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올림픽]'심기일전' 신유빈 "아직 끝나지 않았다"

'첫 결승티켓' 노렸지만 中 천멍에 막혀
"아쉽지만 상대 잘했다"…동메달 조준

한국 여자 탁구 에이스 신유빈은 기죽지 않았다. 중국의 천멍에게 막혀 2024 파리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결승행이 좌절됐지만, 동메달 결정전을 앞두고 각오를 다잡는 모습을 보였다.

신유빈은 2일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대회 준결승전을 마치고 웃음기를 띤 밝은 얼굴로 공동취재구역에 나타났다. 한국 여자 선수로는 처음 결승행을 노렸지만, 천멍에게 0-4(7-11 6-11 7-11 7-11)로 완패했다. 한 게임도 따내지 못한 터라 아쉬움이 클 법도 했으나, 신유빈은 취재진 앞에서 그런 티를 내지 않았다.

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4강전에서 한국 신유빈이 중국 천멍을 상대로 패배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신유빈은 "상대가 실력이 좋았다고 생각한다"며 "중간에는 그대로 비등한 순간이 있었다고 보는데, 상대가 워낙 강하게 버티니까 쉬운 걸 많이 놓친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신유빈을 동메달 결정전으로 밀어낸 천멍은 2010년대 중후반까지 최강자로 군림했던 선수로, 2020 도쿄 대회에서 단식과 단체전 2관왕에 오른 디펜딩 챔피언이다.

'삐약이' 신유빈의 여정은 끝나지 않았다. 동메달 결정전이 남았다. 이 경기를 잡으면 신유빈은 2004 아테네 대회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김경아 이후 20년 만의 여자 단식 메달리스트로 기록된다.

최종전을 앞둔 신유빈은 "아직 끝난 게 아니다"라며 심기일전을 외쳤다. 그는 "마지막 경기가 끝나지 않았으니 잘 쉬면서 머리를 비우겠다"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경기를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이기고 있어도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한 포인트 한 포인트에 집중하려고 한다"고 투지를 드러냈다.

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4강전에서 경기를 마친 뒤 한국 신유빈이 중국 천멍과 악수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동메달을 놓고 신유빈과 맞붙을 3위 결정전 상대는 이날 열리는 세계 랭킹 1위 쑨잉사(중국)와 하야타 히나(일본)의 준결승전 패자다, 현재로선 하야타가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신유빈은 8강전에서 히라노 미우를 1시간 20분에 걸친 혈투 끝에 제압한 데 이어, 동메달 결정전도 운명의 한일전으로 치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신유빈은 쑨잉사와 하야타를 놓고 "모두 실력이 탄탄하고 기술도 좋다"고 평가했다. 결승에 오를 가능성이 낮게 평가되는 하야타에 대해서는 "좋은 선수라는 걸 모든 사람이 다 안다"며 "그래도 약점을 잘 분석해서 준비하면 이기는 경기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냉정해져야 하고 마음을 비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4강전에서 한국 신유빈이 중국 천멍과 경기를 위해 입장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여자 단식 동메달 결정전은 3일 오후 8시 30분에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신유빈은 이번 대회 4강을 밟으면서 세계 무대에서 경쟁하는 선수로 성장했다는 걸 입증했다. 그는 '자신을 월드클래스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자 밝게 웃으며 "금메달을 따야 하지 않을까요"라고 반문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