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영아 “이제 ‘김원호 엄마’…子 구토때 ‘힘내’ 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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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 혼합복식 김원호(25·삼성생명)가 정나은(화순군청)과 호흡을 맞춘 2024 파리올림픽 결승에서 중국 정쓰웨이-황야충에게 0-2(8-21 11-21)로 패하며 은메달을 차지한 데 대해 어머니인 길영아(54) 삼성생명 배드민턴 감독은 대견해했다.
길 감독은 "하늘이 한 번에 다 주진 않는다. 메달 후보도 아니었는데 은메달도 감사한 것"이라며 "자만하지 말고 다음 올림픽 금메달을 위해 더 노력하라는 하늘의 뜻인 것 같다"고 2일(현지시간) 연합뉴스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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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호 “금메달 욕심 났지만…새롭게 준비할 것”
배드민턴 혼합복식 김원호(25·삼성생명)가 정나은(화순군청)과 호흡을 맞춘 2024 파리올림픽 결승에서 중국 정쓰웨이-황야충에게 0-2(8-21 11-21)로 패하며 은메달을 차지한 데 대해 어머니인 길영아(54) 삼성생명 배드민턴 감독은 대견해했다.
길 감독은 “하늘이 한 번에 다 주진 않는다. 메달 후보도 아니었는데 은메달도 감사한 것”이라며 “자만하지 말고 다음 올림픽 금메달을 위해 더 노력하라는 하늘의 뜻인 것 같다”고 2일(현지시간) 연합뉴스에 말했다.
이어 “원호가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된 것 같다”면서 “앞으로 원호가 원하는 행복한 배드민턴을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준결승전에서 세계랭킹 2위의 선배 조인 서승재(삼성생명)-채유정(인천국제공항)을 물리치고 결승에 올라온 김원호-정나은(세계랭킹 8위)은 세계 1위 조를 상대로는 돌풍을 이어가지 못하며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김원호는 준결승전에서 승리한 뒤 “이제 제가 길영아의 아들로 사는 것이 아니라 엄마가 김원호의 엄마로 살게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언급했다. 길 감독은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초등학생 때 아들에게 했던 말을 10년 넘게 품고 있다 올림픽 메달을 확정하고 나서 꺼냈기 때문이다.
김원호가 1996 애틀랜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길 감독을 따라 배드민턴을 시작하자 ‘네가 길영아 아들이냐’는 관심이 족쇄처럼 따라다녔다. ‘엄마가 평범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초등학생 김원호에게 길 감독은 “나는 메달리스트여서 배드민턴계에서 평범할 수 없어. 네가 길영아의 아들로 사는 게 아니라 (내가) 김원호의 엄마로 살도록 해야 해”라고 단호히 말했다고 한다. 김원호가 그 말을 기억하고 있을 줄 꿈에도 몰랐다는 게 길 감독의 말이다.
길 감독은 “인터뷰를 보고 울컥하고 고마웠다. 그 말을 기억하는 게 대견했다. 이제는 김원호의 엄마로 살아도 된다는 의미로 들려서 너무 좋았다”면서 “이제 제 그늘에서 벗어났다는 뜻일 것이다. 이제는 김원호라는 이름으로 활약하겠다는 거다”라고 얘기했다.
전날 준결승전을 직관하면서는 엄마와 감독이라는 두 역할이 충돌하기도 했다. 아들 김원호와 제자 서승재 사이에서 난처한 상황에 놓인 것이다. 그런데 3게임 도중 구토 투혼을 벌이는 아들을 보면서는 더 이상 모성애를 누를 수 없었다고 한다.
당시 관중석에서 아들을 지켜본 길 감독은 “승재한테는 미안하지만 (원호에게) 힘내라고 소리쳤다”고 전했다. 김원호가 메디컬 타임을 요청하기 전부터 이상 증세를 알았다는 그는 “얼굴이 노랗고 하얘지길래 ‘제발 쉬어’ ‘오바이트해’ 하고 소리쳤다”고 돌이켰다.
한국 스포츠 역사상 최초의 ‘모자(母子)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타이틀은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김원호는 아쉬움을 감추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도전을 기약했다.
결승전 이후 취재진을 만난 김원호는 “어릴 때부터 엄마를 보며 올림픽 꿈을 키웠다. 엄마가 금·은·동메달을 다 따셨기에 거기에 대한 부담감이 아직 있다”면서 “결승에 올랐을 때는 욕심이 나기는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상대가 더 많이 노력했고, 우리가 부족했기에 이 결과가 나온 걸로 생각한다”면서 “한 번 더 많은 것을 느꼈고, 새롭게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이번 김원호-정나은의 은메달은 2008년 베이징 대회 때 이용대-이효정이 따낸 금메달 이후 올림픽 혼합복식에서 16년 만에 나온 메달이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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