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Y염색체' 복서에 맞고 기권한 선수, 6800만원 받는다 왜
2024 파리올림픽 여성 복싱 대회에서 ‘XY 염색체’를 가진 알제리 선수에게 기권패 한 이탈리아 선수가 국제복싱협회(IBA)로부터 올림픽 금메달 상금에 준하는 5만달러(약 6800만원)의 지원금을 받게 됐다. '성별 논란'을 둘러싼 IBA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갈등은 더욱 심화하는 상황이다.
우마르 크렘레브IBA 회장은 2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파리올림픽에서 이마네 칼리프(26·알제리)와의 경기를 1라운드 46초 만에 포기한 안젤라 카리니(25·이탈리아)에게 올림픽 챔피언인 것처럼 상금 5만 달러(약 6807만 원)를 수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크렘레브 회장은 카리니의 코치와 그가 속한 연맹에게도 각 2만5000달러을 수여한다고 전했다.
카리니는 지난 1일 프랑스 파리 노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66㎏급 16강전에서 경기 시작 직후 칼리프의 주먹에 얼굴을 가격당한 지 30초 만에 이탈리아의 코너로 돌아가 헤드기어를 고쳤지만, 결국 눈물을 흘리며 기권을 선언했다.
크렘레브 회장은 "안젤라가 우는 것을 보고 참을 수 없었고, 여성 스포츠가 파괴되는 것을 지켜볼 수 없었다"며 "안전을 위해 자격을 갖춘 선수만 링에서 경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IBA는 칼리프와 동일하게 'XY 염색체'를 가진 린위팅(28·대만)에게 패한 시토라 투르디베코바(22·우즈베키스탄)도 같은 방식으로 지원금을 전달할 예정이다.
'XY 염색체'를 가진 선수로 '성별 논란'에 휩싸였던 칼리프와 린위팅은 지난해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성별 적격성 검사를 통과하지 못해 실격된 바 있다. 당시 해당 대회를 주관하는 IBA는 이들의 여성 종목 참가에 제한을 뒀지만, IOC는 "모든 규정을 준수했다"며 파리올림픽 출전을 허용했다. IBA는 판정 비리와 내부 부패 문제 등으로 IOC로부터 올림픽 경기를 관장할 권리를 빼앗긴 상황이다.
다만 이날 IBA가 이번 문제로 경기에서 패한 두 상대 선수에 지원금을 전달한다는 뜻을 밝히며 IOC와 갈등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일각에선 친러시아 행보를 이어온 IBA가 서구권에서 강조하는 성적 다양성 등을 내세운 IOC를 상대로 일종의 문화적 대리전을 치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 국적인 크렘레브 회장이 우크라이나 침공 이유로 러시아가 출전 금지를 당하자 러시아 크렘린궁의 입장을 대변하며 IOC와 대립각을 세운다는 주장이다. 앞서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일 '성별 논란'이 일었던 경기에 대해 "국제 올림픽 운동이 체면을 잃고, 때로는 변태에 가까운 유사 자유주의적 표현의 희생자가 됐다"고 비판한 바 있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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