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인 꼴보기 싫어"…韓·佛 국제부부에 '화풀이'

김현정 2024. 8. 3.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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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올림픽 실수로 누리꾼 악플 테러
한국인 남편 "아내는 누구보다 한국 사랑해"

2024 파리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을 '북한'으로 소개하고, 선수 이름 등을 잘못 표기하는 등 실수가 이어지자 일부 누리꾼들이 한국-프랑스 국제부부 유튜브 채널을 찾아가 악플을 남기고 있다.

2일 구독자 약 40만명을 보유한 유튜버 '김치와 바게뜨'는 커뮤니티에 당부의 글을 남겼다. '김치와 바게뜨'는 한국인 남편과 프랑스인 아내가 함께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이다. 남편 A씨는 "최근 파리올림픽에서의 여러 실수로 인해 많은 이슈가 생겨나고 있고, 저희 부부 역시도 이번 올림픽에 관해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는 말로 글을 시작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그 실수에 대한 불만을 저희 채널, 아니 제 아내에게 토로해도 달라질 건 없다"라며 "제 아내는 정치인 혹은 올림픽 관계자가 아니다"라고 했다.

누리꾼들이 한국-프랑스 국제부부 유튜브 채널에 남긴 악성 댓글들[이미지출처=유튜브 채널 '김치와 바게뜨' 캡처]

A씨는 일부 누리꾼이 영상에 단 악성 댓글을 캡처해 함께 올렸다. 댓글의 내용을 보면 "프랑스인들 꼴도 보기 싫어졌다", "프랑스인~ 너네 나라 가서 살아라", "프랑스 XXX 장난하냐. 역시 유럽의 짱개국 답다" 등 강도 높은 비난이 주를 이룬다. A씨는 "얼마나 나라를 사랑하시길래 저희 부족한 채널에 귀히 찾아와 이렇게 욕을 뱉고 가시는지 모르겠다"면서 "한 마디씩 내뱉고 가시는 욕들, 프랑스에 있는 제 아내의 가족들, 친구들이 다 읽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로서는 그(파리올림픽 실수) 불만 다 이해하지만, 번지수 잘못 찾아 엄한 사람한테 해명과 사과를 요구하고 제 아내를 욕하는 건 스스로 우리나라 욕 먹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A씨는 "제 아내는 프랑스 사람이다. 성인이 되자마자 한국이 궁금해서 한국에 왔고, 한국이 좋아서 한국에서 공부하기로 했고, 한국에서 경제생활을 했고 그러다 보니 한국 남자인 저와 결혼해 한국에서 살림을 꾸렸다. 지금은 유튜브 하면서 한국에 세금도 열심히 납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본인들은 애국이랍시고 제 아내에게 돌을 던지는지 모르겠는데 님들보다 제 아내가 더욱더 한국을 좋아하고 사랑한다"며 "누구보다도 이번 실수에 아쉬움이 많았던 제 아내다"라며 악플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프랑스 출신 방송인 파비앙

A씨 외에도 프랑스 출신 방송인 파비앙 또한 '악플 테러'를 피할 수 없었다.

파비앙은 지난달 28일 유튜브 채널 '파비앙 Fabien Yoon'에 '올림픽 D1! 12년 만에 수영 메달! Feat 댓글 테러'란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그는 이 영상에서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올림픽) 개막식에서 정말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대한민국 선수단 입장할 때 올림픽조직위원회가 한국을 북한으로 소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저는 SBS 생중계 중이라 전혀 인지 못 하고 있었는데, 방송 다 끝나서야 알게 됐다. 너무 어이없고 정말 화가 났다. 올림픽이라는 세계적인 스포츠 행사에 이런 일이 벌어지니 정말 당황스럽다"며, "아무래도 제 나라에서 개최한 올림픽이라 (한국을 사랑하는 프랑스인으로) 이 사태가 너무 화나고 실망스럽고 속상하다"고 했다.

이어 그는 댓글 테러를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고백했다. 파비앙은 "집에 가니 인스타그램, 이메일, 댓글 테러당하고 있더라"라며 "사실 어떻게 보면 저한테 익숙하지 않은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앞서 파비앙은 지난 2월에도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에서 열린 아시안컵 당시 이강인과 손흥민의 다툼이 알려진 후 악성 댓글에 시달렸다. 그가 이강인 소속 팀 파리 생제르맹의 팬이자 이강인의 팬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파비앙은 "이강인, 손흥민 선수가 싸웠을 때도 댓글 테러를 당했다"며 "이번에도 제 나라에서 개최되는 올림픽이라 또 욕 한 바가지 먹고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제가 지금 제 고향에 있기 때문에 이번엔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는 댓글에 비행기표 끊을 필요 없어 다행이다"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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