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는 냄새 나" 달려간 소방관들, 시장 대형 화재 막았다

영월소방서 소방관들, 새벽근무 후 화재 발견
영월 서부시장 내 식당 방화 초기 진화 성공

새벽 근무를 마치고 복귀 중이던 소방관이 시장 부근에서 나는 타는 냄새를 맡고 곧장 현장으로 달려가 초기 진화에 나서 큰 피해를 막았다.

3일 영월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11분쯤 강원 영월군 서부시장 내 한 식당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때마침 영월소방서 소속 황창호 소방장, 지형배 소방교, 장석희 소방교가 환자 이송을 마치고 인근을 지나는 중이었다. 소방관들을 본 한 시민이 이들에게 근처에서 타는 냄새가 난다며 수색을 요청했다. 소방관들은 곧장 구급차를 세운 뒤 일대를 살펴봤고, 시장 내 한 점포에서 불이 나는 것을 발견했다. 이들은 인근 소화기로 곧바로 불을 끄기 시작했고 다행히 초기 진화에 성공해 불이 커지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이 화재로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식당 가판대와 간판 등이 불에 타 약 220만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왼쪽부터 황창호 소방장, 지형배 소방교, 장석희 소방교 [사진출처=영월소방서 제공, 연합뉴스]

당시는 이른 새벽이라 시장에 유동 인구가 거의 없어 만약 이들의 발 빠른 대처가 없었다면 자칫 큰 화재로 번질 수 있었던 위험한 상황이었다. 영월 서부시장은 영월군 중심에 자리한 대표적인 전통시장으로, 점포 수 180곳에 달하는 대형 시장이다. 이곳 인근에는 영화 '라디오스타'의 배경이 된 영월종합상가도 함께 있다. 황창호 소방장은 "시장 내 화재라 자칫 큰 피해가 생길 수 있어 발 빠르게 움직였다"며 "앞으로도 주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3일 새벽 강원도 영월 서부시장의 한 식당에서 방화로 인한 화재가 발생했다.[사진출처=영월소방서 제공, 연합뉴스]

한편 이날 화재는 방화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영월경찰서는 일반건조물 방화 혐의로 60대 A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A씨는 라이터로 식당 가판대에 불을 붙여 화재를 일으킨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방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인근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용의자를 특정한 뒤 화재 발생 1시간 30여분 만에 A씨를 긴급 체포했다. 조사 결과 A씨는 방화 당시 음주 상태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A씨를 상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