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독립” 美·EU 디커플링에 맞대응 [생생中國]

2024. 8. 3. 21:0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中 3중전회 핵심은?
지난 7월 18일 폐막한 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에서 연설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
중국이 최근 개최한 ‘시진핑 3기’의 경제정책 방향을 설정하는 중국 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20기 3중전회)에서 핵심 키워드로 ‘중국식 현대화’가 제시됐다. 첨단산업 육성과 기술 자립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동시에 공급망 독립을 강조했다. 미국·유럽연합(EU)과 무역 갈등이 고조되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중국 공산당은 지난 7월 18일 20기 3중전회의가 폐막한 뒤 2만여자 분량의 ‘진일보한 전면 개혁 심화와 중국식 현대화 추진에 관한 당 중앙의 결정(문)’을 공개했다. 결정문에서 “높은 수준의 사회주의 시장 경제 체제는 중국식 현대화의 중요한 보장으로 시장 메커니즘 역할을 적절하게 수행하고 보다 공정하고 역동적인 시장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韓 공급망 리스크가 더 커질지 관건

이번 3중전회는 중국 경제의 고품질 발전 체계를 구축하는 데 중점을 뒀다. 이에 따라 전기차·배터리·태양광 등 ‘3대 신성장동력’을 비롯해 인공지능(AI) 등 미래 첨단산업을 집중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저부가가치 산업을 토대로 한 과거 성장 모델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중국 경제의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의미다.

대외무역 시스템 개혁과 외국인 투자 유치를 확대한다는 방침도 재확인했다. 한원슈 당 중앙재경위원회판공실 일상공작 담당 부주임은 폐막날 기자회견에서 “국제 정세 변화 등에 따른 최근 외국인 투자 감소는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대외 개방은 중국의 기본 정책이고, 외자 기업은 중국 경제 발전의 중요한 참여자이자 공헌자”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3중전회에서는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을 위한 시스템 개선을 주문했다. 결정문에 “독립적이고 통제할 수 있는 산업 공급망을 신속하게 구축하고 반도체, 산업기계, 의료장비, 소프트웨어 등과 같은 핵심 산업 체인의 발전 시스템과 메커니즘을 개선해야 한다”고 적었다.

또 국가 비축 시스템을 개선하고 전략적 광물 자원의 생산·공급·비축과 관련된 연결 시스템도 개선한다는 계획도 담았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이 주요 산업에서 중국과 ‘디커플링’하는 움직임이 가속화하자 독자적인 공급망 구축을 통한 대응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이 이번 3중전회에서 미국 등 서방과의 맞대응을 시사하면서 한국의 공급망 리스크가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중국이 신성장동력으로 꼽은 전기차·배터리·태양광 산업은 이미 한국을 위협하고 있다. 중국산 전기차는 한국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고, 전기버스는 이미 대다수가 중국산이다.

배터리도 중국 CATL과 BYD가 탄탄한 내수를 기반으로 규모의 경제를 통해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태양광은 전 세계에서 최대 설비용량을 자랑할 정도다. 한국 태양광 시장에서 중국산 부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진작에 절반을 넘어섰다.

다만, 오는 11월 미국 대선은 변수로 꼽힌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축소·폐지를 공언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저렴한 에너지가 필요하다며 IRA가 녹색 사기라고 비판해왔다. 그만큼 미국이 추진해온 ‘공급망 블록화’도 약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IRA에 맞춰 투자를 단행해온 한국 배터리 업체들의 실적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투자가 이뤄진 지역 대부분이 공화당 의원 지역구여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뜻대로 의원들이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베이징 = 송광섭 특파원 song.kwangsub@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70호 (2024.07.31~2024.08.06일자) 기사입니다]

Copyright © 매경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