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 먼 티메프 수습…속 타는 소비자들, 집단분쟁조정으로 [여기 정책이슈]
임지혜 2024. 8. 3. 06:01
‘여기 정책이슈’는 정부 및 지자체 정책을 콕 집어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매년 다양한 정책이 나오고 있지만, 생각보다 널리 알려지지 않아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요. 이 코너를 통해 정치와 지자체 정책사업을 상세히 설명해 정책을 몰라서 혜택을 놓치는 일이 없도록 돕고자 합니다.
2745억원. 금융감독원이 지난달 31일 기준 파악한 위메프·티몬(이하 티메프) 판매대금 미정산 규모입니다. 정산기일이 다가오는 6~7월 거래분까지 포함하면 미정산 규모는 3배 넘게 커져 1조원 수준에 육박할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습니다. 한국소비자원은 소비자 보호를 위한 집단분쟁 절차를 위해 1일부터 티메프 피해 고객 신청을 받기 시작했는데요. ‘여기 정책이슈’ 이번 편에서는 소비자 보호장치인 ‘집단분쟁조정’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소비자원은 지난 1일 오전 9시부터 온라인을 통해 집단분쟁조정 신청을 받은 결과 2일 오전 9시 기준 2701건이 접수됐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PG사들은 지난 1일 티메프로부터 일반 물품 배송 정보를 전달 받아 결제 취소 및 환불을 시작했습니다. 환불만 제때 잘 이뤄진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상품권과 여행상품은 이번 PG사 환불 대상에선 제외됐습니다. 이번 사태에서 거론되는 소비자 고액 피해 사례는 여행상품, 상품권인데 말이죠. 상품권과 여행상품은 이행이나 사전환불 등 추가적인 확인을 거쳐야 해 환불 절차에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 사태는 싱가포르 기반 이커머스 플랫폼 큐텐 계열사인 티몬과 위메프가 자사에 입점한 판매자들에게 정산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하면서 촉발됐습니다. 정산받지 못하거나 정산받지 못할 가능성을 우려한 판매자들이 상품 판매를 중단하거나 이미 판매한 상품을 취소하도록 소비자들에게 안내했습니다. 판매자들의 거래 취소가 이어지면서 상품을 구매한 소비자들도 환불액을 돌려받지 못한 사태로 이어졌고요. PG사의 환불 진행으로, 물품을 배송받지 못한 건에 대해서는 빠르게 결제취소 과정이 진행될 전망입니다.
다만 PG사 환불 대상에서 제외된 소비자는 소비자원에 집단분쟁조정을 신청하는 방법을 택해야 합니다. 소비자원은 오는 9일까지 집단분쟁조정 참가 신청을 받고 있습니다. 여행·숙박·항공권을 구입하고 청약 철회, 판매자의 계약 불이행을 이유로 대금 환급을 요청하는 소비자입니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달 22~25일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티메프 관련 상담건수는 4137건에 달했는데요. 이중 여행 관련 상품이 1576건으로 가장 많았고, 숙박 816건, 항공 182건 등 순이었습니다. 소비자원은 다른 품목의 경우도 집단분쟁 조정 요건에 맞으면 피해자를 모집할 계획입니다.
집단분쟁조정은 물품 등으로 인한 피해가 같거나 비슷한 피해가 발생한 경우 소비자원 내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가 일괄적으로 분쟁조정을 하는 소비자 피해 구제제도입니다. 피해 소비자 수가 50명 이상이어야 하고, 사건의 주요 쟁점이 사실상 또는 법률상 공통돼야 합니다.
소비자분쟁은 민사를 통한 해결이 원칙이지만,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소비자 분쟁조정은 소송에 비해 비용이 적게 들고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피해 당사자들이 소송 절차를 거치지 않고 합의에 이르면 보상을 받을 수 있고, 성립된 조정결정 내용은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을 갖는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소비자는 관할 법원에 강제집행을 신청할 수도 있고요.
분쟁조정 절차는 먼저 피해 당사자가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에 분쟁조정을 신청해야 합니다. 조정위원회가 사건을 검토하고 상원위원을 포함, 3~11명 위원이 분쟁조정회의를 개최해 사건을 심의·의결합니다.
위원장은 분쟁조정을 마친 후 당사자에게 분쟁조정 내용을 통지해야 합니다. 양 당사자는 통지받은 날부터 15일 이내에 분쟁조정의 내용에 대한 수락 여부를 조정위원회에 서면으로 통보해야 합니다. 15일 이내에 의사표시가 없을 때에는 조정이 성립됩니다. 조정위원에는 조정신청을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 분쟁 조정을 마쳐야 합니다. 다만 정당한 사유로 인해 30일 이내 그 분쟁조정을 마칠 수 없을 때는 그 기간을 연장할 수 있습니다.
