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즐라탄의 야구 능멸?…양키스 시구→"내가 야구하면 매일 홈런 쳤울 것"
(엑스포츠뉴스 김준형 기자)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친정팀인 이탈리아 명문 AC 밀란 고문 역할을 맡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야구 시구에 나섰다. 뉴욕 양키스 홈구장에 모습을 드러낸 즐라탄은 재치 있는 인터뷰까지 남겼다.
즐라탄은 3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양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미국 메이저리그(MLB) 경기에서 시구를 위해 모습을 드러냈다.
스페인 매체 '마르카'는 "스웨덴 축구 전설인 즐라탄은 이 경기의 시구를 하기 위해 호화로운 손님으로 왔다"며 "양키스의 강타자 애런 저지와 즐라탄이 함께 사진을 찍는 모습이 보였다"고 보도했다.
그의 시구는 완벽하진 않았지만 준수했다. 그는 별다른 자세도 취하지 않고 투수판을 밟고 도움닫기 없이 정자세로 공을 던졌고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가진 않았으나 포수 자리에 앉은 선수 근처까지 가는 놀라운 시구를 보여줬다.
메이저리그 공식 SNS도 "즐라탄은 오디션을 보지 않는다"며 즐라탄의 시구에 박수를 보냈다.
즐라탄의 시구를 본 팬들은 "그는 모든 것을 잘한다", "축구에만 집중해라", "즐라탄은 포수에게 공을 던진 것이 아니라 공이 위대한 즐라탄의 손에 있었다는 것을 깨닫고 홈 플레이트로 스스로 날아갔다" 등의 유쾌한 반응을 보였다.
즐라탄은 센스있는 답변도 남겼다. 야구선수였다면 어떤 선수였을 것 같냐는 질문에 "내가 만약 야구선수였다면 홈런 치는 선수였을 것이다. 아마 매일 홈런을 쳤을 것이다"고 답했다.
즐라탄의 평소 성격을 아는 팬들은 그의 답변과 시구에 유머있는 댓글로 응수했다.
즐라탄은 자존감이 대단한 선수로 유명하다. 그는 축구 선수로 활약할 당시에도 많은 어록을 남겼다.
그는 "나는 일반적인 선수가 아니다. 나는 즐라탄이다", "스웨덴에서 나올 수 있는 최고의 선수는 나다", "아무도 나를 이길 수 없다. 나는 그저 가끔 자신을 이길 뿐이다" 등의 발언을 해 축구팬들에게 많은 화제를 낳았다.
그의 자존감은 행동으로도 드러났다. 즐라탄은 2020년 1월 친정팀 AC 밀란에 합류해 2021-2022시즌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30대 후반의 나이에도 놀라운 활약을 펼쳤고 우승 후 세리머니에서 우승을 자축하며 담배를 태우는 모습에 많은 팬들이 박수를 보냈다.
즐라탄이 실력이 부족했다면 그에게 많은 비난이 가해졌겠지만 그가 보여준 성과는 누구도 비난하기 어려웠다.
즐라탄은 1999년 스웨덴 말뫼에서 프로 데뷔해 지난해 6월까지 오랜 선수 생활을 했다. 그는 40대가 넘는 나이까지 종횡무진 활약하며 여전한 클래스를 과시했다. 그는 여러 팀을 옮겨 다녔으나 모든 곳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
그는 말뫼를 거쳐 네덜란드 아약스에서 활약하며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이탈리아 유벤투스, 인터 밀란을 거치며 자신의 실력을 입증해 보였다. 이후에도 바르셀로나, AC 밀란, PSG,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다양한 클럽을 거치며 수많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즐라탄은 말년에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LA 갤럭시로 향해 커리어를 마감하는 듯했으나 친정팀 AC 밀란의 부름을 받아 FA(자유 계약)로 팀에 합류했다. LA 갤럭시를 떠날 땐 "미국인들은 이제 야구를 보라"는 멘트를 남기기도 했다.
즐라탄은 AC 밀란으로 돌아간 뒤 3시즌 반을 뛰며 78경기 37골을 기록, 결정력은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그가 세운 득점 기록도 대단하다. 그는 세리에A에서 283경기에 출전해 156골을 기록했고 프랑스 리그1에는 122경기 113골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남겼다.
즐라탄은 국가대표팀에서도 활약이 대단했다. 그는 2001년 1월 국가대표팀에 처음 발탁돼 지난해 3월 국가대표팀 은퇴할 때까지 122경기에 출전해 62골과 25개의 도움을 올렸다. 그가 한창 활약할 당시 스웨덴의 선수단이 좋지 않아 메이저 대회에서 굵직한 성과는 내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즐라탄은 2023년 6월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AC 밀란의 고문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즐라탄이 시구를 한 것도 AC 밀란이 미국에서 투어를 하고 있어 초청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뉴욕 양키스 SNS
김준형 기자 junhyong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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