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피부’만 타는 줄 알았는데… [Health]

최창원 매경이코노미 기자(choi.changwon@mk.co.kr) 2024. 8. 3.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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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출 후 눈 시림·충혈…‘각막’ 화상 의심
선글라스는 여름철 안질환과 안구 화상의 주요 위험 인자인 자외선을 막는 가장 쉽고 확실한 방법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자외선이 강한 여름, 눈(각막)도 손상되기 십상이다. 일종의 ‘안구 화상’이다. 시야가 흐릿해지고 눈 경련, 이물감, 통증, 부어오름 등이 일반적인 안구 화상 증세다. 보통 하루나 이틀 지나면 증상은 사라지는 만큼, 통증이 이틀 이상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는 게 좋다. 심할 경우 광각막염이나 백내장 같은 중증 안질환이나 시력 감퇴에 직간접적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강한 자외선 노출로 인해 발병하는 가장 대표적인 안질환 중 하나는 각막 화상으로도 불리는 ‘광각막염’이다.

광각막염은 피부가 화상을 입듯 각막상피세포에 일시적인 화상 증상과 함께 염증이 생기는 급성 안질환이다. 각막이 화상을 입은 순간에는 자각 증상이 없지만 반나절 정도가 지난 후 눈이 따갑거나 가려움, 통증, 이물감, 눈부심, 눈 시림, 시야 흐림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심하면 눈물과 함께 충혈 증상까지 나타날 수 있다.

방치하면 손상된 각막을 통해 2차 세균 감염이 진행되고 실명까지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 판단되는 즉시 안과에 가보는 것이 좋다. 안과에 가기 전 응급처치로 냉찜질을 하거나 인공눈물을 점안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안구 화상은 백내장을 유발할 수도 있다. 백내장은 수정체가 혼탁해져 시야가 흐릿해지는 질환으로 심한 경우 점차 시력이 감퇴해 실명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노화로 인한 노인성 백내장이 가장 많지만, 백내장을 유발하는 외부 요인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자외선이다. 자외선이 눈 속에 활성산소를 만들어 산화 균형이 깨지면서 수정체 단백질이 변성되면 백내장이 진행될 수 있다. 이미 백내장을 앓고 있는 환자라면 자외선이 수정체의 노화를 촉진해 백내장을 악화시킬 수도 있기 때문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백내장이 발병했다면 진행을 늦추는 약물 치료를 시도하거나 진행 경과에 따라 수술을 받아야 한다.

여름철 눈 건강 책임지는 선글라스

선글라스는 여름철 해변이나 휴양지에서 멋을 내기 위한 아이템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짙다. 하지만 선글라스는 여름철 안질환과 안구 화상의 주요 위험인자인 자외선을 막는 가장 쉽고 확실한 방법이다. 황규연 김안과병원 각만센터 전문의는 “자외선이 강한 낮 시간대에는 되도록 외출을 삼가고, 외출 시에는 가급적 챙이 있는 모자를 착용하거나 자외선 차단 기능이 있는 안경이나 선글라스를 쓰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자외선은 파장에 따라 UV-C(100~280㎚), UV-B(280~315㎚), UV-A(315~400㎚)로 구분된다. 이 가운데 눈 건강을 위해 신경 써야 할 자외선은 UV-B(중파장)와 UV-A(장파장)다. 모두 피부는 물론 각막 안쪽까지 침투하기 때문이다. UV-B는 99%, UV-A는 50% 이상 차단하는 선글라스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UV-C는 대부분 오존층에서 흡수돼 지표에 도달하지 못한다.

김용찬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안과 교수는 “자외선은 맑은 날이나 흐린 날을 가리지 않고 항상 지표면에 도달하기 때문에 날씨와 상관없이 외출할 때는 항상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며 “특히 구름이 낀 날은 자외선이 산란, 반사돼 맑은 날보다 더 강할 수 있다. 흐린 날 자극감이나 눈부심이 없더라도 자외선 차단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최창원 기자 choi.changw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70호 (2024.07.31~2024.08.0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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