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크러쉬' 치명적 매력→'충격의 0점'…권총 김예지, 주종목 25m 본선 탈락 '대참사' [2024 파리]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2024 파리 올림픽에서 '걸크러쉬' 매력을 뽐낸 여자 권총 김예지(임실군청)가 주 종목 25m에서 '0점'을 쏘는 치명적인 실수로 본선에서 탈락하는 대참사가 벌어졌다.
김예지는 2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사격 25m 권총 본선에서 완사와 급사 합계 575점을 기록했다. 급사에서 0점을 쏘는 대형 실수를 저지르며 상위 8인 안에 들지 못하는 게 확정되면서 결선 티켓을 얻지 못했다.
25m 권총은 여자 선수 전용 종목으로 김예지의 주 종목이기도 하다. 경기는 완사 30발, 급사 30발로 나눠 총 60발을 쏜다. 1발당 10점으로 만점은 600점이다.
완사는 5분 내로 5발을 쏘는 게 한 시리즈로 총 6시리즈를 치른다. 급사는 표적이 3초 동안 나타났다가 사라진 뒤 7초가 지나면 다시 등장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즉, 표적이 나타난 3초 이내에 사격을 마쳐야 하는데 김예지는 급사 41번째에서 0점을 쏘는 대형 실수를 저질렀다.
완사에서 합계 290점으로 무난한 사격을 보여준 김예지는 장기인 급사에서 치명적인 실수가 나오면서 결승행 발목이 잡혔다. 30발의 급사 사격 가운데 24발은 10점, 5발은 9점을 쏴 높은 점수를 유지했지만 41번째 딱 한 발이 0점이 나왔던 게 치명타가 됐다.
김예지는 걸크러쉬 매력을 뽐내며 세계적인 스타로 떠오른 참이었다.
김예지는 지난달 28일 여자 10m 공기권총에서 오예진(IBK기업은행)과 마지막까지 남아 오예진에 금메달을 내줬으나 값진 은메달을 땄다. 한국 선수들이 최종 2명에 올라 금메달과 은메달을 나눠 갖는, 한국 사격 사상 두 번째 일을 해냈다.
오예진과 김예지 그리고 마누 바케르(인도)까지 3명만 남았는데 여기서 김예지가 기적 같은 승부를 연출했다. 금메달 결정전까지 한 발 남은 상태에서 김예지가 바케르에 0.1점 뒤졌고, 여기서 바케르가 10.3점을 찍었는데 김예지가 10.5점을 쏴 뒤집기에 성공한 것이다.
마지막 두 발을 남겨놓고 한국 여자 총잡이 둘이 금메달과 은메달을 다투는 환상적인 장면이 이뤄졌다. 오예진은 0.8점 앞선 상황에서 마지막 두 발을 10.0점, 10.6점에 꽂아넣어 금메달을 가져갔다. 김예진은 9.7점. 9.8점을 쏘면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오예진과 긴장감 넘치는 경쟁 끝에 값진 은메달을 딴 김예진은 이후 SNS 스타가 됐다. 수많은 해외 누리꾼들이 김예지가 사격하는 장면에 열광적인 반응을 보인 것이다.
여기에 김예지의 과거 영상이 재발굴 되며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지난 5월 아제르바이잔 바쿠 월드컵에서 25m 권총 결승 세계신기록을 일궈내며 우승하는 장면이었다.
당시 김예지는 42점을 기록했고, 이는 여자 25m 권총 결승 세계신기록으로 남아있다. 국제사격연맹 홈페이지에도 김예지 이름 석자가 올라가 있다.
한 네티즌이 SNS에 "내가 인생에서 본 것 중 가장 '주인공의 에너지'가 넘치는 장면이었다"라며 김예지가 바쿠 월드컵 25m 권총 결승 급사를 마치고 총을 내려놓은 영상을 게시했는데 해당 게시물 조회수는 2일 0시까지 4000만회를 넘겼다.
특히 세계적인 기업 테슬라 오너이자 재산만 346조원에 달하는 부호 일론 머스크도 "(김예지는) 액션 영화에 캐스팅돼야 한다. 연기는 필요 없다"라고 깊은 인상을 남기면서 엄청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미국 CNN도 "한국 사격 선수 김예지는 파리 올림픽에 참가한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폭동을 일으키고 있다"라며 김예지의 엄청난 인기몰이를 조명했다.
CNN은 "김예지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멋지고, 아무렇지도 않게 세계 기록들을 깨며, 최근 인터넷에서 가장 사랑 받는 사람이다"라며 "그녀의 모자와 미래지향적인 안경은 경쟁이 치열한 사격계에서 단지 기능적인 장신구일 뿐이지만, 런웨이에서도 어색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SNS에 퍼진 건 지난 5월 아제르바이잔에서 열린 김예지 선수의 경기 영상이었는데, 불과 며칠 만에 조회수가 700만회를 넘었고 새로운 팬도 늘어났다"라고 덧붙였다.
