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김민재와 손흥민의 맞대결…뮌헨, 토트넘에 2-1 승리 [IS 상암]
한국 축구대표팀의 대들보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와 손흥민(토트넘)의 맞대결이 팬들의 박수 속에 마무리됐다. 후반 한때 두 선수는 나란히 주장 완장을 찬 상태로 그라운드를 누비기도 했다. 경기에선 뮌헨이 토트넘을 제압했다.
뮌헨은 3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팡플레이 시리즈 2경기에서 토트넘을 2-1로 제압했다.
뮌헨은 전반 3분 만에 가브리엘 비도비치의 선제골 이어 후반에는 레온 고레츠카의 추가 골에 힘입어 리드를 잡았다. 토트넘이 페드로 포로의 환상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만회 골을 넣었으나, 끝내 승부를 바꾸진 못했다.
한편 이날 경기는 김민재와 손흥민의 맞대결이 최대 관심사였다. 두 선수의 ‘일기토’는 나오진 않았으나, 김민재가 팀의 승리로 웃었다. 특히 토트넘 공격수 데얀 쿨루셉스키와 제임스 매디슨을 연거푸 저지하며 하이라이트 필름을 찍었다. 후반에는 마누엘 노이어를 대신에 주장 완장을 차기도 했다.
한국에서 대결을 마친 두 팀은 오는 11일 영국 런던에서 재대결을 벌인다.
뱅상 콤파니 뮌헨 감독은 마티스 텔·토마스 뮐러·세르쥬 그나브리·가브리엘 비도비치·조슈아 키미히·알락산다르 파블로비치·라파엘 게레이로·김민재·요시프 스타니시치·사샤 보이·마누엘 노이어(GK)로 선발 명단을 꾸렸다. 에릭 다이어·콘라드 라이머·주앙 팔리냐·레온 고레츠카 등이 벤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맞선 엔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손흥민·데얀 쿨루셉스키·브레넌 존슨·파페 사르·제임스 매디슨·아치 그레이·제드 스펜스·벤 데이비스·라두 드라구신·페드로 포로·굴리엘모 비카리오(GK)를 택했다. 올리버 스킵·이브 비수마·에메르송 로얄·루카스 베리발 등은 벤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앞서 팀 K리그와의 경기에서도 빠졌던 히샤를리송·데스티니 우도지는 이날 경기에서도 제외됐다.
손흥민은 왼쪽 윙어, 김민재는 오른쪽 중앙 수비수로 나섰다. 두 선수를 향한 박수 소리는 시작부터 강렬했다.
먼저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한 건 뮌헨이었다. 1분 뮐러의 찍어 차는 패스가 절묘하게 그나브리에게 향했다. 그나브리가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공은 골대 위로 떴다. 토트넘은 존슨과 손흥민의 측면 공격으로 응수했으나, 슈팅이 나오진 않았다.
뮌헨은 전반 3분 만에 축포를 쏘아 올렸다. 강력한 전방 압박으로 토트넘 수비진을 위협했다. 비카리오의 패스를 스펜스가 제대로 받지 못했다. 그나브리의 1차 슈팅은 비카리오의 절묘한 선방에 막혔는데, 쇄도한 비도비치가 비카리오의 가랑이를 뚫으며 먼저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 8분 손흥민이 사샤 보이를 제친 뒤 특유의 감아차기 슈팅을 시도했으나, 아쉽게 공이 골문 위로 떴다. 1분 뒤 쿨루셉스키의 역습에 이은 왼발 슈팅은 육탄 방어에 막히며 아쉬움을 삼켰다.
토트넘은 빌드업을 통해 뮌헨의 수비를 공략하고자 했지만 좀처럼 열리지 않았다. 공격 실패는 곧바로 역습으로 돌아왔다. 전반 18분 비도비치, 뮐러의 패스를 받은 텔이 박스 안에서 직접 슈팅을 시도했다. 비카리오의 선방이 빛났고, 후속 공격에서 나온 게레이로의 크로스는 수비에 막혔다.
다시 공격 기회를 잡은 토트넘이었지만, 스타니시치와 김민재가 버틴 수비진을 이겨내지 못했다. 뮌헨은 토트넘 압박을 가볍게 이겨내고, 보이와 그나브리의 연속 공격으로 상대를 위협했다. 전반 23분에는 그나브리가 슈팅 찬스를 잡았는데, 토트넘은 육탄 방어로 저지했다.
