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라스트 댄스 '프랑스 국민영웅' 리네르...마크롱 직접 축하[파리PLUS]
'프랑스의 국민영웅' 테디 리네르(35)가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에서 '금빛 메치기'에 성공했다.
리네르는 3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유도 남자 100㎏ 이상급 결승전에서 '헤라클레스' 김민종(23·세계랭킹 1위·양평군청)을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리네르는 정규시간(4분) 종료 16초를 남기고 자신의 전매특허 기술인 허리후리기로 김민종을 매트에 눕혔다. 키 2m7㎝, 몸무게 140㎏(김민종 1m83㎝·135㎏)의 거구인 리네르는 세계선수권에서 역대 최다인 11회, 올림픽에선 2회(2012·16년) 우승한 남자 유도 최중량급의 'GOAT(역대 최고)'다. 이번 올림픽 개회식의 공동 최종점화자로 나설 만큼 프랑스에서 큰 인기를 누리는 '국민영웅'이다. 이번이 '라스트 댄스'였다.
리네르가 우승하자 엠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직접 매트로 내려와 리네르에게 축하를 전했다. 리네르는 2020 도쿄올림픽에서는 8강에서 탈락하며 ‘한물 갔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마지막 올림픽 무대를 금빛으로 물들이며 매트에서 화려하게 퇴장했다. 리네르는 덕분에 프랑스는 유도 개인전 마지막 체급에서 귀중한 첫 금메달을 챙기며 개최국의 자존심을 세웠다.
리네르는 "3번째 금메달을 따면 역사를 쓸 수 있다고 들었다. 오늘 내 우상에 한 걸음 다가간 것 같아 기쁘다"며 "내 롤모델은 노무라 다다히로"라고 밝혔다. 일본 유도의 전설인 노무라는 1996 애틀랜타, 2000 시드니, 2004 아테네 대회 남자 60㎏급을 모두 제패해 올림픽 유도 역사상 최초로 3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그는 또 "프랑스에도 정말 좋은 순간을 안긴 것 같다. 프랑스도 오늘처럼 완벽한 순간을 원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수라면 때로는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수많은 시간을 훈련에 쏟아도 경기가 잘 안 풀릴 때도 있다"며 "반대로 어떤 날은 아주 잘 풀려서 승리할 때도 있다. 오늘이 그렇다. 아주 완벽했다"고 기뻐했다.
한편 안방에서 열린 대회인 만큼 자국 '유도 영웅'의 우승을 염원한 프랑스 관중들이 김민종을 향해 일방적인 응원전을 펼쳤다. 김민종은 "'이 응원 소리는 나를 위한 응원'이라고 생각하고 임했다. 그렇게 생각하니 전혀 거슬리지 않았다"며 나를 위해 소리 지르는 거라 생각하니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민종은 노장인데도 자신을 압도한 리네르를 향한 존경심도 표했다. 김민종은 "나에 대해 많은 걸 연구하고 나온 것 같다. 반면 나는 연구가 부족했다"며 "원래 그런 기술을 잘 쓰는 선수인데 방어하지 못했다. 내가 미숙하기 때문"이라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그 선수의 장점은 배우고 싶다고 배울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렇게 대단한 선수와 맞붙은 것만으로도 이번 올림픽에서 많은 걸 배웠다고 생각한다"며 "결승에서 그 선수와 상대했다는 것만으로도 다음 대회를 준비할 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파리=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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