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 국제음악제 "보기 힘든 공연으로 채웠어요"
김태한·박주성 바리톤 듀오 무대
야나체크·버르토크 현악 4중주도
바리톤 듀오가 들려주는 독일 가곡, 체코 작곡가 레오시 야나체크(1854~1928)와 헝가리 작곡가 벨러 버르토크(1924~2020)의 현악 사중주.
오는 6~11일 예술의전당에서 개최되는 2024 예술의전당 국제음악제는 평소 접하기 힘든 무대들로 채워질 예정이다. 2일 예술의전당 인촌아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제음악제 무대를 꾸밀 예술가들은 한결같이 잘 연주하지 않은 음악으로 무대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바리톤 듀오 무대를 꾸밀 김태한은 "바리톤 듀오가 국내에서 자주 접하기 어려운 공연"이라며 "보통 오페라의 '아리아'를 많이 연주하는데 이번에는 가곡으로만 무대를 꾸밀 예정"이라고 했다. 김태한은 "피아노와 함께 연주됐을 때 가곡이 오페라 아리아보다 더 설득력이 있고 이야기를 전달하는데 있어서도 이점이 있다고 생각해 가곡으로 무대를 꾸몄다"고 덧붙였다.
김태한은 바리톤 박주성과 함께 슈베르트, 슈만, 베토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등의 가곡을 들려줄 예정이다. 둘은 세계 무대에서 주목받는 젊은 성악가다. 김태한은 지난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성악 부문 최연소 우승을 차지했고 박주성은 2021년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가 주최하는 오페랄리아 콩쿠에서 3위를 차지했다. 김태한은 박주성을 친한 형이며 자신이 박주성의 오랜 팬이었다고 소개했다.
김태한과 박주성은 오는 7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공연한다. 피아노 반주는 일리야 라쉬코프스키 성신연대 교수가 맡는다.
지난 4월 제19회 리옹 국제 실내악 콩쿠르 현악사중주 부문에서 우승한 아레테 콰르텟은 9일 오후 7시30분 IBK챔버홀에서 야나체크의 현악 4중주 1번 '크로이처 소나타'와 2번 '비밀편지', 버르토크의 현악 4중주 5번을 연주한다.
아레테 콰르텟의 리더이자 첼로를 연주하는 박성현은 "한국에서는 야나체크와 버르토크의 현악사중주 곡이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데 이들 음악에 대한 관심이 좀더 커졌으면 하는 마음에서 선곡했다"고 말했다. 그는 "야나체크와 버르토크는 동유럽을 대표하는 작곡가이며 민속적인 리듬을 굉장히 많이 사용하고, 한국적인 느낌도 많이 나는 곡"이라며 마냥 낯설게만 느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6일과 11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개·폐막 공연도 개성적인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개막과 폐막 공연 지휘는 이스라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텔아비브 이스라엘 오페라단의 음악감독을 맡고 있는 단 에팅거가 맡는다.
개막 공연에서는 프란시스 풀랑크(1899~1963)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과 안톤 브루크너의 교향곡 4번 '낭만적'이 연주된다. 네덜란드의 듀오 피아니스트 루카스 유센과 아르투르 유센 형제가 10년 만에 내한해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을 협연한다.
에팅거 지휘자는 유센 형제에게 모차르트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과 풀랑크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했는데 유센 형제가 풀랑크의 곡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에팅거 지휘자는 "그동안 브루크너 교향곡과 모차르트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을 함께 연주한 경우가 많았다"며 "풀랑크와 브루크너의 곡을 연주하면 무척 새로울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개막 공연에서는 WDR심포니의 제2바이올린 수석인 문바래니가 악장을 맡는다. 문바래니는 10년 전 에팅거 지휘자와 함께 했던 무대의 기억을 떠올렸다.
"10년 전 에팅거 지휘자와 정말 특별한 모차르트 곡을 연주했다. 열정이 넘치는, 너무 인상깊은 연주였다. 어떤 연주는 지난주에 했음에도 기억이 나지 않을 때가 있는데 에팅거 지휘자와 함께 한 10년 전 연주는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다시 볼 수 있기를 간절히 원했는데 이렇게 다시 만나게 돼 너무 반갑다. 브루크너 곡은 독일에서 너무 많이 연주했던 곡이지만 에팅거가 해석하는 브루크너의 곡은 어떨지 너무 많이 기대된다."
폐막 공연도 독특하게 구성된다. 교향곡과 오페라 아리아로 채워진다. 1부 공연에서 테너 백석중이 오페라 아이다 중 '청아한 아이다', 투란도트 중 '공주는 잠 못 이루고' 등의 유명 아리아를 들여준다. 2부 공연에서는 림스키-코르사코프의 교향곡 '세헤라자데'가 연주된다.
에팅커 지휘자는 "폐막 공연이 굉장히 재미있다"며 "나도 교향곡과 오페라 아리아를 같이 공연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1부 공연의 아리아 곡은 물론 2부 공연의 세헤라자데도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곡이어서 이야기를 오페라처럼 연주하느냐, 교향악처럼 연주하느냐 대조해서 들려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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