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칼리 밴…일말의 ‘우틀않’도 없었던 젠지

LCK 제공

젠지가 T1을 또 잡았다. 첫 세트를 이기고도 밴픽에 변화를 준 판단이 주효했다.

젠지는 3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24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시즌 정규 리그 7주 차 경기에서 T1을 2대 0으로 꺾었다. 이들은 14승0패(+27)를 기록, 정규 리그 전승 행진을 이어나갔다.

장기전에 자신 있는 젠지는 이날도 특유의 ‘후반 밸류 조합’으로 승리를 거뒀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나선 김정수 감독은 “후반 밸류가 좋은 챔피언들을 챙기려고 했다. 후픽으로 고르는 챔피언들의 라인전(구도)을 많이 봤다”면서 “후반까지 가면 괜찮을 것 같은 조합을 생각하고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1세트에서 크산테·제리·세나·오른 등 후반에 성능이 좋은 챔피언들을 대거 골랐다. 참을성 있는 플레이로 픽의 의미를 살렸다. 초중반까지 불편한 구도를 감내하다가, 탑과 미드 한타에서 이겨 역전에 성공했다.

이처럼 조합의 강점을 살려서 이겼음에도 젠지는 2세트 밴픽에 변화를 줬다. 첫 세트 1페이즈 밴 카드로 애쉬·럼블·바이를 선택했던 젠지는 게임에서 이겼음에도 2세트에서 밴픽에 변화를 줬다. 애쉬·럼블은 그대로 밴했지만 바이를 넣었던 3번째 밴 카드 자리에 칼리스타를 넣었다.

1세트에서 T1 바텀 듀오의 초반 라인 스와프와 궁극기 연계 플레이 때문에 고전했다고 판단해서다. 김 감독은 “칼리스타가 라인 스와프를 하면서 유충과 우리의 타이밍을 많이 뺏었다. 칼리스타가 껄끄럽기도 했지만, 궁극기 연계도 껄끄러웠다”면서 “‘구마유시’ 이민형도, ‘케리아’ 류민석도 궁극기 연계를 잘했기에 이것만 밴하고 다시 해보자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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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1세트에서 T1은 공허 유충이 등장하는 6분에 맞춰 바텀 듀오(칼리스타·노틸러스)를 탑으로, 탑라이너(모데카이저)를 바텀으로 보내는 라인 스와프 전략을 선보였다. 인원수 차이를 이용해 유충 3개를 모두 사냥, 운영에 속도를 붙였다.

젠지로서는 예상 밖의 전략에 당했던 셈이다. ‘캐니언’ 김건부도 국민일보와 만난 자리에서 “초반에 상대가 6분 타이밍에 라인 스와프를 잘해서 격차가 벌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가 유리해질 만한 상황이었는데 상대가 타이밍 좋게 라인 스와프를 하면서 (상대 운영에) 속도가 붙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LCK에서 젠지는 밸류, T1은 주도권의 대명사다. 밸류의 팀은 만신창이가 된 채로 상대 넥서스를 부순 직후 다음 세트부터는 상대에게 주도권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내줘선 안 된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그 핵심은 칼리스타라고 여겨서 밴 카드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결론적으로 바이를 풀고 칼리스타를 밴한 젠지의 밴픽은 적중했다. 바이를 잘 다루는 ‘오너’ 문현준에게 바이를 내줬지만 첫 세트보다 2세트를 더 쉽게 풀어나갔다. 이들은 앞선 세트와 달리 첫 유충 3개를 사냥했고, 2번째 유충을 T1이 가져갈 때는 드래곤을 사냥해 합리적인 교환을 이뤄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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