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코 내린 양궁화로 金 쐈다…국대 선수 용품의 비밀 [비크닉]
■ b.트렌드
「 트렌드는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욕망과 가치를 반영합니다. 예측할 수 없는 미래의 모호함을 밝히는 한줄기 단서가 되기도 하고요. 비크닉이 흘러가는 유행 속에서 의미 있는 트렌드를 건져 올립니다.
」
국가 대표 선수들의 분전으로 ‘2024 파리 올림픽’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대회가 중반을 넘어가는 가운데, 단복에 이어 경기 유니폼에도 시선이 쏠린다. 특히 올림픽 선수들이 경기에 착용하는 유니폼은 기능성과 퍼포먼스를 중시하는 스포츠 의류 브랜드의 자존심을 담은 경우가 많다. 보유한 모든 기술을 쏟아붓는 것은 물론, 작은 차이를 만드는 디테일을 더하는 등의 볼거리도 많다.
앞코 내린 양궁화로 ‘금’ 쐈다
코오롱스포츠는 이번 파리 올림픽 양궁 국가대표 선수단 선수복을 지원하면서 국내 최초로 양궁 전용화를 개발했다. 양궁은 정확한 조준을 위해 양방을 단단하게 지지하는 안정성이 최우선. 특히 밑창의 미끄럼을 줄이고 접지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코오롱스포츠에 따르면 이번에 개발된 양궁 전용화의 아웃솔(밑창)에는 지면과의 접지력을 향상하는 비브람의 메가 그립이 적용됐다. 또 운동화 발 앞코의 끝을 보다 낮춰 전체적 안정감을 높인 것도 특징이다.
코오롱FnC가 올림픽에서 양궁 국가 대표 선수들의 선수복을 지원하는 것은 올해가 3회째다. 자사 양궁 실업팀 ‘엑스텐보이즈’도 운영하는 만큼 선수복 제작에 선수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양궁 특성상 팔과 어깨의 움직임을 최우선을 고려해 ‘무브 핏 3D 패턴’으로 상의를 제작해 활시위를 당겼을 때 겨드랑이 부분이 당기지 않도록 한다거나, 햇빛을 가리는 모자의 챙 부분에 얇은 와이어를 넣어 선수가 원하는 모양대로 챙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식이다.
리우에선 ‘모기’, 파리에선 ‘더위’ 잡는다
더운 여름에 열리는 하계 올림픽은 스포츠 의류 브랜드의 냉감 소재 전쟁터이기도 하다. 각 사의 최신 냉감 소재 기술력을 모두 투입해 선수들이 쾌적한 경기 운영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팀코리아 공식 유니폼을 지원하는 영원아웃도어의 노스페이스는 파리 현지의 무더운 날씨를 고려해 선수복에 ‘흡한 속건’ 최신 냉감 소재를 적용했다. 피부에 닿았을 때 빠르게 차가움을 느낄 수 있도록 접촉 냉감 기술을 더하고, 땀이 빠르게 말라 보송보송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했다는 게 브랜드의 설명이다.
지난 2014년부터 팀코리아의 공식 유니폼을 지원하는 노스페이스는 올림픽마다 환경 변수를 고려해 이에 맞는 유니폼을 제작하고 있다. 일례로 지난 2016년 리우올림픽 때는 당시 유행했던 지카 바이러스를 막기 위해 반소매가 아닌 긴소매의 유니폼에 방충 가공을 더하기도 했다.
오는 28일 열리는 ‘2024 파리 패럴림픽’에서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공식 선수단복을 지원하는 프로스펙스도 무더운 날씨를 고려한 경량 기능성 소재와 흡한 속건 냉감 소재를 적용했다. 일부 의류에는 피부 자극과 마찰을 최소화하는 무시접 봉제 기법을 적용했으며, 선수들이 쉽게 지퍼를 여닫을 수 있도록 지퍼 연장 끈 ‘풀러’를 적용하는 등 세심한 디테일을 더했다.
따라 입고 싶은 유니폼, ‘블록코어’ 해볼까
파리 올림픽 선수복을 지원한 브랜드 중엔 일반 대중을 위한 컬렉션을 동시에 내놓기도 한다. 노스페이스는 팀코리아 공식 단복의 래플리카(원작자의 사본) 컬렉션을 출시하고 나섰고, 나이키는 이번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브레이킹 댄스 선수들의 유니폼을 지원함과 동시에, 해당 컬렉션을 글로벌 출시할 예정이다.
한국·미국·일본 대표팀 유니폼을 통해 공개되는 나이키의 이번 컬렉션은 아티스트 퓨추라가 디자인을 맡았다. 브레이킹 댄스 종목인 만큼 소매와 바지 길이를 길게 적용하는 등 실루엣에 신경을 썼다는 설명이다. 특히 브레이킹 선수만을 위해 특별히 제작된 최초의 슈즈 ‘나이키 잼’이 포함돼 눈길을 끈다. 나이키 스포츠 연구소에서 약 6년간 개발 끝에 완성된 신발로 콘크리트부터 아스팔트, 매끄러운 경기장까지 다양한 표면을 누리는 선수들의 기량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한편, 최근 파리 올림픽 영향으로 패션계에서는 ‘블록코어’ 트렌드가 떠오르고 있다. 남자를 의미하는 영국 속어인 블록(Bloke)와 놈코어(Normcore)의 합성어로 주로 스포츠 유니폼을 일상복과 함께 매치하는 패션을 의미한다. 특히 축구 유니폼을 일상복에 매치하는 여성들이 늘면서 스파오 등 패션 브랜드에서 여성 전용 축구복을 선보여 눈길을 끈다.
NBA·챔피온 등에서도 농구 유니폼, 미식축구 유니폼 등 관련 컬렉션을 출시하고 나섰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에 따르면 지난 5월 12일 기준 직전 한 달간 유니폼 카테고리 거래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4배 증가했다.
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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