불성립된 사건은 소비자가 소송 등 별도의 방법을 통해 해결해야 합니다. 지난 2021년 머지포인트 환불 중단 사태가 터졌을 당시 소비자원은 집단분쟁 조정 절차에 들어갔지만 머지플러스 등이 조정에 불응해 결국 소송으로 갔습니다. 당시 소비자원은 피해자들의 민사소송 변호사 비용을 지원했는데요. 소송 끝에 피해자들은 승소했음에도, 여전히 일부는 환불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티메프 미정산 사태로 입점업체들의 연쇄 도산 우려도 커지는 상황입니다. 정부는 피해 사업체 지원을 위해 5600억원 이상을 신속히 집행하고 관련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이르면 다음주부터 중소기업진흥공단,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을 통한 긴급경영안정자금과 신용보증기금·기업은행 협약 프로그램 지원 신청을 받을 계획입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2745억원. 금융감독원이 지난달 31일 기준 파악한 위메프·티몬(이하 티메프) 판매대금 미정산 규모입니다. 정산기일이 다가오는 6~7월 거래분까지 포함하면 미정산 규모는 3배 넘게 커져 1조원 수준에 육박할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습니다. 한국소비자원은 소비자 보호를 위한 집단분쟁 절차를 위해 1일부터 티메프 피해 고객 신청을 받기 시작했는데요. ‘여기 정책이슈’ 이번 편에서는 소비자 보호장치인 ‘집단분쟁조정’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소비자원은 지난 1일 오전 9시부터 온라인을 통해 집단분쟁조정 신청을 받은 결과 2일 오전 9시 기준 2701건이 접수됐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PG사들은 지난 1일 티메프로부터 일반 물품 배송 정보를 전달 받아 결제 취소 및 환불을 시작했습니다. 환불만 제때 잘 이뤄진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상품권과 여행상품은 이번 PG사 환불 대상에선 제외됐습니다. 이번 사태에서 거론되는 소비자 고액 피해 사례는 여행상품, 상품권인데 말이죠. 상품권과 여행상품은 이행이나 사전환불 등 추가적인 확인을 거쳐야 해 환불 절차에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 사태는 싱가포르 기반 이커머스 플랫폼 큐텐 계열사인 티몬과 위메프가 자사에 입점한 판매자들에게 정산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하면서 촉발됐습니다. 정산받지 못하거나 정산받지 못할 가능성을 우려한 판매자들이 상품 판매를 중단하거나 이미 판매한 상품을 취소하도록 소비자들에게 안내했습니다. 판매자들의 거래 취소가 이어지면서 상품을 구매한 소비자들도 환불액을 돌려받지 못한 사태로 이어졌고요. PG사의 환불 진행으로, 물품을 배송받지 못한 건에 대해서는 빠르게 결제취소 과정이 진행될 전망입니다.
다만 PG사 환불 대상에서 제외된 소비자는 소비자원에 집단분쟁조정을 신청하는 방법을 택해야 합니다. 소비자원은 오는 9일까지 집단분쟁조정 참가 신청을 받고 있습니다. 여행·숙박·항공권을 구입하고 청약 철회, 판매자의 계약 불이행을 이유로 대금 환급을 요청하는 소비자입니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달 22~25일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티메프 관련 상담건수는 4137건에 달했는데요. 이중 여행 관련 상품이 1576건으로 가장 많았고, 숙박 816건, 항공 182건 등 순이었습니다. 소비자원은 다른 품목의 경우도 집단분쟁 조정 요건에 맞으면 피해자를 모집할 계획입니다.
집단분쟁조정은 물품 등으로 인한 피해가 같거나 비슷한 피해가 발생한 경우 소비자원 내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가 일괄적으로 분쟁조정을 하는 소비자 피해 구제제도입니다. 피해 소비자 수가 50명 이상이어야 하고, 사건의 주요 쟁점이 사실상 또는 법률상 공통돼야 합니다.
소비자분쟁은 민사를 통한 해결이 원칙이지만,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소비자 분쟁조정은 소송에 비해 비용이 적게 들고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피해 당사자들이 소송 절차를 거치지 않고 합의에 이르면 보상을 받을 수 있고, 성립된 조정결정 내용은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을 갖는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소비자는 관할 법원에 강제집행을 신청할 수도 있고요.
분쟁조정 절차는 먼저 피해 당사자가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에 분쟁조정을 신청해야 합니다. 조정위원회가 사건을 검토하고 상원위원을 포함, 3~11명 위원이 분쟁조정회의를 개최해 사건을 심의·의결합니다.
위원장은 분쟁조정을 마친 후 당사자에게 분쟁조정 내용을 통지해야 합니다. 양 당사자는 통지받은 날부터 15일 이내에 분쟁조정의 내용에 대한 수락 여부를 조정위원회에 서면으로 통보해야 합니다. 15일 이내에 의사표시가 없을 때에는 조정이 성립됩니다. 조정위원에는 조정신청을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 분쟁 조정을 마쳐야 합니다. 다만 정당한 사유로 인해 30일 이내 그 분쟁조정을 마칠 수 없을 때는 그 기간을 연장할 수 있습니다.
불성립된 사건은 소비자가 소송 등 별도의 방법을 통해 해결해야 합니다. 지난 2021년 머지포인트 환불 중단 사태가 터졌을 당시 소비자원은 집단분쟁 조정 절차에 들어갔지만 머지플러스 등이 조정에 불응해 결국 소송으로 갔습니다. 당시 소비자원은 피해자들의 민사소송 변호사 비용을 지원했는데요. 소송 끝에 피해자들은 승소했음에도, 여전히 일부는 환불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티메프 미정산 사태로 입점업체들의 연쇄 도산 우려도 커지는 상황입니다. 정부는 피해 사업체 지원을 위해 5600억원 이상을 신속히 집행하고 관련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이르면 다음주부터 중소기업진흥공단,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을 통한 긴급경영안정자금과 신용보증기금·기업은행 협약 프로그램 지원 신청을 받을 계획입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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