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사상 첫 '폭염 취소', 꽃감독은 왜 "우리도 취소됐으면 좋겠다"고 했을까 [대전 현장]

유준상 기자 2024. 8. 3.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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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깜짝 놀랐다.

40년 넘는 KBO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폭염 때문에 경기가 취소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폭염으로 인해 취소됐다고 발표했다.

퓨처스리그(2군) 경기가 아닌 1군 경기가 폭염으로 인해 취소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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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KIA가 최형우의 선제 스리런 홈런과 이우성의 결승타에 힘입어 LG에 10:7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에서 승리한 KIA 이범호 감독이 기뻐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대전, 유준상 기자) 모두가 깜짝 놀랐다. 40년 넘는 KBO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폭염 때문에 경기가 취소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폭염으로 인해 취소됐다고 발표했다.

KBO 규정 27조에는 '하루 최고기온이 섭씨 35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경기를 취소할 수 있다'고 명시됐다. 최근 2주간 폭염 특보가 유지된 울산의 2일 최고기온은 35도를 훌쩍 넘었다. 또한 울산 문수야구장 잔디의 온도가 50도까지 상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KBO는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상적인 경기 개최가 어렵다고 판단했고, 결국 오후 4시 45분 경기 취소를 결정했다. 퓨처스리그(2군) 경기가 아닌 1군 경기가 폭염으로 인해 취소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타 구장에서 울산 경기가 폭염으로 취소됐다는 소식을 접한 구단 관계자들도 다소 놀란 분위기였다.

23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KIA 타이거즈의 더블헤더 2차전 경기, KIA 이범호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LG와 롯데처럼 한 번 정도 숨을 골랐으면 하는 팀도 있었다. 바로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KIA 타이거즈다. 이범호 KIA 감독은 2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진행된 한화 이글스와의 시즌 12차전을 앞두고 "우리도 폭염으로 한 번 취소됐으면 좋겠다. 하루 정도 취소되길 간곡히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솔직히 여기(대전)도 덥고, 어느 구장이든 다 더울 것이다. 하지만 (울산이) 어떤 상태인지 확실하게 잘 모르고, 또 (문수야구장이) 인조잔디이기도 하기 때문에 거기만의 사정이 있을 것이다. 다른 팀 경기의 취소 여부는 우리에게 큰 의미는 없지 않나 싶다. 우리가 어떻게 경기를 치르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KIA는 2일 한화전을 포함해 104경기를 끝냈다. 이 부문 1위 두산 베어스(107경기)에 이어 삼성 라이온즈와 더불어 두 번째로 많은 경기를 소화했다. 최소 경기 팀 롯데(99경기)와 비교하면 5경기를 더 치른 KIA다.

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두산이 KIA에 9:8로 승리하며 5연승을 기록했다. 경기종료 후 KIA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빠져나가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더구나 다른 팀들에 비해 부상자가 많은 만큼 체력 관리에 대한 고민도 점점 깊어지고 있다. 이범호 감독은 "자주 오던 비도 이번 장마 기간에는 다 피해 가더라. 선수들이 경기를 많이 소화하면서 좀 지쳐 있는 것 같고, 그러다 보니까 취소됐으면 하는 생각이 더 드는 것 같다"고 얘기했다.

정해영 없는 불펜 역시 KIA의 고민 중 하나다. 다만 이 감독은 "지금 (순서 등을) 정비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 상황을 딱 하나 정해놓고 가는 게 팀 사정상 매우 힘든 것 같다"며 "투수들이 주중 3연전에 많은 공을 던지기도 했고 체력이 소진된 상태다. 팀이 지더라도 선발투수의 투구수를 지켜나가야 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불펜 소모를 최소화시킬 상황이 마련된다면 그렇게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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