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관문 찍혀 있는 빠루 자국…소방관에 고마워" '전기차 화재' 아파트 주민 감사의 글

윤슬기 2024. 8. 2.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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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전기차가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피해를 본 아파트 입주민이 소방대원과 경찰, 공무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 글이 화제가 되고 있다.

최씨는 "인천 청라 아파트 주차장 전기차 화재는 바로 우리 아파트에서 일어난 일"이라며 "가장 먼저 피해가 크신 이웃분들께 위로를 전하며 글을 시작한다"고 운을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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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전기차 폭발사고
소방관 등에 감사 전한 입주민

인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전기차가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피해를 본 아파트 입주민이 소방대원과 경찰, 공무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 글이 화제가 되고 있다.

1일 오전 인천 서구 청라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 전기차에서 발화한 것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한 가운데 화재진화에 투입됐던 한 소방관이 힘들어하고 있다(좌). /소방관들이 주민들에게 화재 위험을 알리기 위해 쇠지렛대로 문을 두드린 흔적(우).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네이버 블로그 '당신이 아는 전선인간의 라이프' 캡처]

작가이자 '전선인간'이라는 별명으로 블로그를 운영하는 최우원씨는 2일 '화마가 지나고 난 후 고마움에 대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최씨는 "인천 청라 아파트 주차장 전기차 화재는 바로 우리 아파트에서 일어난 일"이라며 "가장 먼저 피해가 크신 이웃분들께 위로를 전하며 글을 시작한다"고 운을 뗐다.

1일 오전 인천 서구 청라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 전기차에서 발화한 것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해 소방관들이 지하 주차장으로 진입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전날 오전 6시 15분께 인천시 서구 청라동 아파트 지하 1층에서 벤츠 전기차에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8시 20분에 진화됐지만, 정전이 발생해 아파트 14개 동 1581세대 중 5개 동 480여세대의 전기 공급이 끊겼다.


최씨는 화재가 발생한 당시 상황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화재 경보가 울렸을 때 1층 자택에서 나왔고 현관을 나서는 순간 매캐하게 지하에서 냄새가 났다"며 "주차장으로 내려갔더니 연기가 가득 차고 있었고, 무슨 일인가 싶어 다가갔지만, 경비원이 119 신고를 했으니 집으로 돌아갈 것을 당부했다"고 말했다.

이후 소방차 여러 대가 아파트 단지에 도착하면서 불이 금방 잡힐 것으로 예상했지만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갔다. 최씨는 "문을 강하게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소방관 2명이 찾아와 '지하 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위험하니 빨리 대비하시라'고 말해 계단을 통해 2층으로 뛰어갔다"며 "산소통을 메고 저렇게 두꺼운 옷을 입고 뛰어다니며 화재를 알리다니 너무 감사한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소방관들이 주민들에게 화재 위험을 알리기 위해 쇠지렛대로 문을 두드린 흔적. 사진출처=네이버 블로그 '당신이 아는 전선인간의 라이프' 캡처

최씨는 또 현관문에 찍혀 있는 빠루(쇠 지렛대) 자국을 보며 너무 큰 고마움과 미안함을 느낀다고 했다. 이 자국은 소방관들이 주민들에게 화재 위험을 알리기 위해 쇠 지렛대로 문을 두드린 흔적이었다. 그는 "패여 있는 흔적을 보며 얼마나 이분들이 진심으로 우리 집의 문을 두들겼을까"라며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사람을 위해 얼마나 이분들은 온 마음으로 이 문을 두들겼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너무나 깊이 감사함이 느껴졌다"고 적었다.

최씨는 화재로 큰 피해를 본 주민들에게도 위로의 말을 전했다. 불은 모두 진압됐지만, 전기와 수도가 끊긴데다 집안 곳곳 매캐한 연기와 분진으로 주민들의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그는 "이 글을 적고 있는 지금도 아파트는 여전히 단수 상태이고 지하 주차장에 세워둔 우리 집 차량 피해도 확인이 안 된 상황"이라며 "화마가 할퀴고 간 자리, 조금 더 불편하고 재산피해도 더 늘겠지만 모든 것은 이전처럼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새벽까지 혹여 남은 화재의 위험성 때문에 머물러 주신 소방관님들, 주민 통제를 위해 힘써준 인천서부경찰서 분들, 그리고 식수 공급을 위해 물을 나눠준 인천 서구청 분들, 새벽까지 입주민들과 상담을 진행해준 아파트 입주자대책위 분들, 그리고 우리 동은 피해가 적은 동인데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피해보다 1층인 우리 집의 피해를 더 걱정해주시며 물어봐 주시는 입주민분들이 참 감사하다"고 전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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