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일한 한의사가 엄마와 챙겨먹는 보약같은 이것

권성권 2024. 8. 2.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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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장마가 끝나서 그런지 햇볕이 쨍쨍하다.

이 책은 한의사 딸 권해진과 그녀의 엄마 김미옥이 제철 보약에 대해서 쓴 것이다.

엄마와 딸이 함께 식물을 심고 돌보고 그것들을 수확해 음식으로 만들어 먹는 식물 보약에 관한 이야기다.

이 책은 각 장마다 '엄마의 손맛 레시피'가 들어 있는데, 산패된 땅콩으로 그녀의 엄마가 '멸치땅콩조림'을 만들어 먹는 재료와 방법까지 친절하게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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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권해진·김미옥의 <텃밭에서 찾은 보약> 을 읽고서

[권성권 기자]

요즘은 장마가 끝나서 그런지 햇볕이 쨍쨍하다. 밤에도 열대야 때문에 잠도 못 잔다. 그래서 그럴까? 내가 돌보는 텃밭에도 모기떼가 없다. 장마철에 깻잎과 토마토를 딸 때는 수많은 모기가 달라붙었는데 지금은 그런 게 없다. 오늘도 반팔 티셔츠와 반바지만 입고서도 깻잎과 토마토와 고추를 딸 수 있었다.

모름지기 제철에 나는 텃밭 식물이 우리 몸에 이롭다는 건 잘 알고 있다. 옛 부모님들도 봄철 들판에 수박과 참외를 따로 심었다. 여름철 무더운 날에 그것들을 따 먹으며 갈증을 해소하기 위함이었다. 더욱이 이웃을 불러 함께 정도 나눴다. 그것보다 더 좋은 보약이 어디에 있겠는가?

"팔망미인처럼 여러 가지 효능이 있는 지소엽에 대해 이야기하다보니 소엽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네요. 우리가 흔히 먹는 깻잎인 소엽은 식중독 예방에 좋습니다. 식중독은 여름철에 많이 걸리는 병이기도 하잖아요. 그러니 이 시기에 소엽을 먹으면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겠지요?" (70쪽)

권해진·김미옥의 책 〈텃밭에서 찾은 보약〉에 나온 내용이다. 지소엽이든 소엽이든 그걸 끓여 마시면 배탈과 식중독을 해소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보통 깻잎을 소엽이라고 부르는데, 지소엽은 그것의 사촌 정도로 색깔이 보랏빛을 띤 깻잎을 말한다.

이 책은 한의사 딸 권해진과 그녀의 엄마 김미옥이 제철 보약에 대해서 쓴 것이다. 제철 보약이라고 해서 한약방을 찾아가라는 뜻이 아니다. 엄마와 딸이 함께 식물을 심고 돌보고 그것들을 수확해 음식으로 만들어 먹는 식물 보약에 관한 이야기다.

상추보다 깻잎을 더 선호하는 이유
 
▲ 책겉표지 권해진·김미옥의 〈텃밭에서 찾은 보약〉
ⓒ 책이라는신화
 

앞서 말한 깻잎은 권해진의 7월 밥상머리에 올라온 것이었다. 그녀는 아들과 함께 고기를 쌈 싸 먹었는데 상추보다 깻잎을 더 선호했다. 그때 아들이 왜 깻잎만 편식해서 먹는지 물었는데 그녀는 자기 몸이 그걸 더 받는다고 말했다. 여름철 깻잎이 식중독 예방에 탁월하다고 하니, 상추보다도 그걸 더 원한 것이었다.

"사람들이 종합비타민을 챙겨 먹듯, 저는 비타민 알약 대신 잣과 땅콩을 먹습니다. 웬만해서는 음식으로 영양소를 채우려고 노력하는 편이지요. 텃밭에 땅콩을 심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부터 시작된 거랍니다." (103쪽)

'땅콩'에 관한 이야기다. 한의원을 운영하는 그녀는 평소 다른 영양제보다 잣과 땅콩을 즐겨한다고 한다. 특히 땅콩은 엄마와 함께 가을철 텃밭에서 수확하는 식물이다. 땅콩은 불포화지방산이 많이 함유돼 있어서 콜레스테롤을 감소시켜주고 변비에도 탁월하다고 하니 좋아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 좋은 땅콩을 일 년 내내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그녀가 애쓴 흔적이 이 책에 나온다. 5월 모종 단계에서부터 실패하거나 두더지가 와서 파먹어 치운 일들이 그것이다. 하지만 9월이 되면 그 모녀의 텃밭에 어김없이 땅콩이 열린다고 한다. 자연이 주는 좋은 영양제를 그래서 매일 매일 조금씩 먹을 수 있단다.

다만 땅콩은 산패되는 게 걱정이다. 땅콩을 캘 때 속 알에 상처가 생기는 게 그것이다. 물론 그것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이 책은 각 장마다 '엄마의 손맛 레시피'가 들어 있는데, 산패된 땅콩으로 그녀의 엄마가 '멸치땅콩조림'을 만들어 먹는 재료와 방법까지 친절하게 소개하고 있다.

사실 나도 몇 해 전에 시골 읍내에서 농약사를 하는 누나에게 땅콩 모종 몇 그루를 가져와 심었다. 그때는 정말 '심심풀이 땅콩'이란 말처럼, 잘 들여다보거나 돌보지도 않았다. 그 탓인지 수확량도 적었고 알갱이도 작았지만, 그럼에도 수확해보니 땅콩 본연의 맛은 느낄 수 있었다. 내년에는 천연 영양제 땅콩을 좀 더 많이 심고 좀 더 잘 키울 생각이다.

그렇듯 이 책은 봄 여름 가을 겨울 등 제철에 심는 텃밭 식물과 그걸 수확해서 한약재로 또 요리해서 먹을 수 있는 레시피까지 소개하고 있다. 3월에 혈당을 내려주는 '돼지감자'를 비롯해 4월 생리통을 완화해주는 '쑥'과 5월 간 기능을 돌보는 '부추' 등 제철 식물과 그 기능까지 알려준다.

특별히 경상도 지역에서 '초벌부추'를 '아시정구지'라고 부른다는데, 그것은 맏사위도 주지 않을 정도로 귀하게 여긴다고 한다. 물론 그 부분의 뒷편에는 '부추오이김치'를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엄마의 손맛 레시피가 담겨 있다. 그 방법대로 부추오이김치를 만들어 먹으면 여름철에도 밥 한 공기 뚝딱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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