채웠다. ‘바이에른 뮌헨’이라는 한글 구단 명 뿐만 아니라 선수 이름도 한글로 새겼다.
토트넘은 올 여름 진행 중인 아시아 투어 세 번째 경기에서 첫 패배를 기록했다. 지난달 27일 일본 도쿄에서 치른 지난 시즌 J리그 챔피언 빗셀 고베와의 친선전(3-2승), 지난달 31일 팀K리그(K리그 올스타)와의 친선전(4-3)은 모두 한 골 차 승리로 장식한 바 있다.
뮌헨의 선제골은 전반 3분 만에 나왔다. 세르쥬 그나브리가 슈팅한 볼을 토트넘 골키퍼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몸을 던져 막았지만, 후방에서 쇄도한 비도비치가 흘러나온 볼을 오른발 리턴 슈팅으로 연결해 골 망을 흔들었다. 앞선 장면에서 토트넘이 골키퍼 비카리오를 중심으로 후방 빌드업을 시도할 때 볼을 받으려던 수비수(제드 스펜스)를 순간적으로 강하게 압박해 실수를 유도한 뮌헨의 조직적 대응이 빛을 발한 장면이었다.
후반 초반 토트넘이 한 발 빠른 역습으로 뮌헨의 압박을 무력화하며 숱한 득점 찬스를 만들어냈지만, 마무리에 실패해 골 맛을 보지 못했다. 토트넘이 좀처럼 동점골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동안 뮌헨이 위력적인 카운터 어택으로 한 골을 보태 스코어를 벌렸다.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출전한 레온 고레츠카가 후반 11분 추가골을 넣었다. 빠른 역습으로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선 상황에서 오른발로 슈팅한 볼이 굴절돼 흐르자 재차 오른발로 차 넣어 마무리했다.
뮌헨 쪽으로 기울어지는 듯하던 경기 흐름은 후반 20분 토트넘의 만회골과 함께 요동쳤다. 미드필더 페드로 포로가 뮌헨 아크 외곽에서 기습적으로 시도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이 빨랫줄처럼 뻗어 뮌헨 골대 왼쪽 구석을 꿰뚫었다. 뮌헨의 추가 골 이후 고요하던 그라운드 주변이 뜨거운 함성으로 가득 찼다.
이후 양 팀이 결정적인 찬스를 주고받으며 팽팽한 접전을 펼쳤지만, 새 시즌을 대비하는 친선경기인 만큼 많은 선수를 교체하느라 전반전만큼의 밀도 있는 승부를 보여주지 못 했다. 양 팀 모두 추가 골을 기록하지 못 했고 뮌헨의 한 골 차 승리가 확정됐다.
두 팀에 속한 한국인 선수들의 맞대결은 뮌헨 소속 수비수 김민재의 판정승으로 끝났다. 김민재는 선발 출장해 55분간 그라운드를 누비며 뮌헨 수비진을 차분히 이끌어 무실점에 기여했다. 전방으로 찔러주는 패스, 세트피스 공격 가담도 준수했다. 후반 시작과 함께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로부터 주장 완장을 물려받은 김민재는 10분간 더 뛴 뒤 벤치로 물러났다. 관중석을 가득 메운 6만3496명의 축구팬이 뜨거운 함성과 박수로 뮌헨의 ‘한국산 방패’ 김민재를 응원했다.
토트넘의 ‘메이드 인 코리아 공격수’ 손흥민은 왼쪽 측면과 최전방을 오가며 분전했지만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자신이 볼을 잡을 땐 뮌헨 수비수들이 이중 삼중으로 에워싸 슈팅 타이밍을 포착하기 어려웠다. 문전으로 쇄도하는 동료를 향해 절묘하게 뿌려준 패스는 골 결정력 부족으로 인해 골로 연결되지 않았다. 손흥민은 후반 30분 교체돼 뜨거운 박수를 받으며 벤치로 물러났다.
한국에서의 승부를 마친 두 팀은 오는 10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홋스퍼 스타디움에서 한 차례 더 평가전을 치를 예정이다. 케인을 비롯해 앞서 유로2024와 코파 아메리카에 출전했다가 휴가를 받아 아시아 투어 명단에서 제외된 주축 선수들이 복귀해 한층 뜨거운 승부가 펼쳐질 전망이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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