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흉내 내는 中 청년들 왜?

황인호 2024. 8. 3.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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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청년들 사이에서 새 모양을 따라 사진 찍는 것이 유행하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중국 북부 산시성의 생물학 전공 대학생 자오웨이샹(22)씨는 자신이 새 모양으로 전봇대 위에 걸터앉은 합성사진을 더우인에 올리며 '공부는 그만하고 새가 되자'라는 자막을 입혔다.

사회학자들 역시 이런 현상을 중국 청년들 사이 탕핑 풍조의 연장선상으로 해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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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탕핑 풍조 연장선”
새 흉내를 내는 중국 청년. 중국 더우인 캡쳐.

중국 청년들 사이에서 새 모양을 따라 사진 찍는 것이 유행하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중국 경제의 성장이 둔화하며 미래 불확실성이 커지자 나타난 ‘탕핑’(가만히 누워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뜻) 현상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2일(현지시간) NYT에 따르면 상하이 한 대학의 재학생 왕웨이한(20)씨는 기숙사 방에서 새를 흉내 낸 모습의 영상을 더우인(중국의 틱톡)에 올렸다. 영상 속 왕씨는 다리는 숨긴 채 큰 사이즈 반팔 티셔츠를 어깨 위에 거쳤다. 두 팔은 소매에 넣지 않고 티셔츠 아래쪽으로 빼서 침대 난간을 잡아 새 발톱처럼 보이게 했다.

중국 북부 산시성의 생물학 전공 대학생 자오웨이샹(22)씨는 자신이 새 모양으로 전봇대 위에 걸터앉은 합성사진을 더우인에 올리며 ‘공부는 그만하고 새가 되자’라는 자막을 입혔다. 어느 날 교실 밖을 바라보다 새들이 하늘을 가로질러 날아가는 것을 봤다는 그는 “그들의 자유가 부러웠고, 새들을 따라 하기로 마음먹었다”고 설명했다.

NYT는 주로 대학생들이 학업이나 취업에 대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차원에서 이런 사진과 영상을 올리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 왕웨이한씨는 다가오는 시험에 대해 학생들이 느끼는 스트레스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자오웨이샹씨 역시 자신이 원하는 생물학 대학원 과정에 들어갈 수 있을지, 다가올 시험을 잘 치를 수 있을지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고 털어놨다.

사회학자들 역시 이런 현상을 중국 청년들 사이 탕핑 풍조의 연장선상으로 해석한다. 샹뱌오 독일 막스플랑크사회인류학연구소 소장은 “중국 경제 둔화로 중국 청년들이 환멸을 느끼고 있다”고 진단했다. 샹뱌오 소장은 “청년들은 자신은 물론 중국, 그리고 세계에 대해 매우 높은 기대를 가지고 있었지만, 대학을 졸업하고 어른이 됐을 때 경기 침체의 희생자가 됐다”면서 “그들은 ‘내가 무엇 때문에 그렇게 열심히 공부했는가’라고 묻기 시작했다”고 짚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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