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쪽지] 인생을 퍼펙트게임으로 만드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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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퍼펙트게임'(감독 박희곤)은 프로야구사에 길이 남는 명승부를 펼친 최동원 투수와 선동열 투수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평소에 최동원 투수를 질투하던 타자마저 "오늘 나는 롯데의 4번 타자가 아니라 최동원의 1루수가 되겠다"고 한다.
영화 제목인 '퍼펙트게임'은 투수가 어떠한 진루도 허용하지 않는 게임을 의미한다.
이 영화는 최선을 다한 두 투수의 경기가 그 자체로 퍼펙트게임이라고 말하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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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퍼펙트게임’(감독 박희곤)은 프로야구사에 길이 남는 명승부를 펼친 최동원 투수와 선동열 투수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최동원의 갈라진 손끝에 후배 선동열이 접착제를 발라주며 걱정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서로를 매우 위해주며 함께 국가대표 생활을 한 두 선수였지만 프로팀에 입단하고 나서는 숙명의 라이벌이 될 수밖에 없었다. 쟁쟁한 실력의 선수들이니 당연한 일이었다. 게다가 지역 연고 등의 이슈로 인해 전 국민은 둘의 대결에 초미의 관심을 쏟게 된다.
모두가 둘의 대결을 기대했지만 두 투수의 선발 대결은 실제로 네 번밖에 이뤄지지 않았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둘의 대결이 펼쳐진 경기에서 두 사람은 몸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황에도 최선을 다한다. 둘의 경쟁을 아는 각 팀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 방어한다. 평소에 최동원 투수를 질투하던 타자마저 “오늘 나는 롯데의 4번 타자가 아니라 최동원의 1루수가 되겠다”고 한다. 둘의 경기는 엄청나게 나쁜 각자의 컨디션에도 불구하고 연장 15회까지 진행된다. 두 사람이 지극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자 다른 선수들도, 관중들도 두 사람의 경기에 감동한다. 그래서 롯데 응원단은 선동열 투수에게, 해태 응원단은 최동원 투수에게 박수를 보내는 진풍경마저 벌어진다. 평소에 그렇게도 죽일 듯이 싸우던 양쪽 응원단이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한 두 투수를 한마음 한뜻으로 같이 응원하게 된 것이다.
이 영화에서 눈여겨보게 된 것은 ‘무엇이 인간에게 감동을 주는가’ 하는 부분이었다. 두 투수의 경기를 지켜보던 스포츠 기자는 감동해서 “이 사람들 뭐예요?”라고 얼떨떨해하며 말한다. 지극한 마음은 지극한 마음을 불러일으켰다. 주어진 조건과 상황에 결정당하지 않는 인간을 볼 때 우리는 감동하게 된다. 온갖 고난을 겪은 사람이 그 고난에 무릎 꿇지 않고 위대한 성취를 해냈을 때 감동을 느끼는 것이다.
영화 제목인 ‘퍼펙트게임’은 투수가 어떠한 진루도 허용하지 않는 게임을 의미한다. 그래서 실제로 퍼펙트게임은 매우 드물다. 이 영화는 최선을 다한 두 투수의 경기가 그 자체로 퍼펙트게임이라고 말하고 있는 듯하다. 급박하게 변화해가는 현대 사회에서 과정과 상관없이 어떻게든 결과만 좋게 하는 데 관심을 두기 쉽다. 그러나 과정과 상관없이 결과만 좋은 경우에 사람은 만족하지 못한다. 본인 자신이 주어진 조건을 극복하면서 얻어낸 결과가 아님을 어느 누구보다도 잘 알기 때문이다.
인생을 퍼펙트게임으로 만드는 것은 ‘자기 자신에게 떳떳할 정도로 최선을 다했는가, 끊임없이 자신을 넘어서려고 했는가’이다. 니체는 ‘진정한 쾌락은 자기 자신을 극복하는 데서 오는데 사람들은 조촐한 쾌락에 몰두한다’고 말했다. 인간은 경향성상 조촐한 쾌락에 몰두하게 되지만 조촐한 쾌락에 몰두하는 자기 자신에겐 만족하지 못하는 존재다. 니체가 말하는 초인(극복인)은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극복해가는 사람, 자기 자신을 극복해가는 진정한 쾌락을 아는 사람이다.
박은미 철학커뮤니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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