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겹친 민주당 전대…정치권 "묘하다" 반응 나오는 이유
이재명 전 대표의 독주가 이어지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기간이 파리 올림픽(7월 26일~8월 11일)과 겹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선 “묘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여론의 주목도를 높일 기회인 전당대회를 올림픽 같은 초대형 이벤트와 같은 시기에 개최하는 일은 흔치 않기 때문이다.
7·23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올림픽 개최 전 마무리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당초 국민의힘에서는 “이재명 대표의 싱거운 연임이 유력한 민주당과 대비되도록 동일한 시기에 전당대회를 열자”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민주당에서 올림픽 기간과 겹치도록 전대 일정을 잡자, 여당 지도부(황우여 비대위)는 전대 일정을 앞당겼다.
결론적으로 한동훈 대표가 당선된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두고 정치권에선 “미니 대선급 흥행”(국민의힘 초선의원)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친한계와 비한계가 거친 공방을 벌이는 과정에서 잡음도 일었지만, 여론의 시선을 확실히 끌었다는 이유였다. 특히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일부 여론조사에서 여당 지지율이 40% 선을 돌파하자 “전당대회 효과”라는 반응도 나왔다.
반면 민주당 전당대회를 놓곤 정치권에서 “흥행 부진”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올림픽 기간과 겹쳐 주목도를 뺏긴 데다가,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을 외치는 강성 지지층만 환호하는 전당대회”(중진 의원)라는 냉정한 반응이 민주당 내부에서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당의 지지율을 상승시킬 기회인 전당대회마저 이 대표의 순탄한 연임 대관식을 위해 희생시킨 꼴”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일부러 올림픽 기간과 겹치게 짠 게 아니라 당 스케줄을 고려해야 해 어쩔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전당대회 과정에서 드러난 투표율, 지지율 등 각종 수치도 ‘흥행 부진’이라는 평가에 힘을 싣고 있다. 1일 기준 누적 권리당원 온라인투표 참여율은 31.9%에 그쳤다. 반면 이 대표의 누적 득표율은 90.4%(8만2992표)에 달했다. 야권 관계자는 “관심은 적고, 경쟁은 없었다는 의미”라고 했다. 낮은 투표율에 이 전 대표는 지난달 31일 페이스북에서 “여전히 투표에 참여하지 않으신 당원 동지들이 더 많다”며 투표를 독려했다. 민주당 지지율도 복수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에 오차범위 밖에서 밀린다는 결과가 나오는 등 부진하다.
하지만 오는 18일 마무리되는 민주당 전당대회 과정에서 뚜렷한 반전이 일어나기는 힘들다는 내부 회의론이 적지 않다. 야권 관계자는 “이 전 대표의 당선이 당연시돼 전당대회 이후 컨벤션 효과를 기대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윤지원 기자 yoon.jiw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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