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Y염색체' 복서에 기권패…"女와 맞붙어선 안돼" 伊총리도 나섰다

김지혜 2024. 8. 3. 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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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권한 뒤 슬퍼하는 안젤라 카리니(왼쪽)와 'XY 염색체' 선수 이마네 칼리프. EPA=연합뉴스


2024 파리올림픽에서 남성의 특성인 'XY 염색체'를 가진 선수가 출전해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을 만나 문제를 제기했다.

총리실은 2일(현지시간) "(성별 논란이 불거진 알제리 국적의) 이마네 칼리프 사례와 스포츠 경기의 공정성을 보장하는 규칙에 대해 이야기했다"며 "이탈리아 정부는 이 문제를 처리할 방법을 놓고 IOC와 향후에도 계속 접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탈리아의 안젤라 카리니는 지난 1일 치러진 복싱 여자 66㎏급 16강전에서 이마네 칼리프에게 펀치를 두 번 맞은 뒤 경기 시작 46초 만에 기권했다. 카리니는 "코에 심한 통증을 느껴 경기를 더 치를 수 없었다"며 "남자들과도 여러 번 경기를 해봤지만 이런 통증은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2일(현지시간) 파리에서 바흐 IOC 위원장 만난 멜로니 총리. 사진 이탈리아 총리실


칼리프는 XY 염색체를 가진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는 오랫동안 여자 복싱계 정상급 선수로 활약했지만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XY 염색체를 이유로 국제복싱협회(IBA)로부터 실격 처분을 받았다. 칼리프와 함께 대만의 린위팅도 이 대회에서 실격 처리됐지만 두 선수는 IOC의 승인 아래 이번 파리 올림픽에 정상 출전했다.

카리니가 칼리프에게 패하자 멜로니 총리는 1일 "남성의 유전적 특성을 가진 선수가 여성과 맞붙어서는 안 된다"고 카리니를 위로했다. 멜로니 총리가 이튿날 바흐 위원장을 만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자국 선수단을 격려하기 위해 현재 프랑스 파리에 머물고 있는 멜로니 총리는 2일 파리의 한 호텔에서 바흐 IOC 위원장과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조반니 말라고 이탈리아 올림픽위원회(CONI) 위원장도 동석했다. 하지만 IOC 측은 칼리프와 린위팅의 파리 올림픽 출전에 문제가 없다는 주장을 반복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마크 애덤스 IOC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칼리프는 여성으로 태어났고, 여성으로 복싱을 했으며, 여권상에도 여성"이라며 "과학적으로 이것은 남자가 여자와 싸우는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많은 모욕과 잘못된 정보가 나돌고 있다"며 "우리는 선수들(켈리프와 린위팅)과 그들의 스태프와 매우 긴밀하게 접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만 총통실은 이날 "단지 외모와 과거 논란이 된 결정 때문에 굴욕과 모욕, 언어적 괴롭힘을 당하는 것은 부당한 일"이라며 자국 선수 린위팅을 옹호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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