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명의 '짜요'와 싸운 삐약이…'프랑스 아닌 베이징' 같았던 경기장 [파리 현장]

김지수 기자 2024. 8. 2.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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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 탁구의 간판 신유빈이 2일(현지시간) 프랑스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준결승에서 세계랭킹 4위 중국의 천멍에 게임 스코어 0-4(7-11 6-11 7-11 7-11)으로 졌다. 결승 진출이 무산되면서 금메달 대신 동메달에 도전하게 됐다. 신유빈은 이번 대회 혼합복식에서 임종훈과 호흡을 맞춰 동메달 하나를 이미 목에 건 상태다. 사진 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파리, 김지수 기자) '삐약이' 신유빈이 또 한 번 만리장성을 넘지 못했다. 도쿄 올림픽 2관왕 중국의 천멍에 패하면서 금메달 도전은 4년 후 LA로 미뤄졌다.

세계랭킹 8위 신유빈은 2일(한국시간) 프랑스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준결승에서 세계랭킹 4위 중국의 천멍에 게임 스코어 0-4(7-11 6-11 7-11 7-11)으로 졌다. 

신유진은 지난 1일 8강전에서 세계랭킹 13위 일본의 히라노 미우를 혈투 끝에 게임 스코어 4-3(11-4 11-7 11-5 7-11 8-11 9-11 13-11)으로 꺾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한국 여자 탁구의 간판 신유빈이 2일(현지시간) 프랑스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준결승에서 세계랭킹 4위 중국의 천멍에 게임 스코어 0-4(7-11 6-11 7-11 7-11)으로 졌다. 결승 진출이 무산되면서 금메달 대신 동메달에 도전하게 됐다. 신유빈은 이번 대회 혼합복식에서 임종훈과 호흡을 맞춰 동메달 하나를 이미 목에 건 상태다. 사진 연합뉴스

한국 탁구가 하계 올림픽 단식 준결승 진출에 성공한 건 남녀 선수를 통틀어 2004 아테네 올림픽에서 김경아가 이 종목 동메달을 목에 건 이후 20년 만이다.

신유빈은 대선배들이 2008 베이징, 2012 런던, 2016 리우데자네이루, 2020 도쿄(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2021년 개최) 대회에서 오르지 못했던 무대를 만 스무살의 어린 나이에 밟게 됐다.

신유빈은 지난달 30일 혼합복식에서 임종훈과 호흡을 맞춰 동메달을 따낸 기세를 몰아 여자 단식에서도 메달 획득을 노렸다. 상대는 도쿄 대회에서 여자 단식과 단체전 2관왕에 올랐던 베테랑 천멍이었다.

천멍은 신유빈보다 경험과 경기력, 커리어가 압도적 우위에 있는 선수이기는 하지만 신유빈의 최근 경기력을 고려하면 극복이 불가능 한 존재는 아닐 것으로 전망되기도 했다.

한국 여자 탁구의 간판 신유빈이 2일(현지시간) 프랑스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준결승에서 세계랭킹 4위 중국의 천멍에 게임 스코어 0-4(7-11 6-11 7-11 7-11)으로 졌다. 결승 진출이 무산되면서 금메달 대신 동메달에 도전하게 됐다. 신유빈은 이번 대회 혼합복식에서 임종훈과 호흡을 맞춰 동메달 하나를 이미 목에 건 상태다. 사진 연합뉴스

하지만 천멍은 작은 틈도 보이지 않는 경기력으로 신유빈을 압도했다. 신유빈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기보다는 천멍의 플레이가 너무 완벽했다. 

천멍이 신유빈에 완승을 거두자 사우스 파리 아레나를 찾은 중국 관중들도 덩달아 신이 났다. 어림 잡아도 1500명이 넘는 중국팬들이 경기장 곳곳에 오성홍기를 들고 '짜요'(힘내)를 외쳤다. 

