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 만리장성 넘지 못했지만…신유빈 “아직 끝나지 않았다”[파리TALK]

고봉준 2024. 8. 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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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빈이 2일 파리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준결승전을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파리=고봉준 기자

전날과 달리 신유빈(20)은 울지 않았다. 한국 탁구가 20년 동안 기다린 메달을 따내기 위해선 아직 1승이 남았기 때문이다.

신유빈은 2일(한국시간) 프랑스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준결승전에서 천멍(30·중국)에게 게임스코어 0-4(7-11 6-11 7-11 7-11)로 졌다. 승부의 분수령이던 1게임과 2게임을 내리 내주면서 완패했다. 이로써 결승행 티켓을 따내지 못하고 3일 오후 8시 30분 열리는 동메달 결정전으로 향하게 됐다.

현재 세계랭킹 8위인 신유빈은 4위 천멍을 상대로 1게임 초반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천멍의 강력한 공세를 막아내며 상대 범실을 유도했다. 그러나 1게임 중반부터 천멍의 백핸드 공격이 살아나면서 리드가 벌어졌고, 결국 1게임을 7-11로 내줬다.

이어 2게임에선 초반 리드를 이어가지 못하고 6-11로 졌고, 3게임과 4게임 역시 7-11로 패하면서 결승행 티켓을 따내지 못했다.

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아레나 파리 쉬드4에서 열린 2024파리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준결승 한국 신유빈과 중국 천멍의 경기. 신유빈이 경기에 임하고 있다. 파리=김성룡 기자

어릴 적부터 탁구 신동으로 불린 2004년생 신유빈은 3년 전 열린 2020 도쿄올림픽에선 아쉬움을 삼켰다. 열여섯의 어린 나이로 출전해 단식 32강에서 탈락했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아게임에서도 세계랭킹 1위 쑨잉샤(24·중국)의 벽을 넘지 못해 동메달로 만족했지만, 더 큰 무대인 이번 파리올림픽에서 단식 4강까지 오르며 성장세를 입증했다.

전날 8강전에서 히라노 미우(24·일본)를 꺽은 뒤 눈물을 흘렸던 신유빈은 이날 패배 직후에는 오히려 환하게 웃었다. 상대의 실력을 인정하고, 보완해야 할 점을 냉정하게 짚었다. 신유빈은 “몇 번의 기회를 놓쳐 아쉬웠다. 역시 천멍은 강한 상대였다. 다음에는 꼭 이기겠다”면서 “아쉬운 범실이 여럿 나왔다. 상대가 내 진영의 빈곳을 잘 파고들었는데 그런 부분을 잘 대비하지 못했다”고 했다.

비록 결승 진출은 무산됐지만, 신유빈에겐 4강만큼 중요한 동메달 결정전이 남아있다. 숙원 과제가 달린 경기다. 남녀를 통틀어 한국 탁구의 마지막 올림픽 단식 메달은 2004년 아테네 대회에서 남자 금메달과 여자 동메달을 따낸 유승민(42·IOC 선수위원)과 김경아(47·대한항공 코치)가 마지막이다.

20년의 한을 풀어야 하는 신유빈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머리를 비우고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동메달 결정전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파리=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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