쿨링 브레이크 이후, 뮌헨의 공격은 여전했다. 전반 29분 뮐러와 텔이 역습을 전개했고, 마지막 크로스가 비도비치에게 향했다. 이때 수비 가담한 손흥민이 정확하게 걷어내며 찬스를 저지했다.
전반 30분이 지나자, 뮌헨의 공격은 여전히 위협적이었다. 토트넘이 박스 안 숫자를 크게 늘리며 수비를 두텁게 했으나, 볼 처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며 연이어 일방적으로 얻어맞았다. 뮌헨 입장에선 텔, 그나브리의 슈팅 정확도가 떨어진 유일한 아쉬움이었다. 전반 44분 게레이로의 박스 안 슈팅도 비카리오 정면이었다.
토트넘은 전반 45분에야 결정적인 기회를 만드는 듯했다. 전진 패스가 뮌헨 수비진을 맞고 굴절돼 손흥민에게 향했다. 하지만 보이의 견제에 막혀 마지막 슈팅까진 이어가지 못했다.
다소 잠잠했던 토트넘은 후반 초반 분위기를 끌어올리려 했다. 후반 2분 수비에 성공한 스펜스의 단독 돌파, 그리고 손흥민이 공격을 이어받았다. 손흥민은 김민재 앞에서 슈팅을 시도하려 했는데, 라이머의 도움 수비에 막혔다. 흘러나온 공을 쿨루셉스키가 왼발 슈팅으로 이어갔으나, 공은 골대 왼쪽으로 살짝 벗어났다.
다시 공을 잡은 뮌헨은 가볍게 공격을 이어갔다. 후반 6분 스타니시치가 과감한 역습 전개 후 정확한 전진 패스를 브리안 사라고사에게 전했다. 하지만 사라고사의 오른발 슈팅은 비카리오의 선방에 막혔다.
한편 후반 9분, 김민재는 다이어와 교체돼 임무를 마쳤다. 그는 팬들의 기립 박수를 받으며 그라운드를 떠났다.
전열을 정비한 뮌헨은 곧바로 추가 골을 터뜨렸다. 후반 10분 왼쪽 측면에서 시작한 텔의 단독 역습, 그의 패스는 정확하게 레온 고레츠카에게 향했다. 고레츠카의 1차 슈팅은 비카리오에게 막혔으나, 두 번째 슈팅은 골망을 흔들었다.
밀리기 시작한 토트넘은 의외의 기회를 잡았다. 후반 15분 다이어의 패스 미스를 가로챈 손흥민이 역습을 전개했다. 그의 침투 패스는 사르에게 정확하게 향했다. 일대일 찬스를 잡은 사르였으나, 그의 슈팅은 울라이히에게 막혔다.
여전히 뮌헨의 우세가 이어진 시점, 토트넘 후반 18분 교체 카드를 대거 꺼내기 시작하며 선수단에 변화를 줬다. 스펜스, 사르, 데이비스를 빼고, 올리버 스킵과 제이미 돈리, 알피 디바인을 투입했다.
토트넘은 후반 20분에야 만회 골을 터뜨렸다. 포로가 오른쪽 부근에서 과감한 중거리 슈팅으로 뮌헨의 골망을 흔들었다. 2분 뒤 손흥민이 기세를 이어가려고 했는데, 보이에게 파울을 당하며 흐름이 끊겼다. 이때 관중들은 보이를 향해 야유를 쏟아내기도 했다.
토트넘의 공격은 이어졌다. 후반 23분 포로의 패스가 정확하게 베리발에게 향했다. 박스 안에서 공을 잡은 그는 정확한 동작으로 스타니시치를 속였다. 하지만 이어진 슈팅이 골대 오른쪽으로 벗어났다.
한편 손흥민의 임무는 후반 쿨링 브레이크까지였다. 그는 후반 30분 경 티모 베르너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떠났다.
토트넘은 영건들을 대거 투입하며 반격을 노렸으나, 정확도가 다소 떨어졌다. 주전들을 대거 교체한 뮌헨도 흔들렸고, 서로 아찔한 상황을 주고받는 양상이 이어졌다.
후반 막바지 뮌헨에선 네스토리 이란쿤다, 아담 아즈눈의 연이은 슈팅으로 토트넘 골문을 노렸다. 하지만 오스틴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경기 막바지에 접어들수록 선수들의 움직임은 더뎌졌다. 토트넘은 세트피스 공격으로 만회를 노렸는데, 끝내 득점을 기록하진 못했다. 뮌헨이 창단 후 처음으로 한국에 방문해 벌인 친선전에서, 토트넘을 제압하고 승전고를 울렸다.
상암=김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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