CNN은 김예지가 딸을 둔 어머니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더욱 큰 화제가 됐다. CNN은 김예지가 화제의 중심에 서게 된 이유에 대해 CNN은 "영상 속에서 김예지는 모자를 뒤집어 쓰고 있으며, 사격용 안경을 통해 과녁을 응시하고 있다"라며 "사격용 안경은 선수들이 과녁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특수 안경이지만, 마치 공상과학 영황에서 나온 것처럼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또 "그녀는 총을 쏘고 거의 반응하지 않다가 새로운 세계 기록을 세웠다는 사실이 드러난다"라며 "그녀는 안경 렌즈를 위로 올려 카메라를 직접 응시한 다음, 근처 화면을 무표정하게 쳐다봤다"라며 김예지의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이 많은 팬을 만들었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흔들리지 않는 표정뿐만 아니라 검은색 재킷, 신발, 그리고 시합을 하는 동안 주머니에 걸려 있던 코끼리 인형 등을 칭찬했다"라고 전했다. 김예지가 경기 중 허리에 매들은 코끼리 인형은 여섯살 난 딸의 것으로 알려졌다.
김예지는 비교적 늦게 꽃을 피운 케이스로 꼽힌다. 사격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이번 파리 올림픽 대표 선발을 뽑았을 정도다.
김예지는 "딸이 유치원 가서 엄마가 올림픽에 나갔다고 자랑할 거다. 올림픽에서 메달 딴 것도 자랑할 수 있게 됐다"고 뿌듯해 하면서 한국에서 지켜보고 있을 딸에게 "엄마도 여기서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너도 거기서 할 것 잘하면서 항상 건강했으면 좋겠어. 항상 사랑해"라고 영상편지를 남겼다.
김예지의 영상과 사진이 전 세계 팬들로부터 엄청난 호응을 이끌어내자, 대한사격연맹은 14년 전 김예지가 충북체고에 재학 중이던 당시 촬영한 사진을 공개하며 들어오는 물에 노를 저었다.
대한사격연맹은 1일 2010년 당시 충북체고 3학년으로 재학하고 있던 김예지가 권총을 들고 정면의 과녁을 또렷하게 응시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 김예지는 더벅머리를 하고 왼쪽 가슴에 태극기가 박힌 흰 셔츠를 입은 앳된 여고생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14년 전에는 젖살이 아직 빠지지 않아 지금처럼 날카로운 인상은 아니었지만, 19세 김예지도 눈빛만큼은 지금과 같았다. 14년 전 충북체고에서 권총을 쐈던 여고생은 이제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선수가 됐다.
김예지는 파리 올림픽에서 총 3개 종목에 출전한다. 출국 전 "3개 종목에서 모두 금메달을 따내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그 약속을 지키진 못했지만 그래도 값진 은메달을 하나 쥐면서 한국 사격의 자존심을 살렸다. 마지막 주 종목 25m에서 메달 하나를 더 따내기 위해 모든 신경을 집중했다.
하지만 0점을 쏘는 최악의 실수로 본선에서 탈락했다. 잠시 숨을 고르던 한국 사격의 메달 사냥을 재개하지 못했다.
한국 사격은 지난달 29일 고교생 사수 반효진이 여자 10m 공기소총에서 금메달을 따내는 등 초반 사흘간 금2 은2을 따내면서 3년 전 도쿄 올림픽에서의 아픔을 지웠다.
대회 첫날인 27일 공기소총 10m 혼성에서 박하준-금지현이 은메달을 따냈다. 24세 동갑내기인 두 사람은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면서 값진 성과를 거뒀다.
이튿날에도 한국 사격이 저력을 발휘했다. 28일 공기권총 10m 여자 결선에 나선 오예진과 바로 머스크가 반한 주인공 김예지가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을 휩쓸었다. 한국 사격 선수가 올림픽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동반 수확한 것은 2012 런던 올림픽 50m 권총 진종오(금)-최영래(은) 이후 12년 만의 쾌거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 '노골드' 아픔을 지웠다.
다만 이후엔 메달이 나오지 않았다. 지난달 30일 10m 공기권총 혼성에서 이원호-오예진 조가 동메달 결정전에 올랐으나 인도 조에 패하면서 4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사격 일정 후반기 메달을 다시 거둬들일 종목으로 김예지가 출전하는 여자 25m 권총을 꼽았다.
많은 팬들의 응원에 힘입은 김예지가 주 종목 25m에서 메달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했으나 충격의 본선 탈락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사진=연합뉴스, 대한사격연맹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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