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건물서 주운 이어폰을 당근에?… ‘절도죄’로 잡혀가요

최원준 2024. 8. 3.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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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바닥에 떨어져있던 다른 사람의 무선이어폰을 판매하려 한 30대 남성이 절도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이어 "건물 밖 길바닥 같은 공공장소는 따로 점유자가 없기 때문에 물건을 습득하는 경우 절도가 아닌 점유이탈물횡령 혐의가 적용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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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

건물 바닥에 떨어져있던 다른 사람의 무선이어폰을 판매하려 한 30대 남성이 절도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전문가들은 누군가 잃어버린 물품을 어느 장소에서 습득했느냐에 따라 적용되는 혐의가 조금 달라질 뿐, 모두 범죄행위라는 점을 강조하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30대 남성 A씨를 절도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3일 밝혔다.

지난달 29일 오후 7시쯤 20대 B씨가 서초구 관내의 한 파출소로 찾아왔다. B씨는 “얼마전 이어폰 한쪽을 잃어버렸는데, 비슷한 이어폰이 현재 당근마켓 매물로 올라와 있다”고 말했다.

B씨는 “1시간 후 A씨와 만나 거래를 하기로 했다”며 경찰에게 잠복을 요청했다. 이후 B씨는 거래 장소로 나가 구매자인 척하며 A씨로부터 이어폰을 건네받았다. A씨가 건넨 이어폰이 자신의 휴대전화와 연동되는 것을 확인한 B씨는 손짓으로 잠복중이던 경찰에게 신호를 보냈다. 경찰 확인 결과 해당 이어폰은 약 13만원짜리 제품으로, B씨가 잃어버린 물건이 맞았다.

경찰이 확인한 결과 A씨가 매물로 내놓은 이어폰은 시중가 13만원 상당의 제품으로 B씨가 잃어버린 제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경찰은 A씨를 경찰서로 임의동행했다.

경찰은 A씨에게 ‘절도’ 혐의를 적용했다. A씨가 한 건물 내에서 B씨의 이어폰을 습득한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만약 A씨가 길거리에서 이어폰을 주웠다면 절도가 아닌 ‘점유이탈물 횡령’ 혐의를 받게 된다.

임준태 동국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건물 안에서 타인이 누군가의 물건을 습득한다면 물건 주인이 소유자, 건물 관리인이 점유자가 된다”며 “점유자가 있는 상황에서 물건을 가져가는 것은 절도죄가 성립된다”고 말했다. 이어 “건물 밖 길바닥 같은 공공장소는 따로 점유자가 없기 때문에 물건을 습득하는 경우 절도가 아닌 점유이탈물횡령 혐의가 적용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통상 절도가 점유이탈물 횡령보다 형량이 더 무거운 것으로 알려져있다.

임 교수는 “절도죄가 형량이 더 높을 뿐 점유이탈물 횡령도 범죄이기 때문에 본인 소유가 아닌 물건은 애초에 가져가지 않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최원준 기자 1j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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