천멍이 1게임에서 신유빈을 상대로 기선을 제압하자 경기장 안은 '짜요'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 중국팬들은 천멍이 신유빈을 압도하자 다소 차분하게 경기를 지켜보기도 했지만 잠시뿐이었다. 4게임에서 중반까지 6-6 접전이 펼쳐지자 천멍이 점수를 뽑을 때마다 '짜요'를 질러댔다. 

천멍이 신유빈을 꺾고 결승 진출을 확정하자 경기장은 마치 천멍의 금메달이 확정되기라도 한 것 같은 분위기가 형성됐다. 신유빈이 파리가 아닌 베이징에서 경기를 치른 게 아닌지 착각이 들 정도였다. 

한국 여자 탁구의 간판 신유빈이 2일(현지시간) 프랑스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준결승에서 세계랭킹 4위 중국의 천멍에 게임 스코어 0-4(7-11 6-11 7-11 7-11)으로 졌다. 결승 진출이 무산되면서 금메달 대신 동메달에 도전하게 됐다. 신유빈은 이번 대회 혼합복식에서 임종훈과 호흡을 맞춰 동메달 하나를 이미 목에 건 상태다. 사진 연합뉴스

사우스 파리 아레나는 전문 체육 시설이 아니다. 파리 엑스포 당시 지어진 전시 및 컨벤션 센터다. 당연히 스포츠 경기 목적으로 지어진 스타디움보다 관람 여건이 좋지 않은 편이다. 화장실 등 편의 시설도 적고 최대 수용도 3000명 안밖이다.

중국팬들은 이 작은 경기장을 절반 넘게 점령했다. 중국팬들에게 경기장 환경은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세계 최강을 자부하는 탁구 대표팀의 승리를 보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사우스 파리 아레나로 모여들었다.

탁구는 중국의 국민 스포츠다. 사실상 중국의 국기(國技)와도 같다. 엘리트 선수층만 수천 만명에 달한다. 당연히 중국 탁구 국가대표의 인기는 하늘을 찌른다. 한국 내 K-POP 스타처럼 특급 대우를 받는다. 남자 단식 결승에 오른 판전둥은 TV 예능에도 나올 정도다.

신유빈과 천멍의 이날 여자 단식 준결승 제1경기는 현지 시간으로 오전 10시에 열렸다. 경기장 인근 2개의 지하철 역에는 경기 시작 2시간 전부터 오성홍기를 손에 든 중국팬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한국 여자 탁구의 간판 신유빈이 2일(현지시간) 프랑스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준결승에서 세계랭킹 4위 중국의 천멍에 게임 스코어 0-4(7-11 6-11 7-11 7-11)으로 졌다. 결승 진출이 무산되면서 금메달 대신 동메달에 도전하게 됐다. 신유빈은 이번 대회 혼합복식에서 임종훈과 호흡을 맞춰 동메달 하나를 이미 목에 건 상태다. 사진 연합뉴스

중국 응원단과 비교하면 숫자는 적었지만 한국 응원단도 태극기를 들고 신유빈의 이름과 '대한민국', '할 수 있다 신유빈!'을 연호했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신유빈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보내주면서 끝까지 최선을 다한 '삐약이'를 위로했다.

신유진은 여자 단식 준결승 종료 후 믹스트존(공동 취재 구역) 인터뷰에서 "많은 응원을 받으면서 게임을 하니까 즐거웠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다"며 팬들을 향한 감사 인사를 전했다.

신유빈과 천멍의 여자 단식 준결승 제1경기가 끝난 뒤 곧바로 남자 단식 준결승이 열렸다. 중국의 판젠동과 프랑스의 펠릭스 르브렁이 격돌했기 때문에 중국팬들과 프랑스 홈팬들이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여기에 세계랭킹 1위 쑨이사와 일본의 하야타 히나까지 여자 단식 준결승 제2경기에서 곧바로 맞붙기 때문에 중국 팬들에게 이날은 파리 올림픽 기간 최고 축제 중 하나였다.

천멍에 이어 남자 단식 판전둥까지 프랑스의 펠릭스 르브렁을 게임 스코어 4-0으로 완파하면서 중국팬들은 승리의 기쁨을 만끽한 채 기분 좋게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사진=AP/AFP/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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