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마 버리고 여성운동 조명…페미 논란 또 수면 위로[파리올림픽]

이이슬 2024. 8. 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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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근대 올림픽인 1986 아네테올림픽에 여성은 출전할 수 없었다.

이를 비롯해 1922년 최초의 세계 여자 대회를 조직한 운동선수로 여성들의 올림픽 참여에 기여한 앨리스 밀리아트(1884~1957), 페미니즘의 선구자이자 소르본 대학에서 공부한 최초의 흑인 여성 폴레트 나르달(1896~1985), 최초의 극영화 '양배추 요정'(1896)을 만든 최초 여성 영화감독 알리스 기(1873~1968), 프랑스 국회에 임신 중지(낙태)를 합법화한 주역 시몬 베이유(1927~2017) 등이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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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스트 10인 조명 ‘성평등 올림픽’
국내 방송서 사라진 ‘페미니즘·페미니스트’ 번역
‘올림픽 정신’ 상징인데 전달 의미 축소 논란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 양궁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여자단체전 시상식에 시상식 도우미들이 입장하는 모습[사진출처=연합뉴스]

최초 근대 올림픽인 1986 아네테올림픽에 여성은 출전할 수 없었다. 올림픽 창시자인 피에르 드 쿠베르탱은 여성이 스포츠에 참여하는 게 비윤리적이며, 여성성을 해친다고 했다. 여성의 몫은 '우승자에게 월계관을 씌우는 일'이었다. 반면 2024 파리올림픽은 '성평등'을 전면에 내세운 최초의 올림픽이란 평가를 받는다. 역사상 최초로 출전 선수 성비가 같고, 시상식 여성·남성 도우미 모두 동일한(하얀 셔츠에 베이지 긴바지) 복장을 갖췄다.

총 12막으로 구성된 파리올림픽 개막식 가운데 6막에서는 프랑스 역사적 발전을 이끈 여성 운동가(페미니스트) 10인이 소개됐다. 가장 먼저 소개된 올랭프 드 구주(1748-1793)는 최초의 페미니스트로 기록된 인물로, 프랑스 대혁명이 말한 '평등'에서 여성이 배제됐음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1971년에는 여성과 여성 시민의 권리 선언문 초안을 써 발표했다.

이를 비롯해 1922년 최초의 세계 여자 대회를 조직한 운동선수로 여성들의 올림픽 참여에 기여한 앨리스 밀리아트(1884~1957), 페미니즘의 선구자이자 소르본 대학에서 공부한 최초의 흑인 여성 폴레트 나르달(1896~1985), 최초의 극영화 '양배추 요정'(1896)을 만든 최초 여성 영화감독 알리스 기(1873~1968), 프랑스 국회에 임신 중지(낙태)를 합법화한 주역 시몬 베이유(1927~2017) 등이 소개됐다.

파리올림픽은 여성의 권리를 위해 투쟁한 역사 속 위인 10인의 황금 동상을 하나씩 세워 올리며 업적을 자세히 설명했다. 여기에는 올림픽에 '성평등'을 정신을 되새기려는 의도가 깔렸다. 여성에 대한 존중은 보편적 가치라는 점을 일깨우며 '페미니즘'이라는 키워드를 부각한 것이다. 센강변에 세워진 이 동상들은 올림픽 개막식이 끝난 후에도 영원히 남겨지게 된다.

개막식이 끝난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 등에는 실시간 검색어(핫트렌드) 상위에 '페미니즘', '페미니스트'가 오르는 등 뜨거운 반응이 이어졌다. 개막식 1주 전부터 파리 시내 곳곳에 경찰을 배치해 통제하자 불만이 컸던 프랑스인들은 개막식이 끝난 후 패리스 인터랙티브 설문조사에서 85%가 '성공적인 개막식'이었다고 답했다. 개막식에서 34명의 여성 합창단이 프랑스 국가인 '라 마르세예즈'를 부르고, 10인의 페미니스트가 소개된 장면이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미국, 유럽 등에서는 여성 위인들의 업적을 얘기할 때 '페미니즘', '페미니스트'가 여러 번 언급된다. 이를 떼 놓고 설명할 수 없어서다. 공식 중계 채널인 올림픽방송서비스(OBS)가 송출한 화면에도 페미니스트가 영어자막으로 여러 차례 달렸다.

반면 국내 지상파 방송 3사는 10인을 소개하며 두 단어를 자막에서 뺐다. 한국방송 KBS는 '프랑스의 여성들', MBC는 '여성의 힘', SBS는 '자매애(박애)'로 번역해 자막을 달았다. 일부 진행자가 '페미니즘'을 언급하긴 했지만, 화면 자막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한 네티즌은 "10인의 '페미니스트'를 소개하며 번역한 단어들이 부자연스럽고 뜻도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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