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싱 일으켜 볼게요”… 임애지, 女 첫 메달리스트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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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님 제가 한 번 잘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경기 이겨서 한국 복싱 일으켜 볼게요."
김호상 복싱 대표팀 감독은 "임애지가 오연지가 지고 난 뒤에 동기부여가 된 것처럼 보였다"며 "한국 복싱이 침체기라 자신이 직접 이를 살려보려는 간절함과 사명감이 컸다. 시합 전에 '감독님 제가 한번 해볼게요'라며 의지를 보이더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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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튀르키예와 결승 놓고 격돌
“감독님 제가 한 번 잘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경기 이겨서 한국 복싱 일으켜 볼게요.”
난세에 영웅이 탄생했다. 임애지(25·화순군청)가 2024 파리올림픽 여자복싱 준결승에 진출하며 한국 여자 복싱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메달을 따냈다. 남녀 복싱을 통틀어서도 무려 12년 만의 메달로, 2021년 관리단체로 지정되며 침체기에 빠진 한국 복싱에 큰 희망을 안겼다.
임애지는 2일(한국시간) 프랑스 빌팽트의 노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복싱 여자 54㎏급 8강전에서 예니 마르셀라 아리아스 카스타네다(콜롬비아)에게 3대 2로 판정승을 거둬 준결승에 진출했다. 올림픽 복싱은 준결승에서 패배한 선수 모두에게 동메달을 수여하기에 임애지는 최소 동메달을 확보했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의 쓰린 기억을 말끔히 털어냈다. 당시 대표팀 동료 오연지(34·울산광역시체육회)와 함께 생애 첫 올림픽 무대를 밟았던 임애지는 나란히 첫판에서 져 일찌감치 짐을 싸야 했다.
오연지가 지난달 27일 32강전에서 패하며 또 한 번 탈락의 아픔을 겪었지만, 이는 오히려 약이 됐다. 김호상 복싱 대표팀 감독은 “임애지가 오연지가 지고 난 뒤에 동기부여가 된 것처럼 보였다”며 “한국 복싱이 침체기라 자신이 직접 이를 살려보려는 간절함과 사명감이 컸다. 시합 전에 ‘감독님 제가 한번 해볼게요’라며 의지를 보이더라”고 전했다.
2012 런던올림픽 은메달리스트 한순철, 2004 아테네 올림픽과 2008 베이징 올림픽 동메달리스트 김정주 등을 코치진으로 대동해 힘을 주기도 했다. 김 감독은 “복싱 경기가 현지시간으로는 저녁에 열려 시차에 맞게 매일 훈련해왔다”며 “코치진들이 본인의 경험담을 나누며 선수를 살뜰히 챙겼다”고 말했다.
임애지는 4일 하티세 아크바시(튀르키예)와 결승 진출권을 놓고 겨룬다. 결승에 진출한다면 8일 열리는 결승에서 유력 우승후보 북한의 방철미와 만날 수 있다. 김 감독은 “저희가 요새 ‘할 수 있다’는 말을 제일 많이 한다”며 “상대 분석을 아직 다 못했지만 곧바로 영상 분석가와 함께 연구에 나설 예정이다. 이길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파리=이누리 기자 nur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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