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만에 우승 도전' 포항 스틸러스, 웃을 수 있을까

곽성호 2024. 8. 3.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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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1] 2013시즌 마지막 리그 우승 포항, 시즌 3위로 자력 우승 가능성 '충분'

[곽성호 기자]

 11년 만에 리그 우승에 도전장을 내민 포항 스틸러스
ⓒ 한국프로축구연맹
 
"선수들 인터뷰를 보니까 조금씩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더라. 선수들이 자신감을 가지면서 '우리가 (우승)할 수 있겠다'라는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이 감독 말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한다."

포항 스틸러스 박태하 감독이 2024시즌이 60%가 진행된 시점, 조심스럽게 그 단어를 꺼냈다. 11년 만에 리그 우승에 도전하고 있는 포항이 후반기에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주게 될까.

박태하 감독의 포항 스틸러스는 리그 25라운드 종료 기준 12승 8무 5패 승점 44점으로 리그 3위에 자리하고 있다. 

시즌 개막 전 팀을 성공적으로 지휘했던 김기동 감독이 FC서울로 떠나갔다. 이에 더해 박승욱, 하창래, 제카, 고영준, 심상민, 김승대 등 핵심 자원들이 대거 이탈하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 예상됐지만, 박 감독의 변화무쌍한 지도력과 지휘 아래 시즌 내내 상위권을 유지하며 웃고 있다.

'태하 드라마' 박 감독과 팀 중심 잡아주는 베테랑과 신예들까지

시즌 개막 전, 전북 현대에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일전에서 총합 스코어 3-1로 패배했다. 아쉬움을 겪었던 포항은 리그 개막전에서도 '숙적' 울산 HD에 1-0으로 패배를 기록, 불안한 시즌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2라운드부터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홈 개막전에서 대구를 3-1로 제압하며 첫 승리를 거둔 포항은 10경기 무패 행진을 질주, 단숨에 상위권에 자리한 모습을 보였다. 6월에 들어서는 5경기에서 2승 2무 1패로 잠시 아쉬운 모습을 보여준 포항은 휴식기 전까지 2승 1무 2패로 승점 획득에 곤란함을 겪었다.

아쉬운 흐름으로 짧은 휴식기에 돌입한 포항이지만, 감독과 핵심 선수들의 잦은 이탈에도 상위권을 유지한 부분은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그 중심에는 박 감독의 지도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 2019년 중국 여자 B 대표팀을 마지막으로 현장에서 잠시 떠났던 박 감독은 한국프로축구연맹 기술 위원장을 지내며 최신 축구 트렌드에 대해서 분석과 연구를 이어왔다.

기술 위원장 시절 박 감독이 연구했던 전술과 지도력을 바탕으로 포항은 이번 시즌 '태하 드라마'라는 별명을 얻었고 가장 재미있는 축구를 하는 팀으로 거듭났다. 이는 기록으로도 증명되고 있다. 포항은 이번 시즌 25경기에서 단 27실점을 내주며 팀 최소 실점 2위 팀에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공격력 또한 39득점으로 팀 최다 득점 3위 팀에 자리하고 있다.
 
 포항 스틸러스 박태하 감독
ⓒ 한국프로축구연맹
 
선두를 달리고 있는 김천에 이어 가장 공수 균형이 잘 맞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박 감독의 포항은 후반에 가장 강한 팀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번 시즌 포항은 80분 이후 무려 11골을 기록, 후반으로 갈수록 더욱 강한 모습으로 상대를 괴롭히는 팀으로 꼽히고 있다. 박 감독의 전술과 교체술이 그만큼 잘 들어맞고 있다는 증거인 셈이다. 선수단의 신뢰도 상당하다. 측면 핵심 홍윤상은 "박태하 감독님의 전술적 능력이 대단하다"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박 감독의 전술과 지도력을 잘 이행하는 포항 선수단도 이번 시즌 훌륭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그 바탕에는 베테랑과 신예의 적절한 조화가 일품인 포항이다. 베테랑 주장 완델손을 중심으로 신광훈, 전민광, 백성동, 허용준, 김인성, 황인재가 경기장 안에서 적재적소 상황에서 제 역할을 해내며 팀을 이끌고 있다.

신예들의 활약도 돋보인다. 이번 시즌 9골 5도움을 기록,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며 '만년 유망주' 꼬리표를 확실하게 떼어낸 이호재를 시작으로 측면 공격의 핵심으로 성장한 홍윤상(5골 2도움), 윤민호, 김동진이 확실하게 제 몫을 소화하고 있다. 팀의 연결고리 역할을 해주고 있는 오베르단, 한찬희의 활약도 이목을 끌고 있다.

이에 더해 이번 시즌 K리그 최고의 크랙, 정재희의 활약도 눈부시다. 이번 시즌 8골 2도움을 기록, 인상적인 활약을 이어가고 있는 정재희는 팀 K리그 소속으로 지난달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졌던 토트넘과의 맞대결에서 화끈한 모습으로 많은 팬의 머리에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키기도 했다.

여름 이적 시장도 알차게 보내며 약점까지 보완한 포항이다. 다용도 공격수 안재준을 품으며 공격력을 한층 더 강화한 포항은 이적 시장 종료 직전 김천 상무에서 전역한 골키퍼 강현무를 FC서울에 내주고 완델손의 체력을 덜어줄 수 있는 이태석을 영입하며 약점 보강에 성공했다.

11년 만에 리그 우승 가능성이 솔솔 피어오르고 있는 포항이다. 지난해 리그 2위에 그치며 아쉬움을 삼켰던 이들은 과연 시즌 말미에는 우승컵과 함께 웃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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