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신 엄마폰에 내이름 '금메달리스트'"…銀 딴 정나은 울컥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혼합복식 은메달을 딴 정나은(24·화순군청)이 시상식 후 가장 먼저 떠올린 사람은 하늘에 계신 어머니였다.
정나은은 “금메달은 못 땄지만 그래도 자랑스러워해 주실 것”이라고 눈시울을 붉혔다.
김원호(25·삼성생명)와 함께 합을 맞춘 정나은은 2일(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포르트 드 라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배드민턴 혼합복식 결승에서 중국의 정쓰웨이-황야충 조에 0-2(8-21 11-21)로 졌다.
비록 기대하던 금메달은 따지 못했으나 2008 베이징 대회에서 이용대-이효정 조가 금메달을 딴 뒤 16년 만에 혼합복식 입상이라는 성과를 남겼다.
정나은은 경기 종료 직후 한동안 아쉬워했지만 이내 감정을 추스르고 미소와 함께 시상대에 올랐다.
정나은은 “우리가 조별 예선에서 1승 2패에 그쳐 정말 힘들게 8강에 올랐다”며 “이렇게 은메달까지 딸 줄은 생각도 못 했다. 지금, 이 순간을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정나은은 올림픽 은메달을 목에 걸고선 하늘에 있는 어머니를 떠올렸다.
정나은의 어머니는 몇 해 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세상을 떠났다.
정나은은 “엄마 핸드폰에 저장된 내 이름이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정나은’이었다”며 “엄마와 약속한 금메달을 따지 못해 아쉽지만, 그래도 지금 엄마가 자랑스럽게 생각하실 것 같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한편 김원호는 한국 스포츠계 사상 첫 ‘모자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라는 타이틀을 놓쳤으나 대신 동반 메달리스트로 이름을 남겼다.
김원호의 어머니는 1996 애틀랜타 혼합복식 금메달리스트 길영아(현 삼성생명 감독)다.
김원호는 “어머니는 올림픽 메달을 색깔별로 갖고 계신다. 그런 엄마를 보면서 꿈을 키웠다”며 “나도 금메달에 대한 욕심이 있었지만, 상대가 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전까지만 해도 올림픽에 나선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었다. 비록 금메달은 아니지만 은메달을 따서 정말 좋다”며 “절친한 친구 (강)민혁이와도 함께 열심히 운동했는데 남자복식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지 못해 친구로서 아쉽다”고 덧붙였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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