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현 앞세운 안산공고, 대통령배 우승…창단 첫 전국대회 정상 '감격'
안산공업고가 5-4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9회 초 1사 후. 박상현(18)이 이날의 105번째 공을 던졌다. 볼카운트는 투스트라이크. 에이스는 그렇게 온 힘을 실어 마지막 스트라이크 하나를 뿌린 뒤 아쉬움을 삼키며 마운드를 내려왔다. 더그아웃으로 돌아오는 박상현에게 이날의 폭염보다 더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다. 박상현은 "경기를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해 아쉬웠지만, 남은 투수들과 야수들이 승리를 잘 지켜줄 거라고 믿었다. 결국 이렇게 우승할 수 있어서 말로 표현할 수 없이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안산공고는 3일 경북 포항야구장에서 열린 제58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중앙일보·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주최) 결승전에서 충암고를 5-4로 꺾고 창단 24년 만에 첫 전국대회 정상에 올랐다.
2000년 11월 창단한 안산공고 야구부는 이전까지 전국대회 결승 무대조차 밟아본 적이 없던 팀이다. 대통령배에서도 2년 전 4강에 오른 게 역대 최고 성적이었다. 그런데 올해 8강전에서 우승 후보 덕수고를 5회 콜드게임으로 제압하는 파란을 일으켰고, 준결승전에서도 또 다른 우승후보 광주제일고를 3-1로 물리쳤다. 결승에선 전통의 강호 충암고마저 밀어내고 꿈에 그리던 전국대회 정상에 우뚝 섰다.
안산공고를 첫 우승으로 이끈 3학년 에이스 박상현은 대회 최우수선수(MVP)상과 우수투수상을 휩쓸었다. 안산공고가 처음으로 배출한 전국대회 MVP다.
결승전 선발투수로 나선 박상현은 첫 5이닝 동안 공 88개를 던지면서 5피안타 7탈삼진 2실점으로 막아낸 뒤 1루수로 포지션을 바꿔 경기 후반 구원 등판을 준비했다. 이어 8회 무사 만루 위기에서 다시 마운드로 돌아와 경기당 투구 수 제한(105개)까지 남아 있던 17구를 끝까지 소화하고 1과 3분의 1이닝 무피안타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승리의 발판을 놓고 역전 위기까지 틀어막은 그의 투혼에 박수가 쏟아진 이유다.
반면 1990년과 2021년 대통령배 왕좌에 올랐던 충암고는 3년 만에 통산 세 번째 우승을 노렸지만, 끝내 1점 차를 뒤집지 못하고 준우승했다. 충암고 에이스 박건우는 준우승팀에서 가장 크게 활약한 선수에게 주는 감투상을 받았다.
한편 수훈상은 안산공고 투수 김도영, 타격상과 최다안타상은 타율 0.500(18타수 9안타) 맹타를 휘두른 충암고 외야수 장민제, 최다타점상은 안산공고 외야수 이병준(9타점), 최다득점상은 안산공고 외야수 박규민(8득점), 최다홈런상은 순천효천고BC 포수 황의광(2개), 최다도루상은 충암고 내야수 허윤(7개)에게 각각 돌아갔다. 안산공고 송원국 감독은 감독상을 수상했다.
포항=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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