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의 0점? 빅이벤트!' 전 세계 홀린 '존윅' 김예지는 끝까지 유쾌했다 [2024 파리]
윤승재 2024. 8. 3. 07:04
"빅이벤트를 선사하는 바람에..."
전 세계를 홀렸던 '엄마 사수' 김예지(31·임실군청)가 2024 파리 올림픽 무대를 마쳤다. 주 종목 25m에서 아쉽게 결선에 진출하지 못했지만, 그는 끝까지 유쾌한 반응으로 자신을 응원해준 팬들에게 인사하며 다음을 기약했다.
김예지는 2일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공기권총 25m 여자 본선에서 완사 30발 290점, 속사 30발 285점을 쏴 총합 575점을 기록했다.
본선 경기는 크게 완사 30발과 속사 30발로 나뉜다. 이 중 속사는 표적이 3초 동안만 나타났다가 사라진 뒤 7초가 지나면 다시 등장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김예지는 이 속사에서 '충격의 0점'을 기록했다. 열한번째 시도가 '0점'으로 기록됐다. 이후 김예지는 10점을 네 번 연달아 쏘며 안정을 찾았고, 9점 뒤 다시 9연속 10점을 쏘며 순항했지만 그 '0점' 한 발의 차이는 컸다.
실제로 0점을 쏜 것이 아니었다. 3초 내로 사격을 마치지 못해 0점을 기록한 것이다. 만약 10점을 맞혔더라면 결선에 진출해 자신이 약속했던 '금메달'에 도전할 수 있었다. 그야말로 '통한의 0점'이다.
하지만 김예지는 유쾌했다. 경기 후 자신의 소셜 미디어(SNS)를 통해 그는 "많이 기대하고 응원해주셨을 텐데 빅이벤트를 선사하는 바람에.."라고 말했다. 그가 말한 '빅이벤트'는 문제의 '0점'이었다. 유쾌한 표현으로 아쉬움을 풀어낸 것이다.
김예지는 이번 올림픽 화제의 주인공 중 한 명이었다. 공기 10m 개인전에서 오예진(19·IBK기업은행)에 이어 은메달을 쏘며 이름을 알린 그는 사로에서의 냉정하고 시크한 모습이 소셜미디어(SNS)에서 화제가 되면서 인기몰이를 했다. 미국의 CNN과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까지 반응하며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다.
반면, 사로 밖에서의 그는 달랐다. 익살스러운 표정과 엉뚱한 인터뷰로 반전 매력을 선사했다. 한국에 있는 다섯 살 딸에게 한 마디를 부탁하는 기자의 질문에 "엄마 좀 유명해진 것 같다"라며 웃고, 남은 대회 각오 한마디로 "메달을 기대해도 좋지 않을까"라며 눈썹을 씰룩거리기도 했다.
더 나아가 김예지는 머스크의 한 마디에 SNS를 개설해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자신의 경기를 보러 오라고 머스크를 초대했다. 그의 반전 매력에 팬들은 '사격에선 암살자, 인터뷰에선 푼수'라며 재밌어하고 있다. 올림픽 사로에 내려온 그는 탈락의 소회까지 유쾌했다.
김예지는 4년 뒤,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출전을 겨냥한다. 김예지는 SNS를 통해 "이제 LA 올림픽을 다시 준비할 생각이다. 더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 보여드리고 그때는 실망하게 해 드리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윤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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