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하게 던지는 게 답이라고 하더라"...'고교 선배' 조언 듣고 '7월 ERA 9.53' 부진 털어냈다 [현장인터뷰]

유준상 기자 2024. 8. 3.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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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한화가 노시환의 5안타 5타점 활약에 힘입어 KIA를 10:3으로 제압하고 7연승을 질주했다. 경기 후 한화 선발투수 김기중이 취재진과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대전, 유준상 기자

(엑스포츠뉴스 대전, 유준상 기자) 한화 이글스 좌완투수 김기중이 오랜만에 승리를 맛봤다.

김기중은 2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시즌 12차전에서 선발 등판해 5⅓이닝 5피안타 3사사구 3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면서 시즌 5승째를 올렸다. 지난달 4일 대전 KT 위즈전 이후 약 한 달 만의 승리다. 투구수는 82개로, 구종별로는 직구(33개), 커브(25개), 슬라이더(19개), 체인지업(5개) 순이었다. 직구 최고구속 및 평균구속은 각각 144km/h, 141km/h를 나타냈다.

경기 초반 3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은 김기중은 팀이 3-0으로 앞선 4회초 무사 1·3루에서 나성범의 땅볼 때 3루주자 김도영의 득점으로 1점을 헌납했다. 하지만 추가 실점 없이 4회초를 마무리했고, 5회초도 실점 없이 마감했다. 특히 5회초 2사 1·2루에서 김도영을 상대로 잡아낸 삼진이 압권이었다.

6회초에도 마운드에 오른 김기중은 1사에서 나성범에게 안타를 맞았고, 1사 1루에서 박상원에게 마운드를 넘겨줬다. 박상원이 김선빈에게 2루타를 내주면서 승계주자의 득점을 막진 못했지만, 불펜투수들이 마지막까지 리드를 지키면서 김기중에게 승리를 안겼다.

2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한화 선발투수 김기중이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난 김기중은 "우천취소도 있고 해서 등판 간격이 길었는데, 그동안 잘 준비해서 이렇게 좋은 결과가 나오게 돼 다행"이라며 "야수 선배님들께서 많이 도와주시기도 했다. 어려운 타구들이 많았던 것 같은데, 모두 도와주셨다. (함께 호흡을 맞춘) 포수 (최)재훈 선배님도 잘 이끌어주신 덕에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리그 최고의 타자 중 한 명인 김도영을 상대로 5회초 삼진을 잡아낸 장면에 대해서는 "(김도영이) 워낙 지금 한국에서 가장 잘 치는 타자 중 한 명이고, 또 실점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채)은성 선배님도 그렇고 '한국 최고의 타자를 상대로 삼진을 잡은 거면 정말 잘한 것'이라고 하더라. 무조건 막고 싶은 생각을 했기 때문에 그 생각으로 (실점을) 막았던 것 같다"고 짚었다.

김기중은 이날 선수들이 착용한 '썸머블루 유니폼'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화 선수단은 지난달 28일 잠실 LG 트윈스전부터 이 유니폼을 입고 원정경기를 소화 중인데, 선수들 사이에서 유니폼에 대한 반응이 좋았다. 그러면서 선수단이 이번 주말 3연전에서도 해당 유니폼을 착용하게 경기에 나서게 됐다. 김기중은 "시원한 느낌이 있는 것 같은데, 팀이 이 유니폼을 입은 뒤 잘하고 있으니까 확실히 좋은 것 같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2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한화 선발투수 김기중이 이닝을 마친 뒤 마운드에서 내려가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시즌 초반부터 기회를 받은 김기중은 7월 한 달간 3경기 5⅔이닝 1승 2패 평균자책점 9.53으로 부진했다. 직전 등판이었던 지난달 20일 대전 KIA전에서 2이닝 5피안타(2피홈런) 3사사구 1탈삼진 4실점(3자책)으로 다소 부진하면서 시즌 2패째를 떠안았다. 이후 열흘 넘게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고, 재정비의 시간을 통해 돌파구를 찾았다.

김기중은 "양상문 투수코치님과 내가 이전에 던졌던 커브 영상을 보면서 수정했으면 하는 것들이 있었다. (던지지 않은 기간 동안) 그 점들을 수정했는데, 더 괜찮아진 것 같다"며 "이전에 KIA와 맞붙었을 때 엄청 좋지 않았는데, 그때 안 좋았던 게 무엇인지 생각하고 거기에 맞춰서 어떻게 던져야 할지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전 두 경기에서 안 좋았기 때문에 혼자 많이 생각하기도 하고, 또 문제가 아닌 것들에서 문제를 찾으려고 했던 게 있었던 것 같다. (2일 경기에서는) 그런 생각을 하지 않고 내 할 일을 잘하자는 생각이 그런 결과로 나온 것 같다"며 "준비했던 것들이 제대로 나오지 않은 것 같아서 시즌 초반에 매우 아쉬웠다. 후반기 돌입 이후 좀 좋지 않았지만, 조금은 스스로 성장한 걸 느껴서 좋다"고 자신을 돌아봤다.

2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한화 선발투수 김기중이 채은성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24일 오후 일본 오키나와현 킨 구장에서 KT 위즈 2차 스프링캠프가 진행됐다. KT 소형준이 캐치볼을 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김기중은 '유신고 1년 선배' 소형준(KT 위즈)의 이름을 언급하기도 했다. 김기중은 "전날(1일) (소)형준이 형과 잠깐 통화를 했는데, '요즘 너무 안 좋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고 물어보니 '그냥 그럴 때는 네가 잘 던지려고 하면 더 안 되고, 어차피 칠 사람은 치고 못 치는 사람들은 못 친다. 반대로 네가 잡을 사람들은 잡을 것이고, 안타를 맞을 사람은 안타를 맞게 돼 있으니까 그런 거 신경 쓰지 말하고 편하게 던지는 게 답이다'라고 하더라. 그게 맞다고 생각하고 믿고 던졌는데, 좋은 결과가 있었다"며 미소 지었다.

사진=대전, 유준상 기자 / 한화 이글스 / 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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